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정' 잘 영근 남자, 남편, 그리고 아빠 권상우는 아름답다 [인터뷰]
- 입력 2015. 09.22. 15:31:52
-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배우 권상우(39)의 다른 모습을 봤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와는 뭔가 모를 다름이 있었다. 그 선상에서 봤을 때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이하 '탐정', 김정훈 감독, CJ엔터테인먼트) 속 그는 놀라웠다. 생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 스크린에서 툭 튀어나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남편과 아빠로서의 권상우가 스며들었기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권상우는 ‘탐정’에서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으로 출연했다. 일을 나가는 아내(서영희)를 대신해 만화방도 보고 아이도 보는 강대만. 경찰의 꿈을 차마 이루지 못하고 사건에 기웃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철이 없고 꿈만 있는 남편 강대만, 그의 곳곳에서 권상우의 향기가 묻어 나왔다.
◆ "올해 40, 배우로서 딜레마 겪어"
우리나라 나이로 40세. 어떤 작품을 해도 오로지 ‘실장님’으로만 인식됐던 권상우는 새로움이 필요했다. 권상우가 유부남이며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모르는 대중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뭔지 모를 벽이 있었단다. 여기에 배우로서의 딜레마도 겹쳐져 있었다. 그렇게 권상우는 스스로의 외침을 시작했다. 영화로 시작한 배우 인생, 권상우가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유부남이 아니었어도 이 작 품을 했을 거예요.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걸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없었거든요. 아빠 역할을 해봤지만 이렇게 임팩트가 센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권상우도 코미디 할 수 있습니다’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죠. 한국에서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에요. 외국에서 활동을 하니 사실, 어느 하나에 집중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영화와 동떨어져있다는 느낌이 들어 돌아왔어요, (웃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빠름을 느낀다. 어느새 1년이 훌쩍 가버린 느낌이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시간에 대한 개념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외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우리나라에 있을 땐 최선을 다해 가족과 시간을 보낸단다. 하루 일과의 시작 역시 가족으로 시작된다. 어쩐지, 영화 속 강대만이 이상하리만큼 낯설지 않았다.
“아들을 데리고 나가서 스쿨버스를 기다려요. 잠깐 얘기를 나눌 수 있는 5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부자지간의 대화 시간이죠. 그걸 느끼고 들어와서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둘째 기저귀도 갈고 트림도 시키고 그래요. 남편이 육아를 같이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걸 다정하다고 하면 와이프한테 욕먹죠. (웃음) 뭐, 제가 다 하는 것 같지만 그건 또 아니에요. 와이프는 제가 주방에서 일하고 그러는 걸 안 좋아해요.”
◆ "소소한 웃음, 코미디가 좋아"
딱 편안한 모습이었다. 꾸미려고 애쓰지 않았다. 머리숱이 많은 권상우는 머리카락을 덥수룩하게 만들었다. 거울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촬영도 마음이 편했다.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권상우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해야 될까. ‘더 비기닝’이라는 제목처럼 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그였다.
“성동일 선배님은 정말 대단해요. 연기를 잘하는 분들은 많겠지만 호흡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즉흥적으로 살리면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정말 많지 않아요. 그런 부분들이 정말 절 많이 도와줬어요. 다른 분이었다면 카리스마만 있었겠지만 성동일 선배님은 거기에 웃음 포인트까지 있어요. 그러니까 웃음이 튀어나오고요. 강대만이 뛰어놀 수 있도록 완벽하게 컨트롤을 해주셨어요.”
어렵다는 코미디를 제 손으로 선택한 권상우. 빵 터지는 한 방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소소하고 유쾌한 ‘탐정’이었기에 끌렸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세상 누구보다 해맑아지는 강대만은 어릴 적 그림과 운동만 좋아했던 권상우와 그렇게 맞닿아 있었다. 권상우가 그랬다. 자기 모습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정통 미남은 아니라고 말이다. 남들보다 덜 가졌기에 가진 걸 찾아보니 그 끝에는 코미디가 있었다.
“전 과잉이 좋은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작정하고 웃기는 게 어려운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전 저만의 코미디를 해볼까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캐릭터를 찾기가 막상 힘들어요. 전체가 안 보이고 매 신만 보이는 영화는 재미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탐정’은 딱 좋은 포인트가 된 거 같아요. 추리를 잘하는 강대만, 그건 어떤 배우가 해도 가는 길이 비슷했을 거예요. 남편으로서, 아이 아빠로서 무한한 상상력을 붙일 수 있었던 강대만. 그래서 더 재밌었어요.”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