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 이정재 "가슴 뜨거워지지 않는 자 있을까요"[인터뷰]
- 입력 2015. 07.28. 08:15:01
-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날카로운 선,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가진 배우 이정재(42). 그 자체만으로도 아우라를 발산하는 그가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 케이퍼필름 제작)로 돌아왔다. 캐릭터를 위해 철저히 혼자가 되려고 했고, 일부러 잠도 자지 않을 만큼 힘을 쏟았다. 눈에 ‘반짝’ 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이정재. 그의 노력이 한껏 빛을 발했다.
이정재는 ‘암살’에서 두 얼굴의 임시정부대원 염석진 역을 맡았다. 염석진은 15년간 뛰어난 활약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경무국 대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모습이 존재한다. ‘두 얼굴’이라는 점만으로도 이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염석진. 그래서 우리는 이정재가 더욱 궁금하다.
◆ “염석진, 겁은 났지만 탐나”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발시켜야 되는 인물. 그래서 이정재는 부담감을 두 배로 짊어졌다. 에너지를 엄청나게 쏟아야 했기에 더욱 힘들었다. 그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감히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독립운동이라는 게 그리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더욱 신중하게 몰입했다.
“변화를 하는 인물이었기에 겁이 났죠. 폭이 워낙 크잖아요. ‘내가 과연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컸어요. 외로움도 있었죠. 염석진은 무척 외롭고 굉장히 고독했을 거예요. 그런 느낌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죠. 하지만 그런 내면이 드러나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외로움, 고독이라는 키워드를 가져가기만 했어요.”
말만 들어도 ‘암살’의 염석진은 무척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최동훈 감독은 이정재를 선택한 것일까. 최동훈 감독은 전작 ‘도둑들’을 통해 이미 호흡을 맞춰봤던 이정재를 관찰하고 또 관찰했다. 그리고 그렇게 읽어 낸 이정재와 ‘암살’ 속 염석진을 대입시켰다. 그리고 이정재는 최동훈 감독의 생각이라도 읽어낸 듯 염석진에게 자연스럽게 끌렸다.
“지금껏 대중이 보지 못했던, 제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을 끄집어내고 싶은 욕구가 들었대요. 그래서 절 그렇게 관찰했나 봐요. (웃음) 사실은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부터 절 좀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 연기를 하기 어려울 것 같았죠. 그런데 문득 욕심이 들더라고요. 겁이 들면서도 탐은 나고.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는데 결국 어떤 강렬한 믿음이 저를 이 캐릭터로 이끌었어요.”
◆ “영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
극 중 이정재는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다양한 세대를 연기한다. 젊었을 때는 살을 쫙 빼 뭔가 날렵한 모습이 담겼고, 노년시절에는 망가질 만큼 망가지고 배가 불룩 튀어나와 사뭇 다른 느낌이 들게 했다. 몸 전체에 특수 분장을 할 수 없어 앞부분만 했지만 팔은 여전히 부각돼 근육을 다 빼야했다. 그래서 더욱 다이어트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액션 역시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액션이 많진 않아요. 그리 어렵지도 않고요. 다들 어떻게 찍는 게 효과적인지 잘 아니까요. (웃음) 그런데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더라고요. 몸을 써서 뒹굴고 동작을 맞춰야 되니까. 어깨 수술 이후에는 더 힘들었죠. 총을 쏠 때 많이 위험했죠. 라인을 정해놓고 ‘여길 넘어가면 총을 쏘지 말아라’ ‘바닥에 화약을 심어놨으니 주의해라’ 등등.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어요. 다들 초긴장 상태였죠.”
지난 22일 개봉된 ‘암살’은 7일 만에 관객 4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는 놀라운 수치다. 이미 최동훈 감독과 ‘도둑들’로 ‘130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이정재. 그 영광이 또 한 번 재현될 수 있는 조짐을 보이는 순간에도 다소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런 영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이런 영화는 꼭 만들어져야 된다”는 그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애국심에 대한 생각을 좀 깊이 하게 됐어요. ‘독립운동을 이 정도로까지 했구나’ 하는 마음, 그 마음에 가슴 뭉클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큐멘터리나 자료들을 보면 그분들의 고초, 용기에 뜨거워지는 뭔가가 있었죠. 그건 이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장면들과 대사들이 많아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제가 출연한 영화의 배우로서가 아니라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부탁입니다. 하하.”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