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 성장 뒤 후폭풍” 사건사고 주역이 된 ‘한국산 화장품’ [2015 뷰티 핫이슈]
- 입력 2015. 12.15. 15:51:03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한류의 생명력이 다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한류는 스타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콘텐츠로 여전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정규직전환형 '국정교과서' 관련 의견 게시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도박 혐의, KT&G 민영진 사장/화장품 계열사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왼쪽부터 시계방향)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의 성장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한국 화장품 업계마저도 올 한해 중동호흡기증후근(MERS, 이하 메르스)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이 철저한 검열로 한국화장품브랜드들의 자국 내 성장을 규제하는 가운데 메르스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가두매장으로 급성장한 화장품브랜드숍을 위기로 내몰았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악화 탓인지 한 동안 여론을 뜨겁게 달군 화장품브랜드숍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의 치열한 갑질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또 화장품브랜드숍은 매장 늘리기 식 양적 확장에서 한발 물러나 ‘제품’ 경쟁력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전략 변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하듯 고속 성장 뒤의 후폭풍은 거셌다.
◆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도박 혐의 ‘징역 3년’
화장품브랜드숍 성장의 주역인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가 지난 10월 19일 조폭이 연루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 수감돼 지난 4일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정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회사의 재산을 빼돌린 사실은 없으며, 실형이 선고되면 회사의 매출과 성장,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카오 호텔 4곳의 정킷방을 운영해오던 송정리파 행동대원 이모씨가 검거되면서 밝혀진 정 대표의 해외 원정 도박은 화장품브랜드숍의 마이다스 손을 불리던 뷰티업계에서의 입지를 고려할 때 큰 사건이었다.
정 대표는 미샤와 함께 업계 1, 2를 겨루고 있는 더페이스샵 창업자로, LG생활건강에 매각 후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을 창업해 빠른 속도로 업계 정상으로 끌어올려 ‘재창업의 신화’를 썼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전 세계 13개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진출해있는 등 글로벌 성장을 가속하고 있는 중이어서 정 대표의 실형 선고에 따른 경영 공백이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영업관리사원의 조건 ‘국정교과서 찬반’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처럼 정치적‧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아모레퍼시픽의 영업관리직무 정규직전환형 인턴 최종 면접에서 질문으로 나와 여론을 들끓게 했다.
당시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A씨에 따르면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님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강한 의지를 표하신 국정교과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며, 자신은 ‘2017년 첫 출간되는 국정교과서가 올바르게 만들어질지에 대해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된다'고 말했다는 것.
결과는 탈락이었고 그가 탈락한 사유가 무엇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정치석 성향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인사 담당자 및 면접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시스템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 대기업의 비자금 창구 역할로 전락한 ‘한류 화장품’
화장품이 한류 주역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Made in Korea’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는 한류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게 고공 상승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끝을 모르고 성장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올해는 ‘비자금 조성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라는 의혹에 시달렸다.
대기업 비자금 조성용으로 시중가보다 싸게 나오는 국산 유명 화장품을 확보한 것처럼 속이고 피해자 4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6억 8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4월 홍모씨가 구속됐다. 또 검찰이 KT&G 민명진 사장의 비자금 조성을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열사인 화장품회사가 비자금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 화장품의 제품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정치 및 경제 사건과의 연루 사례가 늘고 있다. 유명세로 넘겨버리기에는 한국 화장품의 기초가 튼실하지 않아 이런 사건사고가 K뷰티 성장을 꺾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