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남궁민 vs ‘베테랑’ 유아인, 재벌 2세 악역의 조건 ‘클래식의 반전’[드라마 STYLE]
입력 2015. 12.11. 09:39:44

영화 '베테랑' 유아인,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남궁민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남규만 역할을 맡은 남궁민이 ‘냄새를 보는 소녀’ 연쇄살인범 셰프 권재희와 180도 다른 스타일로 변신해 시선을 잡아끌었다.

권재희가 부드러운 감성으로 악을 포장해 선과 대비했다면, 재벌 2세 남규만은 악마적 본능을 감추지 않는다. 반전 없는 예측 가능한 악역임에도 주위를 압도하는 미세한 심리 변화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의 서슬 퍼런 분위기로 그가 보여줄 악이 무한궤도 위에 있음을 말해준다.

권재희를 벗어던지고 남규만으로 돌아온 남궁민은 영화 ‘베테랑’ 조태오로 천만관객 배우 대열에 오른 유아인과 스타일이 짜 맞춘 듯 완벽하게 일치해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베테랑’ 조태오와 ‘리멤버’ 남규만은 뼈 속까지 특권층인 재벌 2세의 상징적 코드로 ‘브리티시 클래식’의 반듯함을 앞세웠다.

클래식은 매너를 갖춘 남자를 상징하는 드레스코드임과 동시에 집착증 성향과 비정상적인 특권층 의식을 과시하는 극단적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베테랑’ ‘리멤버’ 속 클래식은 조태오와 남궁민의 극악한 성향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유아인과 남궁민은 영국 신사를 연상하게 하는 반듯하게 가로지르는 가르마와 조금의 부스스함도 허용하지 않는 말끔함, 여기에 슈트까지 대표 클래식 코드인 몸에 꼭 맞게 재단된 쓰리피스 슈트로 감정 없는 특권층의 모습을 완성했다.

◆ 1. 1:9 가르마포마드


지난여름 영화 ‘베테랑’ 개봉을 전후해 ‘유아인 머리’로 불리는 일명 가르마포마드, 더 정확하게 ‘세미 슬릭백 언더컷’은 올 하반기 남자 유행 헤어스타일 리스트에 올랐다. 이 헤어는 이목구비의 장단점을 그대로 노출할 뿐 아니라 고지식해 보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실제 이 스타일을 시도하는 남성은 드물다.

그러나 이처럼 위험천만한 헤어가 남궁민이 ‘리멤버’ 남규만으로 이미지 갈아타기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커트는 옆머리는 짧게 정수리 부분의 머리는 길게 잘라 손질했을 때 볼륨을 살리도록 디자인된 커트다. 이처럼 치밀하게 계산된 커트를 한 후 클래식의 지존 1:9 가르마를 하고 포마드로 정수리 부분의 볼륨을 살려 손질하면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조태오와 남규만의 재벌 2세 악역 헤어스타일이 완성된다.

그러나 둘 사이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유아인은 가르마를 탄 후 삐져나오는 모발 하나 없이 윗머리를 동그랗게 볼륨을 살려 포마드를 발라 정돈한 반면, 남궁민은 앞머리를 짧게 잘라 모발 가닥 가닥을 살려 손질해 유아인보다 날이 선 느낌을 더 강조했다.

◆ 2. 보디피트 쓰리피스 슈트


영국 신사의 정석은 쓰리피스 슈트다. 몸에 꼭 맞는 베스트와 재킷의 조합은 재킷 하나만으로 충족하지 않는 슈트의 품격을 완성한다.

경우에 따라 재킷과 조끼의 패턴이나 컬러를 달리하기도 하지만, 유아인과 남궁민은 컬러와 패턴을 통일하고 넥타이도 같은 계열의 컬러를 선택해 극 중 극악한 캐릭터의 집착증적 성향을 표현하는 치밀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역시 옷에서도 두 사람의 미묘한 차이가 노출된다.

유아인은 그레이 컬러의 쓰리피스 슈트와 짙은 그레이 타이로 모노톤을 유지하고 전체적으로 톤이 밝은 의상보다 그레이와 베이지가 뒤섞인 듯 한 톤의 슈트에 짙은 브라운 타이를 매는 등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남궁민은 차가운 블루 계열의 쓰리피스 슈트나 셔츠에 행커치프까지 꼭 챙기는 등 격식을 완벽하게 갖춘다.

클래식은 극과 극의 반전으로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반전 이미지를 암시하는 도구로 자주 활용된다. 클래식의 엄격함은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이들의 심리적 경직과 분노를 표현하는 최적의 코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베테랑’ 스틸컷, SBS ‘리멤버 : 아들의 전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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