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은혜-윤춘호 ‘표절 논란’, ‘원조’ 없는 디자인 “돌은 누가 맞아야 하나?” [패션톡]
- 입력 2015. 10.29. 11:47:59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윤은혜와 ‘아르케’ 윤춘호 간의 열띤 ‘표절 논란’이 한동안 여론을 장식한 가운데 윤은혜는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을, 윤춘호는 지난 19일로 예정된 헤라서울패션위크의 패션쇼를 취소해 개인에게 끼친 심리적 부담을 짐작하게 했다.
윤은혜 '여신의 패션', 윤춘호 '아르케' 2015 FW (위)/ '럭키슈에뜨' 2015 FW(아래)
이번 사태는 스타의 특권의식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정작 패션계는 ‘디자인 표절’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이 정도로 확산될 사안은 아니었다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했다.
패션계는 표절에 ‘주홍글씨’를 씌우는 시대는 지났다는 입장이다. 더는 원조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비슷한 디자인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책임 추궁을 해봤자 결론 없는 논쟁만 지속될 뿐 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윤은혜가 중국 상해 동방위성TV의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신 ‘여신의 패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고가에 낙찰된 화이트 롱 재킷이 ‘아르케’ 윤춘호의 화이트 롱코트와 디자인 유사성이 높은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표절’라고 규정할 수도 없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업계 관계자 역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논란이 된 디자인의 핵심인 프릴 장식은 지난 3월 열린 서울패션위크 2015 FW와 10월에 개최된 서울패션위크 2016 SS에서도 여러 디자이너의 패션쇼에 올라 대세 트렌드임을 입증했다.
‘럭키슈에뜨’는 2015 FW에서 기계주름을 촘촘히 잡은 프릴로 베이지핑크 코트형 원피스의 소매와 카라를 장식했다. 이뿐 아니라 비비드블루 원피스에는 소매는 물론 스커트와 네크라인을 프릴로 둘러 드라마틱한 느낌을 살렸다.
이처럼 명확하게 ‘구분’되는 프릴 장식 외에도 위치까지 유사한 프릴이 달린 스웨트셔츠 등은 오너 디자인의 브랜드 라벨이 달린 상태에서 여기저기서 팔리고 있기도 하다.
한 원로 오너 디자이너는 “최근 디자인 복제는 ‘표절이냐, 아니냐’가 아닌 ‘재해석이 설득력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전환됐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역시 전혀 새로운 어떤 트렌드를 창조보다는 기존의 것을 어떻게 가공해 대중에게 새롭게 보이게 하느냐로 달라졌습니다”라며 디자인 표절에 대한 달라진 관점에 대해 설명했다.
윤은혜의 경우, 표절 자체보다 재해석이 부족한 디자인 역량에도 굳이 디자이너로서 무대에 서는 그녀의 선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아르케’의 물리적 정신적 피해가 컸지만, 피해자만 존재하고 피의자를 가릴 수 없는 현 패션계의 피의자 부재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이미화 기자, 윤춘호 페이스북, 럭키슈에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