- 서울패션위크 ‘신진디자이너 죽이기’, 재단-연합회 갈등 ‘최악의 시나리오’
- 입력 2015. 06.30. 16:17:20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서울패션위크 참가비 인상을 둘러싸고 서울디자인재단(이하 재단)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연합회)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이제 막 국내외에서 마켓쉐어를 넓혀가기 시작한 젊은 오너 디자이너들의 피해가 우려고 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힙회가 30일 진행한 '2016 S/S 서울패션위크 참가 거부' 긴급 기자회견
논리적 맥락보다 감정대립이 앞서고 있는 듯한 현재 상황에서 젊은 오너 디자이너들은 수주 시스템이 자리 잡기 시작한 서울패션위크를 선택할지 아니면 분리 개최를 감행하고라도 디자이너의 권리를 찾아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재단은 지난 19일 참가패션브랜드 모집 공고를 통해 1000석, 700석을 기준으로 각각 400, 250만 원이던 참가비를 1000, 700만 원으로 올린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기준에 근거할 때 젊은 오너 디자이너들이 최소한의 모델 및 연출료 등을 포함한 패션쇼 비용 3천만 원에 참가비 700만 원이 추가돼 한 번 패션쇼를 하는 4천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실제 인상된 참가비는 몇 백만 원이지만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모델 등 컬렉션의 질을 올려야 하는데 그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유통 기반이 취약한 젊은 오너 디자이너들에게 컬렉션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하는 4천만의 금액이 몇몇의 경우 몇 개월간의 매장 수익률 전부를 쏟아 부어야 할 정도의 금액이라고 디자이너들은 설명한다.
이뿐 아니라 재단은 바이어와의 ‘높은 수준의 상담’을 위해 사무실을 제외한 자가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야함을 참가자격에 추가했다. 또 개별 디자이너와 기업 디자이너를 구분해 디자이너가 사업자이거나 공동대표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는 서울패션위크가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디자인과 사업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의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행사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이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젊은 오너 디자이너들은 하나같이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지나고 나면 컬렉션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 디자이너는 “해외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자가 매장이 꼭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라며 “참가비 인상보다 ‘자가 매장 보유’ 항목이 더 가슴 아프다”라고 밝혔다.
실제 젊은 오너 디자인들의 경우 동대문 쇼핑몰에 입점해있거나 가두매장을 운영하는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들어 급감했다.
동대문에서만 두 개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던 한 젊은 디자이너는 “매장은 솔직히 하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해외 비즈니스만 하고 싶다. 디자이너 개인이 국내에서 매장을 운영하기에는 손실이 더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동대문 쇼핑몰에 입점해있던 디자이너들이 상당수 매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으로 매장을 옮기려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속내는 장사도 안 되는 매장에 들어가는 기초 운영비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 솔직한 이유다.
참가패션브랜드 모집은 30일인 오늘 마감된다. 연합회는 재단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지만, 재단은 디자이너 선정이 끝나고 말하자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