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김재원, 선한 얼굴 뒤에 숨겨진 카리스마와 엉뚱함 [인터뷰]
입력 2015. 10.08. 16:22:01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MBC 드라마 ‘로망스’(배유미 극본, 이대영 연출)로 ‘살인미소’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던 배우 김재원이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김이영 극본, 김상호 최정규 연출)에서 인조로 연기변신을 꾀했다. 그의 선한 얼굴에서 나오는 왕좌에 대한 집착은 신선했고 오히려 더 무섭기까지 했다.

김재원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능양군부터 김자점(조민기), 소용 조씨(김민서)에게 휘둘리는 유약한 왕은 물론 아들 소현세자(백성현)와 대립하며 결국은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비정한 아버지의 모습까지 35세의 나이에 하기 힘든 연기를 소화해냈다.

긴 머리를 풀고 소복을 입은 채 석고대죄를 하는 능양군으로 21회에서 첫 등장해 정명공주(이연희)와 수많은 갈등 후 죽음을 앞두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48회에서 하차한 김재원이 ‘화정’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한 적이 없었어요. 하나의 소재에 대한 내용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해석해보고 작품을 하면서 풀이했던 연기 생활은 처음이었죠. 그래서 인물해석에 대한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무능하고 매정한 인물로 평가되는 인조를 연기한 김재원은 “인조의 악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인조에 대해 설명했다.

“인조가 갖고 있는 모습들을 여러 가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싶었어요. 엇갈림이 계속 해서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이 사람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사람에 대한 업적과 평가에 대한 흔적만이 남겨져 있고 다른 부분들은 잊혀져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인조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내면. 그 환경에서 그렇게밖에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죠. 외부의 평가로 얘기되는 인조가 아닌 내부의 인조에 대해 표현하려 했어요.”


김재원은 치욕적인 역사 속 순간 중 하나인 삼배구고두 장면을 촬영하기 전 종합편성채널 JTBC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속 이덕화의 연기도 참고했다고 한다.

“이덕화 선생님의 연기를 찾아본 후에 전화를 드렸어요. 그리고 이덕화 선생님께 인조 역할을 어떻게 하셨느냐고, 이렇게 복잡한 인물은 처음 본다고 말씀드렸어요. '정말 존경스러웠다. 멋있게 표현을 하셔서 많이 참고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자주 전화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캐릭터 분석에 공을 들였지만 김재원 이번 ‘화정’ 속 인조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원하게 욕먹었다”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저는 만족이 잘 안 되는 성격인가봐요. 늘 요만큼만 더 잘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따라요. 제 연기를 보신 시청자분들이 그 인물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했어야하는 거죠. 이 인물이 갖고 있는 마음과 심리상태, 인물에 대한 생각의 의도가 어떻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하죠. 그게 연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자신한테 악취가 나면 자기는 잘 몰라요. 누군가 알려줘야지만 고칠 수 있는데 모르는 거 알려줘서 고마운 거예요. 그런데 또 안다고 해서 바로바로 고쳐지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시청자분들께 미안하기도 했어요. 고객의 소리에 대해 솔루션을 어떻게 해야 만족을 하게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잘 생각해야하는데 생각해야할게 많으니 그걸 풀어나가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50부작 중 전반부를 광해군 역을 맡은 차승원이 이끌어갔다면 후반부의 중심은 인조 역을 맡은 김재원이었다. 이에 대한 부감담에 대해 묻자 그는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못 마주쳐서 그게 아쉬웠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또 만나게 되겠죠. 하는 영역들이 비슷하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또 만나게 되더라고요.”


‘화정’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연기에 도전한 김재원에게 악역에 또 도전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보니 “나는 악역이 체질은 아닌 것 같다. 행복한 결과물을 내는 악동 캐릭터라면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선한 마음으로 행동했을 때는 선한 결과가 나오는데 악한 마음으로 했을 때도 결과는 자꾸 선한 게 나오는 그런 악동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결과물은 계속 선한 걸로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악동은 사람들을 더 괴롭히려 고심하는데도 더 행복한 결과가 나오는 거죠. (웃음) 악역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악역도 다 같은 악역이 아닌 귀여운 악역, 이해되고 용서될 수 있는 악역도 있을 수 있는 거고요.”

그는 이번 연기로 살인미소 이미지가 지워진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살인미소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돼 있다. 없어지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쉬움이라는 것은 항상 있어요. 아쉽다는 것은 그만큼 좋았기에 아쉬움도 따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건 소중한 거죠.”

‘스캔들’ 이후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김재원은 “연기자가 정말 감사한 직업이다. 2년에 한번씩 나와도 봐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사실 2년 동안 가게문 닫아놓은 거랑 같지 않나. 그런데도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시는 것이 감사하다”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저는 연기라는 것에 대해 기술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어 부족했어요. 현장에서 바로 연기했어야했죠. 그런데 대본 안에서 내가 한 번씩 경험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새로운 인물에 대해 연기하면서 내 안에 갖고 있었던 것들을 쓰다보니 어느 순간 안이 텅 빈 느낌이 들어요. 공백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 건 무언가 하기 전 채움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채움의 수위가 낮아서 그런지 한참 더 채워할 것 같아요.(웃음)”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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