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송강호의 촉이 대중을 감동시키는 순간에 대하여 [인터뷰]
입력 2015. 10.20. 17:21:51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배우 송강호(48)는 이름 석 자로 사람을 안도하게 하는 힘이 있다. 배우로서 이보다 더 큰 감동이 있을까. 영화 ’사도‘(이준익 감독, 태풍코리아 제작)에서도 그 에너지는 무한대로 발산된다. 대중을 이끄는 힘, 대중을 몰입시키는 힘을 가진 사람. 어느 작품에서든 이질감이 없이 한데 어우러지는 그 만의 느낌이 갈수록 더 그렇게 짙어진다.

송강호는 ‘사도’에서 사도(유아인)의 아버지 영조로 출연했다. 젊은 모습에서부터 나이든 영조까지 거침없이 휘몰아쳤다. 하얗게 머리가 샌 모습도 그이기에 가능했다. 어쩔 땐 인자한 아버지였다가 또 어쩔 땐 무섭게 그지없는 아버지. 이해가 되다가도 이해가 안 되는 묘한 배역은 송강호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그려졌다.

◆ "사실에 중점. 재해석 되지 않아"

영화 속 영조는 한 나라의 왕이기 보다는 사도의 아버지에 가깝다. 그렇기에 덜 근엄하고 솔직하게 그려졌다. 백성들이 우러러보는 왕이 아닌 한 아이의 아버지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지나치게 웃길 때도, 놀라우리만큼 무서울 때도 물론 있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많은 작품에서 보여줬던 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영조를 그리는 방식이 조금 달라요. 현대어가 많이 나오죠. 영조대왕이 실제로 했던 말이래요. ‘너 뭐 했니, 공부 했니?’라고 물으면 아들은 솔직하게 답을 해요 안했다고. 그런 부분이 참 좋았어요. 왕이란 존재에 대한 보이지 않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사실 왕도 사람인지라 편하게 얘길 하고, 사석에서는 극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든요. 그런 지점들까지도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노력을 좀 했죠.”



영화에서 60년 만에 그린 사도. 드라마나 연극에서는 많이 등장했으나 영화에서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이토록 사실적인 정극으로 그러낸 것 역시 그랬다. 많은 곳에서 ‘퓨전 사극’을 내놓는 요즘, ‘사도’는 정통 법을 선택했다. 재해석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고 솔직해졌다. 그리고 외곡을 제대로 피하며 올바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퓨전, 물론 좋죠. 쉽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으니. 그런데 그 재해석이 남용이 되니 문제에요. 요즘 세대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인식할 수가 없으니까. ‘사도’에는 애드리브가 없어요. 텍스트 그대로 따라갔죠. 영화적인 장치나 내용을 미화해 포장하는 걸 하지 말자고 사전에 합의를 봤어요. 세트도 그대로에요. 오히려 그런 지점들이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요.”

◆ “유아인, ‘배우’ 촉이 참 좋아"

송강호에게는 유아인과의 만남도 특별했다. ‘사도’에서 그는 유아인과 친하기 보다는 대부분 적대적인 모습으로 마주한다. 낯을 좀 가리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런데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는 편했다. 인위적인 관계를 싫어하는 송강호는 오히려 그런 유아인에게 관심을 느꼈단다. 그리고 촬영이 다 끝날 때까지도 유지됐던 이 감정은 최근에 풀어졌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친해졌다며 웃었다.

“성격이 맞아 좋았어요. 유아인 씨는 영화 ‘완득이‘ 때 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배우야 연기력은 다들 대단하니 그건 뒤로 놓고 사람이 매력이 있어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은 많은데 연기를 매력적으로 잘하는 배우들은 드물어요. 뒤풀이에서 유아인 씨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김윤석 씨만 오더라고요. 결국 이번에 봤죠. (웃음) 참 독특하고 배우로서의 촉이 있는 친구에요.”



사실 영화를 시작하며 흥행에 신경에 신경을 쓰지 않는 배우는 없다고 말하는 게 정답이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신이 갖는 짐의 무게는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터. ‘사도’는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10월 19일 기준) 6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작품성과 연기력을 모두 으뜸이라 칭하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처음에는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첫 리딩을 할 때 이준익 감독이 ‘결과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좋다’고 하셨어요. 그 다음 다음이 저였는데 전 ‘결과를 중시합니다’라고 했죠. 그 때 빵 터졌어요. (웃음) 이 작품을 하면서 과정이 결과를 지배하는 걸 목격하게 됐어요. 그 정도로 재밌었죠. 잘되면 모두가 좋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진심이 조금이라도 전달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본적인 목표를 이룬 것이라 생각해요.”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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