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썸머나잇' 손호준 "대본에 없던 여장에 경쟁 붙었죠" [인터뷰]
입력 2015. 07.28. 08:00:30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의외였다. 배우 손호준(31)이 코믹이라니. 놀라웠다. 그가 영화 ‘쓰리 썸머 나잇’(김상진 감독, 더 램프 제작)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렇다. 예의 바른 청년, 예능프로그램의 샛별로 통하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은 망가짐의 결정체였다. 그렇다고 해서 어색했을까? 그건 또 아니다. 오히려 차분했고, 진심이었으며, 아주 멋지게 잘 어울렸다.

이 작품은 여자 친구에 지친 만년 고시생 차명석(김동욱), 고객에 지친 콜센터 상담원 구달수(임원희), 갑(甲)에게 지친 제약회사 영업사원 왕해구(손호준)의 일상 탈출 여행기를 담고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부터 ‘삼시세끼’까지 다양한 매력들을 방출해 손호준은 이번에는 미모의 여자 친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제약회사 회장의 아들이라고 속이는 발기부전치료제 영업사원이었다. 극도로 소심하고 찌질한 이 남자, 무척 현실적이었기에 더욱 끌렸다.

◆ “친한 사람들 앞에선 말수 많아져”

말수도 적고 조근조근한 이 남자가 어떻게 왕해구를 연기했을까 싶었다. 열정적인 해운대의 하룻밤을 생각하고 설레발을 치던 왕해구가 손호준이 맞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이래서 천상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낯을 가리는 그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몸과 마음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손호준에게도 사람을 웃기는 능력이 있었다. 편견이었나 보다.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저와 함께 있는 사람이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하죠. 승부욕도 정말 없어요. 예를 들어 편을 나눠서 볼링 게임을 하면 일부러 못하는 팀에 들어가요. 승부욕 있는 친구들과는 반대편에서죠. 아슬아슬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 참 재미있어요. 제가 볼링을 못 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웃음) 전 그런 게 손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게 치면 ‘쓰리 썸머 나잇’은 편견투성이다. 가장 웃기지 않을 것 같은 손호준까지 재미있는 걸 추구하는 사람이었다니 말이다. 손호준 역시 그랬다. 임원희나 김동욱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저 자신이 만들어 온 이미지일 뿐이었다.

“임원희 씨는 정말 재미있는 분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진중하고 조용조용하셨어요. 김동욱 씨도 마찬가지에요. 발랄한 이미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세 명이 처음 만났을 때 정말 어색했어요. 그래서 김상진 감독이 술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죠. 셋 다 거의 술을 사랑하는 수준이라 자주 만나면서 가까워졌어요. 주량은 소주 두 병 정도예요. 특히 선배들과 마실 땐 정신을 바로 잡죠. 하하.”

◆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있죠”

차명석 구달수 왕해구의 상상 속에 여장을 한 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남자들을 뚫고 클럽에 들어가야 되는 이들의 다급한 마음이 제대로 묻어있는 장면이었다.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한 채 비키니를 입고는 도도한 표정까지 보여주는 이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하는 세 남자의 여장은 코미디의 끝판왕이었다.

“아예 대본에 없던 부분이었어요. 처음에는 의아해 했죠. 그런데 메이크업을 하면서부터는 갑자기 경쟁구도로 바뀌었어요. 가발도 바꿔 쓰고 아이라인도 더 진하게 그려 달라 하고 말이죠. (웃음) 얼굴만 놓고 봤을 땐 김동욱 씨가 제가 딱 좋아하는 얼굴이에요. 몸매는 임원희 씨가 좋죠. 그런데 임원희 씨가 정말 웃겨요. 그래서 눈도 못 쳐다보고 눈썹과 눈썹 사이를 보고 연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하하.”



지금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으로 살고 있는 손호준이지만 그에게도 마음껏 뛰놀던 청춘이 있었다. 그리고 극 중 세 친구처럼 그에게도 소꿉친구들이 있다. 함께 있으면 즐겁기만 한, 무서울 것이 없는 그런 친구들 말이다. 그래서 손호준에게 그들은 소중한 존재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에요. 저 대신 집에 가서 아들 노릇도 하고 말이죠. (웃음) 그런데 그 친구들이 어느새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저보다 더 조심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보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정말 시간이 주어진다면 눈치 안 보고 즐기고 싶어요. 예전엔 항상 같이 다녔는데, 요즘 광주 친구들을 잘 못 봤어요. 보고 싶네요. 하하.”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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