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근 “‘발칙하게 고고’ 실보다 ‘득’ 많았던 작품” [인터뷰]
- 입력 2015. 11.18. 15:25:28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이원근은 첫 주연 작품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 속 김열을 떠나보내고 긴장이 풀려 다소 지쳐보였으나 작품 얘기를 꺼내자 행복했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17일 이원근은 서울 강남구 모처에 위치한 시크뉴스에서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윤수정 극본, 이은진 연출)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원근은 이 드라마에서 세빛고등학교의 전교 1등, 준수한 외모까지 가진 김열을 연기했다. 그는 시트콤 ‘일말의 순정’과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으로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비춰왔지만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은 ‘발칙하게 고고’가 처음이었다. 데뷔한 지 4년 만에 골든타임의 주연을 맡게 됐으며 ‘치어리딩’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그에게 부담 혹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발칙하게 고고’가 첫 촬영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영화 ‘여교사’와 2주 가량 촬영이 겹쳤다. 첫 주연이라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으며 시간은 부족해 쫓기듯 촬영을 했어야했다. 그럼에도 그가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는 “정말 감사한 기회였다. 그래서 하게 됐다.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동시간대의 경쟁작들이 좋은 라인업을 갖고 있는 드라마이기는 했지만 저는 시놉시스를 보고 나서는 그냥 너무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고 우리도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열은 능글맞으며 자신의 잘난 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생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가 말하는 이원근은 조용하고 말도 느리며 톤도 낮았다. 또한 앞서 촬영했던 ‘여교사’ 속 역할 역시 무미건조하고 담담한 역할이었다. 그가 초반부터 이 역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감독과 캐릭터를 함께 구축하며 온전히 김열을 연기 해나갔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세빛고는 이기기 위해 서로간의 고발도 서슴지 않는 철저한 경쟁사회였다. 이원근의 실제 고등학교 생활과는 달랐지만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의 이야기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가 그렇다. 학생들을 보면 사교육에, 끊임없는 공부, 밤 11시 12시까지 공부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고 학원가고 사교육 현장은 여전히 뜨겁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들이 드라마에서도 쓰였다. 대본을 보면서도 아팠던 부분들이 많았다. 성적에만 몰두하고 학생다움을 다 잃어버리고 꿈을 키우지 않고 대학을 가면 다 되는 것 같은 그런 것들이 조금은 진짜 너무 현실성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드라마 속 세빛고의 분위기와 달리 정은지(강연두 역), 지수(서하준 역), 차학연(하동재 역), 채수빈(권수아 역) 등 또래들 배우들과 함께한 촬영장은 화기애애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원근은 또래 배우들과 초반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드라마 종영 한 뒤에도 계속 연락을 할 만큼 배우들과 친해져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감독님이 ‘너희 친해져’라고 했는데 그게 실수였다. 정말 친해졌다. 정말 시끄럽다. 같이 모이면 엄청 수다 떨기 바쁘다. 감독님이 우스갯소리로 ‘너희 왜 이렇게 친해졌냐고 조용히 좀 해라’고 얘기했던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대화의 주제 없이 다 잘 통했다. 다들 수다쟁이다”라고 설명했다.
매회 좋았던 촬영장 분위기만큼 즐거웠던 기억도 많다. 그는 기억 남는 장면에 대해서 치어리딩 장면과 4회에서 지수와 씻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치어리딩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힘들면서도 즐거웠다. 한 파트 끝나가면서 재밌었다. 물론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데 대역 없이 저희가 다했다.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지수랑 4회에서 씻는 장면이 있다. 아침에 메이크업도 안 하고 첫 장면을 찍었다. 일어나자마자 이만 닦고 거기 가서 촬영을 했다. 그냥 그 상황이 정말 웃겼다. 촬영 끝나고 거기서 목욕을 했다. 거기서 아예 씻었다. 그게 누구 들어올 수 도 있는데 씻을게요. 하고 씻었다. 지금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모든 배우와 호흡이 좋았지만 지수와는 놀랄만큼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었다. 그는 “게임라든지 영화 장르라는 것들이 다 비슷하다. 처음에 깜짝 놀랐다. 영화는 예술 영화든 심오한 영화든, 이 영화가 왜 작품성 있는 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데미안 라이스라는 아티스트도 똑같이 좋아한다. 지수도 그걸 좋아한다. 불러주고. 정말 좋아하니까 노래도 알고 가사도 알고 신기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원근은 “꽃을 좋아한다. 꽃꽂이 하고 꽃 말리고 꽃으로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알록달록 꽃의 색이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색을 화사하게 한 곳에 모아놓으면 굉장히 예쁘다. 그래서 그런 게 취미가 생겼다”라며 섬세한 취미를 전했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진중한 태도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원근은 드라마 속 김열과는 달라 보였다. 그 또한 김열과 닮은 점이 없다고 언급하며 ‘자신감, 명석함’을 닮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김열과 닮은점을 발견했다. 바로 강연두의 소꿉친구 하동재를 질투하는 모습이 자신과 꼭 닮은 것. 만약 여자친구에게 하동재와 같은 친구가 있으면 어떨 것 같냐는 말에 “엄청 질투 날 것 같아요. 그래서 동재가 그럴 때 현실 질투했다. 진짜 저 정말 입이 삐죽 나왔다. 생각을 해봤다. 남자답게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열이는 연애적으로 서툴다. 능숙한 척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되게 서툴다. 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하는 데 이거는 저랑 비슷했던 것 같다. 질투 좀 많은 것”이라고 꼽았다.
끈끈하고 열정 넘치며 ‘하나의 공동체’라고 여겨질 만큼 화기애애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와 달리 아쉽게도 시청률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원근에게 이 드라마는 없어서는 안 되고 헤어져서도 안 되고 꼭 필요한 존재였다.
“시청률이 아쉬운 건 있지만 현장에서 열정을 쏟았고 정말 열심히 끈끈하게 뭉쳐서 촬영했다. 누구하나 무너지지 않게. 그런데 그 시청률이라는 표기 하나만으로 평가하기는 말도 안 된다. 시청률은 크게 운운하지 않고 이렇게 작품을 끝냈다. 그 작품을 통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고 그 작품으로 인해서 관심을 많이 받아서 감사하다. 그냥 다 저에게는 실보다는 득인 작품이다. 주연으로서 드라마 첫 작품이고. 저에게 배우 인생에 있어서 이후에도 아마 큰 매개체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이원근은 올 한 해 ‘하이드 지킬 나’ ‘여교사’ ‘발칙하게 고고’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는 연말은 학생으로 돌아가 학업에 충실할 계획이다. “‘하지나’에서 한 회 한 장면 나오다가 ‘여교사’에서 주연을 맡았다. 갑자기 ‘발칙하게 고고’에서 극을 이끌었고 정말 감사한 한해였다. 한 장면 나왔다고 해서 아쉬운 게 아니라 그냥 작품에 출연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더 좋은 작품을 하게 되어서 감사했다. 올해가 양의 해다. 그래서 그냥 마무리 잘 하고 싶다. 별탈 없이 건강하게 올 한해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데뷔 4년차 이제 막 첫 주연이라는 발걸음을 뗀 이원근에게 배우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전 작품보다 더욱 성장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해서 끊임없이 제가 발전 되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박혜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