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쓰와이프' 엄정화, 사랑스러움이 잔뜩 묻어난 그녀의 똑소리 [인터뷰]
- 입력 2015. 08.13. 15:33:30
-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매력적’이라는 한 마디로 배우 엄정화(46)를 표현하기란 뭔가 아쉽다. 세상 어떤 형용사를 다 갖다 대도 과하지 않다. 섹시하지만 청순하고, 또 수수하며 소탈하다. 그런 그녀가 영화 ‘미쓰 와이프’(강효진 감독, 아이비전 제작)로 돌아왔다. 전혀 다른 모습에도 이질감은 없었다. 그저 엄정화이기에 가능했고, 엄정화기이기에 해낼 수 있었다.
엄정화는 ‘미쓰 와이프’에서 두 가지를 연기한다. 잘 나가던 싱글 변호사 연우(엄정화)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하루아침에 구청 공무원 남편(송승헌)의 아내,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자신의 위치를 부정하며 살아가던 연우, 엄정화는 상반된 두 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더욱 ‘매력적’으로 변했다. 다른 어떤 단어도 필요 없다. 그저 이 하나면 된다.
◆ “엄마 역할? 부담감 없어”
아직 엄마이지 않은 엄정화에게 엄마 역할이 들어왔다. 여배우에게 엄마라는 캐릭터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으리라. 선뜻 선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녀는 전혀 아니었단다. 그동안 슬픈 엄마만 연기해왔던 엄정화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완전한 가족 속에서 완전히 녹아들고야 말았다.
“연기를 하면서 엄마 역할을 맡아 본 적은 있지만 그 때도 자기의 꿈을 이루는 이야기라 아이와 같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미쓰 와이프’는 반가웠죠. 사실 엄마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여자가 메인인 이야기에 끌렸죠. 어떻게 보면 가볍지만 사회에 대한 메시지도 있고, 가족애에 대한 묵직한 감동도 있잖아요. 그래서 의미가 컸어요.”
사실, 이 가족을 살펴보면 수상하다. 이렇게 잘생긴 아빠에 겉모습만 후줄근하지 꾸며놓으면 한 인물 하는 엄마라니. 여기에 예쁜 딸과 귀여운 아들까지. 누가 봐도 행복하고 황홀해 보이는 모습이 아닌가. 그런데 영화 속 이 가족은 하루가 멀다 하고 ‘우당탕탕’ 시끄럽기만 하다. 그래도 그 속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송승헌 씨가 남편이래요. 진짜 현실성 없지 않나요? 하하. 그런데 전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참 현실감 없게 쓸데없이 잘생기고, 기생오라비처럼 생겼고, 짙은 눈썹을 가진 사람이라 그냥 여느 남편이랑은 동떨어지잖아요. 순정적인 남편이라고 하면 뭔가 곰돌이가 연상되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 눈을 떴는데 내 옆에 꽃미남 남편이 있다는 게 얼마나 환상이에요. 그래서 결혼에 대한 환상도 생겼어요. (웃음)”
◆ “이 작품, 내게 주는 위로”
영화 속 연우와 엄정화는 어딘가 닮은 점이 있었다. 까칠하고 도도하며 콧대 높은 연우, 연우는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벌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남이 볼 땐 완벽하지만 마음은 덜 여물었다. 그렇다고 엄정화가 이와 같다는 건 아니다. 어릴 적 입문한 연예계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웠을까. 그리고 수없이 노력하며 자신을 다독였겠지. 그래서 그녀가 더욱 아름다웠다.
“이 영화는 마치 제게 주는 위로 같았어요. 연우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혼자의 힘으로 열심히 살아서 변호사가 되잖아요. 그런데 정작 마음속에 사랑은 없어요. 늘 자신의 마음을 부정해요. 그런 그가 우연한 기회에 가정을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진짜 사람’이 되어가죠. 누구나 힘들 때는 어디든 기대고 싶어 하잖아요. 극 중 남편이 자신의 편임을 알았을 때, 그 사람이 사랑을 주고 있음을 알았을 때. 진정한 사람, ‘연우’라는 자체가 되어가죠. 저도 성공을 위해 쭉 달려왔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몰랐던 것들을 느끼게 됐어요. (웃음)”
그래도 아직 엄정화는 더 달리고 싶다. 이미 높은 위치에 올랐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단다. 가수로, 또 배우로 많은 것들을 이루어냈지만 엄정화는 그 아름다움을 더 피워내고 싶다. 그래서 결혼도 아직. 나이 때문에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 그녀이기에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조금은 빨리, 다급하게 진행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여유로움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다.
“결혼을 싫어해서 아직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이만큼 온 거죠. 일은 여전히 제 인생의 중심에 서 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른 걸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됐죠. 가수냐, 배우냐의 문제를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지금 하는 일이 더 좋을 뿐이죠. 요즘은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게 참 즐거워요. (웃음)”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