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1세대’ 매니악 “얼굴보다 음악 알리고 파…최종 꿈은 유럽 진출” [인터뷰]
입력 2015. 11.06. 16:12:05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요즘 대한민국은 힙합이 가요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힙합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음원차트 상위권은 래퍼들의 신곡이 휩쓸고 있다. 이 가운데 업타운 출신의 1세대 래퍼 매니악(Maniac)이 화려한 컴백 출사표를 던진다.

매니악은 지난 2009년 업타운 6집 앨범 ‘뉴 에라(New Era)’로 데뷔, 한국 힙합씬에 첫 등장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크루 지기펠라즈(Jiggy Fellaz) 소속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난 2012년 스내키 챈과 결성한 뉴 다이너스티 멤버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다. 이달 중 던밀스가 지원사격을 한 새 싱글 ‘왓 유 원트(What you want)’를 발매하고 약 4년 만에 솔로로 활동 기지개를 켠다.

새 싱글에 대해 매니악은 “말 그대로 ‘뭘 원하냐’는 뜻이다. ‘너희가 원하는 게 뭐냐. 우리가 맞춰보려고 한다. 하지만 잘 되지 않으니 우리 음악을 보여주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시 컴백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무료 공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한 달에 한 곡 정도 꾸준히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니악은 음악 활동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꾸준히 음악과 함께 했다. 12세에 첫 가사를 썼고 19세 때 미국에서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미국에 살고 있었으나 아버지의 일 때문에 가족이 함께 부산으로 오게 됐고, 이후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음악으로 첫 발을 내딛은 데 대해 “한국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게 단점이었지만 장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힙합 1세대 그룹인 업타운과 정통 힙합 듀오 뉴 다이너스티로 활동하며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실력에 비해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매니악은 음악을 그만 두기에 이렀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단 졸업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로 다시 돌아갔다고. 하지만 4년 후 음악은 다시 운명처럼 그를 자신의 품으로 이끌었다.

“그동안은 식구들을 만족시켰고,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 싶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힙합을 많이 들어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니악의 말처럼 한때 음지에 가려져 있던 힙합 문화는 현재 대세로 떠올랐다. 래퍼를 장래희망으로 꼽는 어린 아이들도 있을 만큼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해 매니악은 “기분 좋다. 예전에는 힙합이 방송에도 안 나가고 홍대 외에서는 잘 들을 수가 없지 않았나.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많이 알려져 좋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알려지고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로는 도끼와 박재범을 꼽았다. 매니악은 “업타운 활동 당시 박재범은 2PM으로 활동 중이었는데, 대기실에서 함께 이야기하다 알게 된 사이다. 원래 가수인데 랩을 잘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업타운의 막내였던 스윙스는 TV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그는 “업타운에 있으면서 우리만의 색깔을 많이 못 보여줬다. 특히 스윙스는 실력의 90%가 가려져 있었는데 꾸준히 발전하면서 알려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 적도 있는 만큼 이번에도 방송 활동을 할 계획인지 궁금했다. 매니악은 “(출연 제의가) 들어온 것은 많았는데 준비가 안 돼 다 거절했다. 앞으로 이미지에 맞는 곳에서 출연 기회가 온다면 나가고 싶다”며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은 보긴 했는데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더라”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니악이 ‘쇼미더머니’에 나갔다면 1등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이야기하자 매니악은 웃음 지으며 “챈 형도 나오고, 업타운에서 함께 활동했던 스윙스도 출연했더라. 요즘 랩을 워낙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만약 나갔다 하더라도 1등은 자신 없다”고 답했다.

몇 년 새 래퍼들의 디스(Disrespect)전이 화제를 모으면서 ‘디스’를 앞세운 힙합 프로그램들이 힙합 문화를 변질시켰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매니악은 “하고 싶은 말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힙합 아닌가. 어느 면에서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처럼 과격한 일만 없다면, 팬들은 재미있게 보고 아티스트는 이름이 알려지니까 윈윈이 아닐까”라는 소신을 밝혔다.



힙합 프로그램 우승자로 거론될 만큼 실력은 모자랄 데 없지만 잘 풀리지 않아 아쉬움도 있을 법 했다. 그러나 매니악은 “여느 아티스트들처럼 이름을 알리고는 싶다.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알렸다”며 “내가 원하는 건 얼굴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음악을 알리는 거다. 이름을 못 알린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앞으로 잘 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제는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후배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크루를 만들고 있고, 보컬 2명을 영입해 래퍼들의 앨범도 작업 중이다. 매니악은 “실력은 있는데 빛을 볼 기회가 없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런 사람들을 우리가 도와주고 싶다. 내게 데모테이프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부했다.

“한국어가 서툴지만 영어도 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힙합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이곳저곳과 최종적으로 유럽까지 나아가고 싶다. 지금은 준비 단계다. 이때까지 한국에서 음악을 해왔지만 하고 싶었던 음악은 하지 못했다. 이게 첫 기회다. 앞으로 나만의 스타일로 많이 들려드리고 싶고 그만큼 사랑도 받고 싶다.”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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