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 수지가 배수지가 되는 향긋한 순간들 [시네프리뷰]
입력 2015. 11.18. 17:47:17
[시크뉴스 최민지 기자] 18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 ‘도리화가’(이종필 감독, 영화사담담 어바웃필름 제작)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류승룡 배수지 송새벽 이동휘 안재홍이 만들어낸 호흡은 그야 말로 연습의 결과물.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렇게 완성적인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도리화가’는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배수지)과 그녀를 만들어낸 스승 신재효(류승룡)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던 1867년, 진채선은 어릴 적 신재효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판소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고 결국 그 의지는 신재효마저 꺾어버렸다. 그리고 향기가 없는 씨앗에 지나지 않았던 진채선은 무럭무럭 자라나 흐드러지는 복숭아꽃과 자두꽃, 도리화가 됐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배수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걸그룹에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배수지. 이젠 그녀에게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찾아볼 수가 없다. 수지에서 진정한 배수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소리를 내는 모습 하나에서도 노력의 자취를 찾을 수 있었다. ‘얼굴에 숯검댕이를 칠해도 예쁘다’는 말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연기에 확실하게 몰입된다. 그 정도로 배수지의 노력이 놀라운 순간이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데서 시작된다. 영혼이 없는, 감동이 없는 노래는 생명력이 없다. 이는 영화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가슴 속에서 끄집어내는 감정, 이 느낌만한 생명력은 존재하지 않을 터. 극 중 신재효를 생각하며 한 음, 또 한 음을 내는 진채선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머릿속이 하얗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 판소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인 신재효는 진채선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더욱 진한 향기를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언뜻 보면 멜로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는 큰 파장을 일으킨다. 감동, 마음이 동한다.

류승룡 배수지 송새벽 이동휘 안재홍. 이 조합은 완벽한 한 팀으로 관객의 호흡을 빨아들인다. 1년 여 간의 흔적이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지며 완성도를 더한다. 북을 치는 김세종(송새벽)과 소리를 하는 칠성(이동휘) 용복(안재홍) 진채선, 그리고 스승 신재효의 만남은 어느 하나 모자람 없는 동리정사의 모습을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완벽하지 않았던 동리정사의 모습,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은가.

또한 이들의 뒤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배경 역시 시선을 이끈다. 푸른 산과 세차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폭포, 하얀 눈밭 위에 그려지는 발자국과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은 연기력과 비견되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대사 하나하나가 예민한 신경세포들을 건들이고, 작은 마음의 터치들은 극대화되며 만개했다. 아름답다. 오는 25일 개봉 예정.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최민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도리화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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