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외전’ 강동원 “코믹 캐릭터 이제서 드러나, 난 원래 웃긴 사람” [인터뷰]
- 입력 2016. 01.29. 08:21:30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영화 ‘검사외전’은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은 강동원이 오롯이 돋보이는 영화다. 검사 변재욱(황정민)의 시나리오에 기꺼이 동참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강동원의 모습은 감독이 왜 굳이 영화가 ‘범죄오락영화’라고 강조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강동원은 “사기란 내가 되고 싶은 그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극 중 한치원의 말처럼 사기꾼 역할을 능청스러운 연기로 소화해냈다. 특히 연기력으로 손꼽히는 황정민과 연기하면서도 오히려 황정민보다 더 튀는 존재감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과 흥미를 오가며 관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강동원은 언론시사회 이후 “저희가 기획했던 대로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 다들 마음이 편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갖고 있었던 걱정에 대해 털어놨다.
“다들 이제 내려놓고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윤종빈 제작자님께서 거의 예민의 극치를 달리다가 언론시사회 끝나고 활짝 웃으시더라고요. 지금 중이염으로 고생 중인데 ‘흥행이 되면 모든게 다 나을 것 같다, 암도 나을 거 같다’ 그러시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강동원은 범죄오락영화인 ‘검사외전’에 대해 관객들이 범죄스릴러로 오해하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검사외전’의 주된 공간 배경이 검찰청, 감옥, 법정이다보니 다소 무거운 영화로 보일 수 있으나 이일형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는 재밌는 범죄오락영화”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완성이 됐고 생각보다 재밌게 나왔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오락영화인데 치밀한 범죄스릴러로 오해하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시사회 이후 반응을 보니 그런 쪽으로 기대하신 분도 ‘어? 웃긴 영화네’ 하고 뚫어내는 것 같아 안심이 되더라고요”
강동원은 “이렇게 코믹한 역할을 해본 적이 거의 없지 않나”라는 질문에 “사실 다른 영화에서도 코믹한 역할을 하긴 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예민해보이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강동원을 코믹한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게 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또 “이번 영화의 여러 장면들을 두고 보니 원래 코믹본능이 잠재돼 있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에는 “제가 원래 웃긴 면이 있다. 개그 타이밍을 잘 안다”면서 한치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한치원은 감옥에 있는 변재욱을 대신해 그의 누명을 벗겨주려 필요에 따라 펜실베니아주립대 유학생, 서울대 출신 검사, 선거운동원 등 자유자재로 변하는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이다.
“사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전우치’도 코믹한 캐릭터였고 ‘검은 사제들’도 초반에는 개그 코드가 있었어요. 전에도 코믹한 캐릭터를 하긴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이제 막 스크린으로 드러나는 건 제가 이제는 연기에 대해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걸 호흡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잘 들어왔죠. 또 캐릭터를 웃기게 풀어내는게 재밌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하기 전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너무 가볍게만 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치원은 깊이라고는 아예 안 넣는게 제일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치원은 아무 생각이 없고 육체노동으로 돈버는 걸 싫어하는 그런 인물이에요. 실제로 한치원에게 가족이 있는지 없는 지도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모든게 가짜인 친구인 거죠”
강동원은 한치원의 표정과 말투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하며 캐릭터 준비를 했던 과정과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에 대해 털어놨다.
“거짓말하다가 입을 다무는 것 등 제가 평소에 안 하는 표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캐릭터 준비를 하면서 외국친구들을 만나 관찰을 했는데 제스처나 표정을 많이 짓는 걸 보고 ‘저거 써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외국 사람들은 표정으로 자기어필을 잘하더라고요. 또 외국 사람들은 앞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계속 쳐다보고 건배할 때고 눈보고 건배하고 그러는데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잘 안 하잖아요. 여자를 유혹할 때 지었던 눈짓이나 ‘셀카’를 찍으면서 지어보였던 표정 등을 외국 친구들에게서 가져왔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처음 보는 여자분들을 계속 쳐다봐야되니까 혹시 이상하게 생각하실까봐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런게 시나리오 상에는 안 써있었거든요. 그냥 저 혼자 설정으로 감독님한테도 얘기 안 하고 그렇게 한 거예요. 은행여직원 분을 볼 때도 시나리오에 전혀 안 써있었는데 계속 눈을 마주쳤죠. 감독님이 보더니 웃으시더라고요”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등을 연달아 개봉한 데 이어 막바지 촬영 중인 ‘가려진 시간’까지 강동원은 쉬지 않고 일하고 있었다. 19살에 데뷔한 이후 36살인 현재까지 쉼없이 달려온 강동원은 “놀아봤자 술먹는 거 말고 딱히 뭘 하겠냐, 그런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며 그동안 일에 몰두해온 이유에 대해 밝혔다.
“최근에는 거의 쉰 적이 없어요. ‘검사외전’ 촬영 들어가기 전에 잠깐 쉬는 동안 동남아 수영장에 가서 멍때리고 있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올라 캐릭터에 대해 준비도 하고 했어요. 향후 한 10년 정도는 영화에 몰입하고 싶어요. 영화 만드는 사람끼리 영화 얘기를 하는게 정말 재밌어요. 이제는 아예 일과 취미가 완전히 합쳐진 거죠. 지금 저의 취미는 영화 만드는 사람이랑 술 마시면서 영화 얘기 하는 것입니다”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