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패션위크, 스타디자이너만큼 시급한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 원맨쇼 언제까지?”
- 입력 2015. 10.15. 13:56:26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서울패션위크를 둘러싼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이너 간 첨예한 입장 차이는 물론 디자이너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컬렉션의 실효성 논란까지 제기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현재 한국 컬렉션 산업의 취약한 인프라를 지적하면서 쇼의 질을 높여주는 전문 스타일리스트조차 부재한 상황에서 제아무리 유명 바이어가 오고, 기막힌 ‘스타디자이너’ 육성 전략이 나온다고 한다고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입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기했다.
국내외 비즈니스를 병행하는 한 디자이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컬렉션을 할 때는 ‘스타일리스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크지만 한국은 스타일리스트 기용이 의미가 없다”면서 “스타일리스트 비용이라도 아껴서 무대장치에 완성도를 기하자는 생각으로 바뀌게 됐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글로벌 디자이너 반열에 오른 중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은 스타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스타일리스트의 존재의 중요성을 각인해준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트 대부분은 연예인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개인 스타일리스트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전체 그림을 봐야하는 패션쇼를 조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기성 디자이너는 “스타일리스트는 트렌드를 앞서서 내다보고 그것을 패션쇼에 접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놓쳤던 부분을 일깨워주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 패션쇼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부분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디자이너 대부분이 스타일리스트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타일링 과정이 일주일 안팎에서 이뤄지다보니 모델과 옷을 맞추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패션쇼 비즈니스가 한계치에 와있음을 시사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 부재는 교육으로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견해다. 그만큼 국내 패션쇼 산업의 성장이 뒤쳐져 있는 상황을 반증하는 것으로 서울패션위크가 바잉쇼가 아닌 홍보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서울패션위크의 체질 개선이 주최 측의 의지만으로 될 수 없다는 점을 서울디자인재단은 물론 디자이너를 포함한 패션계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질’을 화두로 던졌다. 그러나 서울디자인재단이 내건 ‘질’을 받쳐주기에 한국패션산업은 물론 한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의 상황은 바닥을 치고 있어 전략과 현실의 차이 극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