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NC 백화점 ‘미니동물원’ 전시용 동물, 죽어도 ‘그만’ 귀찮으면 ‘방생’
- 입력 2015. 11.02. 13:46:57
- [매경닷컴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미니 동물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다” 애초에 동물원은 동물들이 자연과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곳인데, 작은 울타리 안 콘크리트 바닥에 동물을 넣어 둔 채 동물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얼마나 자의적인지에 대한 동물자유연대 측 설명이다.
마리오아울렛 야외 동물원,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사슴의 이상행동 동영상
토끼는 굴을 파야만 하고 사슴이나 햄스터는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 등 기본적으로 모든 동물에게는 충족돼야 할 습성들이 있는데, 미니 동물원은 이러한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물을 본 아이들은 너도 나도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등 백화점 미니 동물원의 관리와 통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모습이다.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오프라인으로 쇼핑을 나서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떨어지자 백화점, 대형쇼핑몰 마다 토끼, 햄스터, 닭, 미니돼지, 거북이, 개 등을 모아 기르는 동물원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 몰이 일환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돈 들이지 않고 주말 나들이 코스를 정할 수 있으니 아이들을 대동해 가까운 백화점, 대형쇼핑몰에 방문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미니동물원에서 기르던 라라라는 한 마리의 사슴은 외국인 관광객의 눈에 띄었고, 그가 만든 불쌍한 사슴을 도와달라는 영상이 일파만판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백화점 측은 즉시 사슴을 방생했고, 나머지 기르던 동물들도 올해 안에 방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미 해당 동물원에서 기르던 양은 고객들이 무분별하게 준 먹이를 먹고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레리독 역시 과체중 상태이다. 백화점 측은 정기적으로 동물들을 진찰하는 수의사도 있었으며, 관리사들도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배설물을 먹거나 머리를 벽에 문대는 등 눈에 띌 정도로 이상한 사슴의 행동에도 어떠한 조치가 없었던 점, 고객들이 먹이를 주는 것조차 관리가 전혀 안 된 점은 백화점 측이 설명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동물자유연대 측은 “백화점 측이 논란이 생기자마자 동물들을 방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원이 빗발치고 귀찮아지니 바로 동물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더 나은 환경으로 방생되면 다행이지만 식용 농장으로 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동물원법 자체가 통과되지 않아 관리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전문 인력이 아닌 일반 아르바이트생인 경우가 파다하다. 밥 주고 배설물을 처리하는 역할 정도를 하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더 많다. 국내 동물원 중에서도 수의사가 없는 곳이 많은데 백화점이 과연 제대로 관리했을지 의문이다”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사실상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미니 동물원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사슴이라는 커다란 동물에게 눈에 띄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아기곰 탈출 사건이 발생했던 부산 NC 백화점 해운대점을 비롯해 부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마리오아울렛도 미니 동물원을 명분으로 토끼, 닭, 햄스터, 거북이 등 작은 동물들을 기르고 있고 허술한 관리 속에 운영 중인 백화점 미니 동물원이 더 많다.
법적으로 동물원법이 지정된 바가 없다보니 멸종 위기 동물이 아닌 이상 백화점이 동물을 사들여 백화점 내에 전시하는 순간 동물원이 되는 것이다. 어떠한 법의 굴레도 없는 상태이기에 동물들의 폐사율도 파악할 수 없으며, 백화점 측이 고의적으로 동물을 죽게 하면 학대죄가 될 수 있지만 스트레스로 죽거나 먹이를 잘못 먹어 죽는 등의 이유는 부검을 한다 해도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다.
고객에게 도심 속 쉼터를 제공하겠다는 백화점과 대형쇼핑몰들의 거창한 명분이 생명에 대한 책임 의식 없는 마케팅 일환으로 동물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마리오아울렛 제공, 루이스초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