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 김유정, 예쁘다는 감탄을 마르고 닳도록 [인터뷰]
- 입력 2015. 10.21. 16:01:18
-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거늘 왜 빨리 알아채지 못했을까. 배우 김유정(16)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아역으로 성인 연기자들을 덜덜 떨게 했던 연기력을 보여줬던 그녀. 그리고 이제는 ‘아역’이 아닌 그냥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있는 김유정을 보고 있노라면 미안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크다. 언제 이렇게 자라버렸나 싶다.
김유정은 영화 ‘비밀’(박은경 이동하 감독, 영화사 도로시 제작)에서 정현으로 출연한다. 정현은 살인자의 딸로 형사 상원(성동일)의 손에서 자라난다. 영화 속 김유정은 참 예쁘다. 성동일과 실제 부녀지간인 듯 아옹다옹하는 모습은 웃음부터 나온다.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입은 김유정은 빛났다. 아주 예쁘고 밝게 말이다.
◆ “나이 때에 맞는 역할 좋아”
배우가 원래 나이 대에 맞는 역할을 맡는다는 건 행운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때로는 그보다 더 어릴 수도, 나이가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야 될 때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김유정은 행운이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MBC 드라마 ‘앵그리 맘’에서 학생으로 출연했고, ‘비밀’에서도 역시 그랬다. 그래서 활기가 넘쳤고 예뻐 보였으리라. 그녀 역시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학교를 다니는 역할이라 좋았어요. 정현은 자기만의 비밀을 가진 친구잖아요. 누구나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 앞에선 환하게 웃지만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남자와 영화를 보고 떡볶이를 먹으며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웃는 장면이 정말 좋았어요. 해보고 싶기도 하고.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즐거운 추억이었어요. (웃음)”
생각해보면 김유정은 유독 센 연기를 많이 했다. 감정이 조금 더 들어가야 된다거나 겉으로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 등. 예쁜 역할만 하기에도 벅차고 아까운 나이에 선택한 그녀들의 작품은 메시지가 강하고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김유정의 연기력이 작품들을 따라가기에 충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만큼 김유정은 폭넓어졌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게 ‘왜 이렇게 센 작품들만 하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는데 다 소중한 경험들이에요. 지금껏 모습들만 보고 ‘왜 도전을 안했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늘 새로워요. 감당하기 어려운 연기를 하며 힘들기도 하겠지만, 다른 모습이 없어 아쉽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서 늘 새로운 걸 끄집어내고 부딪히는 게 좋아요.”
◆ “아역 타이틀 완전히 지우고 싶지 않아”
김유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했다. 감독이 두 명이었고, 진짜 아버지 같은 아버지 성동일과 촬영을 했다. “감독님이 두 분이라 두 배로 배웠다. 굉장히 잘 맞으시더라. 상의를 해서 이야기를 만드니 균형이 맞았다. 중립을 이루고. 더 많이 배우고 생각하게 됐다”고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는 김유정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렇다면 성동일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항상 존경하고 좋아하던 선배님이라서 그런지 더 잘 맞았어요. 낯설지 않고 정말 편했죠. 항상 촬영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주셨어요. 수갑을 차고 자장면을 먹는 장면도 참 재밌잖아요. 다정한 그 모습이 정말 실제였어요. 아, 수갑을 차서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장면은 어색해보여야 되는데 안 그렇더라고요. 어찌나 잘 먹던지. 자세히 봐야 제대로 보여요. 하하.”
1999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17살. 적다면 적은 나이에, 어리다면 어린 나이이나 김유정은 달랐다. 남들보다 조금 어른스럽다는 건 자신도 익히 알고 있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동년배들과는 어느 정도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당연히 받아들여야 되는 그저 한 부분으로만 생각한단다. 약 10여 년 전부터 연기를 시작해 이제는 ‘김유정’이라는 석자로 인정받고 있는 그녀. 역시, 되는 사람은 생각부터 달랐다.
“아역배우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 중에서 끝까지 남고 싶어요. (웃음) 아역이라는 꼬리표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짊어지고 갈 숙제라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 확 사라지면 섭섭할 거 같아요. 완전히 지우고 싶지 않아요. 그건 천천히 지워지겠죠 뭐. 부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그저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하고, 많이 연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될 거라 믿어요.”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