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 문근영 아닌 혜경궁, 상상 해볼 수 있을까
- 입력 2015. 09.04. 09:59:21
-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문근영의 혜경궁에 매료됐다.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사도’(이준익 감독, 타이거픽처스 제작)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준익 감독이 만드는 사극, 송강호 유아인의 만남으로 이미 ‘사도’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들이 합류하며 더욱 영화는 견고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빛나는 문근영이 있었다.
문근영은 ‘사도’에서 혜경궁으로 출연한다. 10세의 나이로 사도세자(유아인)와 혼인한 혜경궁은 시아버지 영조(송강호)와 남편의 갈등이 극에 달하자 아들인 세손 정조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은 남편보다 장차 한 나라의 왕이될 정조를 지키기에 급급하다. 그야말로 강한 어머니다.
문근영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사극이다. 드라마 ‘가을동화’(00)에서 송헤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문근영, 그를 또 한 번 빛나게 했던 작품은 바로 ‘명성황후’(01)였다. 문근영은 ‘명성황후’에서 어린 명성을 연기하며 고운 자태와 함께 연기력을 뽐냈다. 단아한 외모에 쪽을 찐 헤어스타일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녀는 단 하나의 작품으로 ‘사극’ 하면 떠오르는 배우로 급부상했다.
이후 문근영은 시대극에 출연하며 더욱 그 빛을 발한다. 그리고 ‘사도’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어린 시절 사도와 혼인을 하며 왕가로 들어온 혜경궁은 3대에 걸친 가족사를 지켜보는 유일한 인물이다. 겉모습은 여리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그리고 영조와 갈등하는 사도세자를 일찌감치 버리고 오직 정조에게만 집중하는 인물이다.
문근영은 섬세한 표현으로 감정의 극대화를 만들어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든 사도세자를 말리는 모습에서는 아내로서의 모습이 드러났고, 정조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품에서 멀리 떠나보낼 때는 아련함이 서려 있는 모성애가 강하게 드러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라는 말을 들었다는 그녀에게서는 어머니의 마음이 촉촉이 배어 있었다.
과거 ‘명성황후’를 찍으며 혜경궁을 꼭 한 번 연기해보고 싶었다는 문근영. 은연중에, 그저 막연하지만 가슴 한편에 혜경궁을 생각하고 있었던 문근영. 그녀의 마음은 ‘사도’ 속 혜경궁에 녹아내리며 문근영만의 혜경궁이 완성됐다. 사도세자에게는 그토록 독하면서도 아들 정조에게만은 온화했던 그녀. 문근영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