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외전’ 강동원, 치밀하게 설계된 범죄오락 ‘패션필름’ 속 모델 배우 [영화의상 STORY]
- 입력 2016. 02.02. 17:59:31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검사외전’은 범죄오락영화를 표방한 ‘패션 필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모델 출신 배우 강동원이 돋보인다.
영화 '검사외전' 강동원
강동원의 키가 한 뼘만 작았다면, 얼굴이 조금만 컸다면, 몸에 근육이 탄탄하게 잡혔다면 ‘검사외전’의 오락적 완성도는 ‘미생’에 그쳤을 것이다. 키 186cm,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깡마른 몸. 이 같은 비현실적인 신체조건이 ‘검사외전’의 오락적 재미를 ‘완생’으로 끌어올렸다.
종이 같이 얇은 몸을 자유자재로 내버려두고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한치원은 강동원이 아니었다면 상상조차 못했을 정도로 강동원의 영화 밖 실제모습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작고 예쁘장한 이목구비에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능청맞은 웃음, 외모와는 상반된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영화 밖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동원의 모습이다.
강동원의 전작들은 이런 강동원의 모습을 외면하고 대중이 이상화한 모습을 재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로 시작된 강동원의 실제 모습 끌어내기가 영화 ‘검사외전’에서 비로소를 빛을 발했다.
‘검사외전’ 한치원은 몸놀림과 말투는 물론 상황마다 계속 바뀌는 캐릭터까지 마치 런웨이를 걷는 강동원을 보듯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주 빠른 속도로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영화의상감독 조상경은 검사외전에서 ‘이 배우가 이런 역할을 한다면’ 이라는 가정이 의상 작업의 출발이었다고 설명했다.
리얼리티보다는 팝콘 무비처럼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 재미가 포착되도록 기획된 의상들은 강동원과 매력적인 사기꾼 한치원을 하나의 인물로 만들었다.
황정민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검사 역할 중 적당히 여유를 준 클래식 슈트에 화이트 셔츠와 레드 넥타이, 반 무태 사각 프레임 안경까지 갖추고 서울대학교 동문모임에 간 장면은 한치원의 능청맞음이 절정을 이뤘다.
그러나 이 영화 속 패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단연 데님소재로 제작한 죄수복이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인연이 시작되는 감옥 속 상황이 진부하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 데는 죄수복이라는 역할을 부여한 후 감옥 전체를 채운 시크한 데님슈트의 힘이 컸다.
조상경 감독은 “이 영화는 범죄영화의 외피를 가졌지만 스타일리시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리얼리티는 최대한 배제해도 상관없었죠”라며 이 영화 의상 작업이 여타 범죄영화와 다른 점을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데님은 소재감이 워싱이나 입었을 때 옷태가 좋아 스타일리시함이 요구되는 장면에서 최적의 소재였다는 것이 조 감독의 부연 설명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데님 소재를 사용한 것 뿐 아니라 얇은 화이트 티셔츠에 죄수복 상의 단추를 풀러 레이어드 효과를 낸다든지 누빔 베스트와 데님 재킷의 레이어링은 치밀한 각본에 따라 전개되는 ‘검사외전’만이 갖는 매력적인 완성도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서 조상경 감독이 강조한 리얼리티 배제의 힘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강동원은 리얼리티가 축소된 영화가 마냥 판타지로 흐르지 않게 설득력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해 본격 한국판 스타일리시 버디 무비로 기대감을 높였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검사외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