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5’,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고 심오한 액션 ‘끝판왕’[시네 프리뷰]
입력 2015. 07.28. 13:15:16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5원짜리 동전 하나를 건네고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TV수상기 앞에 모여 앉을 수 있던 1970년 전후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은 미국 드라마 ‘타잔’ 혹은 ‘제5전선’이었다.

‘타잔’이야 각종 컨텐츠로 워낙 널리 그리고 멀리 퍼진 소재였지만 007을 능가하는 안방극장의 수사요원 시리즈인 ‘제5전선’은 ‘빰빰빰’이란 두왑이 절로 나오는 OST ‘테이크 어 룩 어라운드(Take a look around)’의 선율 속에 경쾌한 긴장감과 더불어 스릴을 안겨주며 당시로선 획기적인 구성과 기발한 스토리로 전 세계의 안방극장 팬들을 극장과 다름없는 재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종영된 지 23년 만에 톰 크루즈라는 당대 최고 몸값의 할리우드 스타가 주연 및 제작에 뛰어들어 ‘미션 임파서블’로 재탄생된다.

브라이언 드 팔마가 메가폰을 쥔 1편은 ‘제5전선’이 지닌 가장 큰 미덕, 몸과 마음을 모두 써서 맹활약을 펼치는 미국의 비밀 정보국 IMF (THE IMPOSSIBLE MISSION FORCE) 소속 특수요원들의 활약과 더불어 관객의 허를 찌르는 반전이 팔마 특유의 연출력에 힘입어 흥행과 호평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4년 뒤 우위썬(오우삼) 감독에게 메가폰이 넘어간 2편은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마치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을 리메이크한 듯한 액션과 뜬금없는 비둘기 떼의 ‘습격’은 ‘제5전선’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확실히 크루즈는 2편에서 충격을 받은 듯했다. 3편의 메가폰을 J. J. 에이브람스에게 넘겼고, 감독은 전편을 의식한 듯 무척 진지하면서도 침울한 분위기로 꾸미며 ‘제5전선’이 아닌, 진짜 ‘미션 임파서블’을 만들어냈다. 4편의 메가폰은 이름처럼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에서 강점을 보여온 브래드 버드(빵 새?)가 쥔다.

그는 3편의 진중함이 싫었든가 아니면 애니메이션 전문 감독이란 필모그래피가 부담됐는지 재미에 중점을 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에 충실한 4편으로 ‘미션 임파서블’이 가진 미덕은 오로지 스릴러 액션이라고 웅변하는 듯한 철저한 상업영화를 만들어냈다.

오는 30일 개봉되는 시리즈 최신작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이하 ‘미션5’)은 ‘유주얼 서스펙트’의 훌륭한 작가이자 ‘잭 리처’에서 감독으로서 크루즈와 만났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연출했다.

인트로에서 감독은 이 영화의 할 말 중 절반은 풀어놓고 시작한다. IMF 최고의 요원 이쓴 헌트(톰 크루즈)는 러시아 군항기 문에 매달려 1000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날다 간신히 기내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미국을 위협할 무기를 빼돌린다.

하지만 국회에선 CIA 국장(알렉 볼드윈)과 국장이 공석인 IMF의 고참 요원 윌리엄 브랜트(제레미 레너)를 앉혀놓고 청문회가 진행된 끝에 IMF의 CIA로의 흡수가 결정됨으로써 사실상 해체되고 헌트는 제거대상이 된다.

헌트는 영국 런던에서 작전 중 신디케이트에게 잡혀 죽을 뻔했다가 신디케이트에 잠입해 위장근무 중인 영국 첩보원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지만 IMF 해체 및 자신의 추적 사실을 알고 모로코로 잠적한다.

브랜트는 겉으론 CIA에 협력하는 척하지만 속으론 헌트를 위험에서 구출해내기 위해 동료 요원 벤지(사이먼 페그)와 루터(빙 라메스)를 불러 모은다.

영화는 팔마 감독의 1편을 제외한다면 역대 시리즈 중 가장 깔끔하고 제일 완벽하며 최상의 재미를 안겨 준다. 이번 작품의 핵은 헌트가 아니라 일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역할은 매우 크며 변화무쌍해 매 반전마다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특히 무려 1525m의 고공에서 와이어 하나에 의지한 채 비행기 외벽에 매달린 액션과 더불어 6분 간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수중 액션을 펼친 한국나이 54살의 크루즈의 노력은 주연배우와 제작자란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기에 충분하다.

퍼거슨과 크루즈는 물론 여러 명의 스턴트맨이 펼친 오토바이 질주 액션은 단연 압권이다. 헬리캠과 핸드헬드 등 다양한 카메라를 동원하고 오토바이에 핸드헬드를 매달아 만들어낸 질주 신은 손바닥으로 땀을 얼마나 배출해낼 수 있는지 시험하는 듯하다.

영화는 액션 스릴 반전 등의 상업성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신디케이트란 존재가 실재하며 그 배경이 상상 외의 곳에 있다는 설정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디케이트의 실질적 두목의 헌트를 향한 “예전에 정부 요원이었을 땐 현상유지를 위해 살인했지만 지금은 변화를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대사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형성된 자본주의와 그를 바탕으로 추구한다는 평화와 민주주의가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감독은 작가 출신답게 영화 곳곳에 키득키득 즐거운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코드를 심어놓고 있다. 특히 굉장히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에서의 코미디 설정은 감독의 재치와 해학의 능력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게끔 만든다. 다만 영국 총리와의 맞대면 장면에서의 반전은 ‘미션 임파서블’ 마니아라면 금세 상상이 가능하다는 게 아쉽다.

국가는 국민에게 애국심을 강요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국민에게 왜 애국을 해야 하는지, 왜 그들의 정치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을 통한 이해를 추구하는 데 불친절하다.

감독은 헌트와 일사를 통해 바로 그 메시지를 강조한다. 헌트와 일사가 신디케이트에 협조하거나 혹은 궤멸시키려 하는 것은 오로지 애국이란 한 가지 목적이다. 그들의 애국에는 이유와 명분과 책임감이 뒤따른다. 하지만 정작 그들을 뒤에서 조정하는 국가의 유력자들은 최소한 그들을 책임지려는 의무나 사명 혹은 사소한 의리조차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이해타산에만 충실하다. 어느 게 애국일까?

부제 ‘Rogue nation’은 미국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북한 리비아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과 국제 테러리즘에 연루된 독재국가들을 지칭해 만든 ‘깡패국가’ ‘악당국가’라는 뜻의 신조어다. 과연 그들만 깡패국일까? 15세 이상 관람 가.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 사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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