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스물셋 vs 로리타 18세, 남자를 지배하는 소녀들 [패션톡]
입력 2015. 10.23. 10:58:39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최근 몇 년간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아이돌 열풍은 아시아를 지나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한류의 주역인 아이돌, 특히 걸그룹이나 아직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듯 보이는 어릿한 외모의 여자 아이돌과 그런 소녀들에게 열광하는 남성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아이유의 네 번째 미니음반 ‘쳇셔(CHAT-CSHIR)’의 ‘스물셋’은 스물세살이 된 아이유가 특유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또래 여자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읊조리듯 내뱉으며 사람들의 귀를 자극한다.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는 여느 걸그룹처럼 가슴과 엉덩이를 드러내며 자극적인 몸짓을 하지도 않고 억지로 깜찍한 표정을 짓지도 않지만, 또래 여자 아이돌을 넘어서는 수준 높은 계산된 듯 보이는 교태가 동작 하나하나에 배어나온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이유 ‘스물셋’은 지난 1997년 개봉해 화제가 된 소녀와 중년남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도미니크 스웨인과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영화 ‘로리타’를 연상하게 해 더욱 흥미를 끈다.

‘로리타’는 10대 소녀 로리타(도미니트 스웨인)에게 빠져드는 교수 험버트(제레미 아이언스)의 아슬아슬한 사랑을 그린 영화로, 당시 험버트가 소아성애자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뇌리에는 험버트의 정신병리학적 질환 여부보다는 갓 태어난 아이처럼 뽀얀 살결에 상대의 마음을 파고드는 위험한 시선을 가진 소녀 로리타의 모습이 강렬하게 각인돼있다.

아이유는 ‘스물셋’ 뮤직비디오에서 18년이 지난 2015년 현재, 로리타의 모습을 현대적 색채와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아이유의 바이올렛과 블랙이 조합된 크롭트 티셔츠와 하이웨스트 블랙쇼츠에 바이올렛 초커를 하고 춤추는 모습이 더블 버튼 디테일의 하이웨이스트 쇼츠와 오프숄더 블라우스 크롭트톱을 입은 로리타와 닮아있다.

또 케이크를 맞보며 짓는 묘한 표정과 10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타인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로리타의 시선은 18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섬뜩할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뿐 아니라 로리타 스타일의 주를 이룬 로맨틱한 감성의 프린트 원피스를, 아이유는 레이스가 촘촘히 더해진 크림색 실크원피스와 오버사이즈의 레드 터틀넥 스웨터로 대체해 다르지만 그래서 오히려 딱 들어맞는 상황을 연출했다.

아이유 ‘스물셋’ 노랫말은 스물세살 여자보다는 어른이 되고 싶은 10대의 감성에 근접해있고, 뮤직비디오 속 모습은 로리타 콤플렉스에 걸린 이미 성인이 된 여성의 모습을 연상하게 해 대조를 이룬다.

뮤지션들의 아이유에 대한 무한애정의 이유와 남성들의 시선을 끄는 아이유의 매력은 다른 시각인 듯 묘하게 겹치는 지점이 있다. 아이유의 음악적 역량 못지않게 상대를 끌어들이는 강한 흡인력은 그녀의 맑은 피부와 눈망울에서 배어나오는 야릇한 표정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아이유 ‘스물셋’ 뮤직비디오 캡처. 영화 ‘로리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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