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녀’ 주이형, 개념 있는 ‘섹시보디’ “명문대 이력보다 더 자부심” [인터뷰]
입력 2015. 09.24. 09:37:29

주이형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머슬녀’가 현세대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머슬녀’가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라는 본래 의미를 벗어나 색다른 섹시코드를 열망하는 미디어에 의해 왜곡되면서 포르노그라피적 요소를 띠고 있기까지 하다.

대중이 ‘머슬녀’를 바라보는 관점은 섹시한 몸을 보는 시각적 유희와 건강한 신체에 대한 대리만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난 2014년 3월 ‘2014 머슬마니아 라스베이거스 세계대회’에서 스포츠모델 3위에 입상한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각 부문 1위를 휩쓴 정통 ‘머슬마니아’ 주이형은 대중의 양분된 시선을 인정함과 동시에 ‘이너뷰티’의 시작이라는 시각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고 있다.

◆ “‘머슬녀’의 진정한 함의는 ‘이너뷰티’”

현 사회가 ‘머슬녀’에 대한 열광을 버리지 않는 것은 건강함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깔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여자들이 선망하는 스튜어디스로 탄탄대로 밟아가던 주이형이 ‘머슬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된 것 역시 나빠진 건강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허리가 안 좋아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피트니스센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머슬마니아 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게 됐습니다”라며 스튜어디스를 그만둔 이후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머슬마니아대회는 근육을 다루는 보디빌딩대회, 미의 경쟁으로 불리는 미스코리아 등 미인선발대회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머슬마니아대회는 보디빌딩대회와는 달리 엔터테인먼트와 크리에이티브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건강미를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철저하게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이 나오는 경쟁의 장으로, 노력만큼의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머슬녀’가 건강한 매력을 상징하는 키워드로서 본연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과 몸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신과 몸을 하나로 인식하는 즉 ‘이너뷰티 트레이닝’입니다.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는 게 전부가 돼서는 안 됩니다. 운동하면서 변화되는 자신의 몸과 마음, 일상, 나를 대하는 주위의 달라진 태도 등 전체를 봐야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 “스페셜리스트는 야한 섹시가 아닌 멋있는 섹시”

이너뷰티 트레이닝이라는 매력적인 주장에도 ‘머슬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대중은 미디어에 등장하는 머슬녀의 건강함에 찬사를 보내기보다는 볼륨 있는 보디에 대한 집착과 질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녀는 “김희선처럼 마르고 청순한 미인이 인기를 끌다, 이효리 ‘섹시 복근’, 유이 ‘꿀벅지’를 지나 지금은 ‘머슬녀’가 새로운 키워드가 됐습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가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정확한 롤모델이 없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녀는 ‘섹시’는 긍정적이지만, ‘어떤 섹시함’이냐가 대중의 시선을 가른다고 말했다.

“야해서 섹시한 거는 멋있어서 섹시한 거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근력의 밸런스가 좋으면 운동한 몸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밋밋한데 드라마틱한 볼륨이 있는 보디라인은 특정 부위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머슬마니아대회가 국내에서 이런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가 ‘머슬녀’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녀 역시 국내 머슬마니아대회 출전자들이 머슬마니아대회를 연예인 등용문쯤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토로했다.

“준비가 안 된 몸이면 눈요깃거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돼 조만간 국내에서 ‘머슬녀’가 바닥을 드러내게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새로운 도전, 대중과 교감하는 스페셜리스트”

그녀는 자신의 우려에 매몰되지 않고 ‘머슬마니아’ ‘머슬녀’에 대한 개념 바로잡기와 함께 운동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부가가치를 체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스페셜리스트로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

“미국은 피트니스 분야가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고 대중의 평가 기준이 명확합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변화에 민감하고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지만, 이런 신속함에 흔들리면 ‘머슬녀’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라며 비전에 앞서 한국에서 ‘머슬녀’ 위치를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운동을 통해 현재와 미래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안다면 ‘머슬녀’가 보여주는 모습이 일회적인 노출 퍼포먼스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피력했다.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 이제부터는 뭘 해야 하는지가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2014년 3월 첫 대회 우승 이후 아직은 실패 없이 1년 반을 지내왔습니다. 스튜어디스였던 시절에는 피부과, 비만 클리닉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운동을 시작할 때 저도 일반인과 똑같이 반신반의하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이런 확신을 다른 여성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그녀가 제시하는 비전이 자신은 물론 ‘다른 여성들과 함께해야 한다’라는 신념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머슬녀’로서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하이씨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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