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모의 테마토크] ‘암살’ 전지현과 경호원과 프로정신
입력 2015. 07.22. 14:37:44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22일 개봉된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은 최 감독의 전작 ‘도둑들’의 기록을 깨고 1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흥행기대작이다.

전지현은 ‘도둑들’에 이어 최 감독을 믿고 이 영화의 여자 원톱으로 나섰다. 영화에서 그녀는 친일 매국노와 일본군의 핵심인물을 암살하는 비밀결사대의 대장 옥윤 역을 맡았다. 이 첩보를 입수한 일본군은 돈만 주면 뭐든지 하는 킬러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을 고용해 옥윤 일당을 암살하려 한다.

전지현은 영화 촬영이 끝난 지 한참 됐음에도 아직 옥윤의 껍데기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착각 혹은 망상에 빠져있는 듯하다. 지난 21일 약속된 기자 서너 명만 모아놓고 밀폐된 장소에서 하는 인터뷰에 건장한 경호원을 대동한 채 무성의한 언행으로 일관한 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가진 다음날의 똑같은 행사에선 비난을 의식한 듯 경호원은 부르지 않았지만 ‘피곤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언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

정치인이건 기업인이건 연예인이건 언론과의 불편한 동거는 필수다. 언론이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도 하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적당하게 언론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들이 사업적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여론조성 혹은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대중에게 잘 보여야 하고 홍보를 해야 한다는 필연 때문이다. 사실 언론은 유명인의 부정부패나 부도덕을 파헤치고자 하는 속성이 있기에 사업가나 정치가나 연예스타라면 언론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자 한다. 연예스타의 경우 정통언론은 아니지만 언론매체와 연관된 파파라치는 경계 1호 대상이다.

그러나 전지현이 경호원으로 공포분위기를 자아낸 인터뷰 자리는 배급사와 홍보대행사를 통해 평소 그들과 친분이 있었고 그래서 테러나 파파라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검증된 언론매체의 기자 약간 명을 모아놓은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인 삼청동의 한 카페다. 여기서 테러가 있었단 보고는 없다. 더구나 청와대가 지척이다.

결국 전지현은 기자를 파파라치 수준도 아닌, 데이빗 채프먼(비틀즈 멤버 존 레넌 총격 살해범) 같은 정신이상자나 테러범 취급한 것이다. 더불어 자신은 어딜 가도 경호원이 항상 지켜줘야 하는 세상 최고의 귀하신 몸인 동시에 시시각각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 ‘사방이 적’인 위험인물로 생각한 것이다.

경호원 논란 후 다음날 가진 인터뷰 행사에서 역시 그녀는 프로답지 못한 행동과 매너로 빈축을 샀다. 이날 한 사진기자는 나름대로 잘 보인답시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살갑게 인사했고 예의바르게 포즈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녀는 피곤하다는 이유를 들며 ‘그럴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고 결국 해당 기자는 굴욕감에 사진 촬영을 포기한 채 되돌아갔다.

그건 ‘경호원 사건’ 당일에도 있었다. 그녀는 인터뷰 후 추가 촬영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VIP 시사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핑계로 재빨리 자리를 떴지만 그날 저녁의 VIP시사회엔 불참했음이 확인됐다. 경호원을 대동한 거만을 넘어서 이젠 기만까지 했다.

백보천보 양보해 실제 몸이 불편했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프로페셔널하지 않았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가족상을 당했다고 ‘개그 콘서트’의 개그맨이 예정된 녹화에서 대중을 웃기려 하지 않고 내내 침울하게 일관하거나 아예 불참한다면 과연 그가 진정한 프로페셔널일까?

‘암살’ 촬영은 이미 오래전 끝났다. 홍보를 하기 전 그녀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홍보일정을 염두에 두고 건강상태를 충분히 체크해 컨디션 조절을 했어야 전지현의 이름값에 맞았다. 데뷔한 지 17년이 흘렀지만 그녀는 아직도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엄발난 스타의식에 대중과 언론을 무시해도 된다고 스스로 세뇌시켰다는 의혹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있다. 2000년대 초반 그녀는 자신이 주연한 한 영화의 국내개봉을 앞두고 내한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며 홍보에 앞장섰다. 그때 필자가 라운드인터뷰를 거절하자 그녀는 적극적으로 신문사를 방문해서라도 인터뷰를 하겠다고 나서서 결국 신문사 내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고 인터뷰한 바 있다.

전지현은 세계적인 여배우가 아니지만, 마르소는 자타가 공인하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톱스타다.

왕관은 그 무게에 걸맞은 책임을 질 줄 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지켜질 때 머리 위에서 빛난다. 안 그러면 그 무게에 짓눌린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 사진=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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