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더캄머’ 신혜영 디자이너 ‘트렌드’ 모른 척할 때 ‘트렌디한 옷’ [인터뷰]
입력 2016. 02.04. 08:31:40
[매경닷컴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트렌드를 따르지 않아 더 트렌디한 분더캄머(Wnderkammer) 신혜영 디자이너가 2015 서울패션위크 제네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국내 대표 패션 행사에 첫 발을 디뎠다. 올해로 서른셋인 그녀가 20대의 절반을 바친 5년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분더캄머를 이끌면서 처음으로 오른 무대다보니 패션계의 관심도 컸다.

신혜영 디자이너는 국내 컨템포러리 브랜드 톰보이 마케팅팀에서 약 3년간 내공을 쌓은 뒤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자이너로서는 중소기업청 지원 프로그램인 우먼스 패셔니스타로 2010년부터 활동했다.



◆2015 F/W 컬렉션 “신여성 그 자체 김향안을 위한 옷”

지난 시즌 그녀가 꺼내든 옷들은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졌다. 대신 밑단이나 소매 끝의 올 풀림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동양적인 여밈 장식을 더해 잔잔하지만 묵직한 분위기를 살렸다.

“‘아임러브(I'm Love)’를 콘셉트로 1930~50년대 시인 이상과 추상화가 김환기의 아내 김향안(변동림)의 내조와 내면의 성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신여성 그 자체인 그녀가 입을 법한 옷을 상상했다” 지난 컬렉션에 대한 신혜영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그녀가 옷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단조로운 실루엣 속 완벽한 착용감이다. “샘플을 10번 가까이 본다”라고 할 정도로 젊은 디자이너들이 비용적인 부담으로 꺼리는 샘플 작업에 그녀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렇다보니 분더캄머의 옷은 보는 것과 입었을 때가 다르다. 오버사이즈여도 암홀을 작게 만드는 등 몸에서 똑 떨어지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디자인 철학이다.



◆그녀의 리얼웨이 취향 “브랜드 옷만 입을 정도”

“평소 브랜드 옷만 입는다. 옷을 살 겨를이 없기도 하지만 취향을 그대로 담은 옷을 만드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생일에는 지인들이 제발 다른 옷 좀 입으라면 옷 선물을 많이 해줬다” 신혜영 디자이너의 우스갯소리이다. 그러나 분더캄머는 디자이너의 확고한 취향과 소신이 담겨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다. 트렌드 흐름에 조급해 튀려고 하지 않은 것이 잔잔하고 클래식한 분더캄머의 강점이 됐다.

또 그녀는 “슈즈를 정말 좋아해서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면 슈즈를 내놓고 싶다. 앞서 슈즈가 출시된 적이 있지만 온전히 분더캄머에서 디자인한 것이 아니다. 슈즈는 옷과 완전히 달라 공부할 부분이 많다. 지금 하고 있는 옷부터 탄탄하게 다진 뒤 슈즈 디자인에 도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평소 슈즈에 열렬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신혜영 디자이너가 그녀를 닮은 슈즈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브랜드 색과 트렌드 그 중간 “분더캄머스러워서 트렌디하다”

“디자이너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최근 트렌드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워낙 미니멀한 것을 좋아해 볼드한 주얼리가 아무리 유행해도 여전히 보일 듯 말 듯 가느다란 주얼리가 가장 예뻐 보인다” 신혜영 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차분하고 확고한 취향으로 꾸려진 분더캄머가 지난해 놈코어 룩의 대표 브랜드로 거듭 언급되는 등 트렌드를 따르지 않아 어느 때보다 트렌디한 브랜드로 여겨졌다.

“5년차가 지나다보면 브랜드 색만 고수하는 것이 지겹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내놓자니 분더캄머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그래서 결국 취향대로 간다. 브랜드 색을 지켜내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낼 방법을 항상 고민한다”라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덕분에 이번 시즌에는 물 탄 듯 탁한 컬러감 일색이었던 분더캄머에도 톡톡 튀는 몇 가지 컬러가 제안될 것으로 보인다. 간결한 실루엣과 똑 떨어지는 핏은 유지된다. 또 베이식한 아이템의 대표인 셔츠의 변형물을 대거 내놓는다고 하니 그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잔잔하지만 힘 있는 컬렉션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권광일 기자, 분더캄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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