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 “‘동주’ ‘좋아해줘’ 모두 내가 사랑했던 작품” [인터뷰]
- 입력 2016. 02.09. 12:52:06
- [시크뉴스 박혜란 기자] 강하늘은 우연치 않게 출연한 영화 ‘동주’와 ‘좋아해줘’가 같은 날 개봉하게 됐다.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하지만 어떤 것의 우위를 따지기는 어려웠다. 두 작품 모두 그가 사랑한 작품이었다.
5일 강하늘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동주’(이준익 감독) 그리고 ‘좋아해줘’(박현진 감독)와 관련해 시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하늘은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 역할을 ‘좋아해줘’에서는 천재 작곡자 수호 역할을 맡았다. ‘동주’ 촬영 이후 3~4개월 후에 이뤄진 ‘좋아해줘’ 촬영이었으나 공교롭게도 오는 17일 같은 날 개봉하게 됐다. 이에 대해 강하늘은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두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담감과 긴장을 완전히 떨쳐 낼 수 없었다. 강하늘은 “내가 사랑했던 작품들이다. 내 손을 떠났는데 관객들이 보시고 결정을 하셔야되는데 내 사랑이 너무 작지는 않았을까 그런 생각들이 든다. 작품들을 좋아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작품을 떠나보냈지만 처음 강하늘이 시나리오 속 동주를 만났을 때를 언급하자 그 당시의 설렘과 함께 부담감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듯했다. ‘동주’는 일제강점기 시대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윤동주는 사촌 송몽규를 질투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자칫 낯설 수도 있는 모습이 강하늘이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기도 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을 이미지로 그렸을 때 거대하고 아름답고 찬란하고 천사 같고 그런 이미지가 있다. 저도 윤동주 선생님에게 그런 이미지들이 있었다. 정작 윤동주 시인의 삶을 들여다 볼 생각을 못 했다. 윤동주라는 사람을 우리가 허구로 만들어낸 사람이 아니다. 이 사람도 그 시대에 살았던 젊은이였다. 열등감이나 패배감 질투심, 누군가를 사랑함 이런 감정이 있었을 거다. 시만으로 만들어 버린 이미지가.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신선한 충격을 줘서 선택하게 된 게 크다. 시인 윤동주가 아닌 사람 윤동주로 있게 해주는 것.”
그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를 만나게 됐을 때는 기대와 흥분, 그리고 치기 어린 것도 존재했었다. 그렇게 이 작품에 들어가고 나서는 오히려 그가 윤동주를 표현해야한다는 걱정, 불안, 중압감 등이 존재했다. 또한 흑백 영화로 상영되는 만큼 배우들의 표정이나 호흡 등이 날것 그대로 드러났다.
강하늘은 첫 흑백 영화를 촬영하면서 신경 썼던 부분에 대해 “첫 촬영 때 보니 얼굴에 움직임이 잘 잡히더라. 이것을 역이용하면 내가 원하는 표현을 최소한의 표현으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구를 했던 것 같다. 어떤 장면에서 이렇게 입술을 움직인다는 지, 입을 가만히 있다가 조금만 움직여도 굉장히 크게 보이더라. 그런 점들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시인 윤동주의 삶을 다루는 영화인만큼 영화 전반에는 강하늘의 목소리로 윤동주의 시를 낭송하는 내레이션들이 들어간다. 그는 처음에는 모든 시를 한톤으로 읊었다가 지루해지는 느낌을 주는 것 같을까봐 감독과 상의했다. 이후 강하늘은 시를 밝은 듯한 느낌으로, 울분에 차있는 듯한 느낌으로 찾아가려고 녹음을 했다.
시인 윤동주는 이 영화에서 사촌 송몽규를 통해 질투도 하고 시기도 하는 사람 윤동주로 그려진다. 그 만큼 이 영화에서 윤동주만큼 주목되는 인물이 송몽규(박정민)다. 송몽규는 강하늘이 5년 전부터 알고 지낸 박정민이 연기했다. 강하늘은 박정민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강하늘은 박정민과 호흡에 대해 “믿음 하나로 연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맞았다. 툭하면 툭이었다 동주와 몽규와의 관계처럼”이라고 말했다.
강하늘은 영화에서 송몽규가 조금 더 조명되는 것에 대해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연기를 준비하는 것은 우리 작품을 위한 거다. 내가 더 뛰어나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송몽규가 잘 보인다는 얘기가 저에게는 더 큰 칭찬으로 들린다. 송몽규를 이 세상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다. 송몽규가 우선시 돼야 한다. 저도 거기에 백퍼센트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동주와 몽규의 관계는 영화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그려진다. 강하늘은 동주와 몽규의 관계에 대해 “처음에는 대본을 잃고 ‘필요 악’의 관계라고 생각했다. 서로 필요하지만 너무 가까워지기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몽규도 몽규 나름의 뜻이 있다. 하지만 둘은 붙어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들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동주’는 우리 모두가 참 행복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예산이 적을지언정 그걸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이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데 그런 마음만 있다면 예산이 적고 크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것을 ‘동주’를 통해서 아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하늘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어떠한 의도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흥행을 떠나서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보고 기억할 수 있는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현실에 익숙해지다 보니 과거를 잊고 산다. 그런 점에서 영화 보면서 좋았던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윤동주 시인을 떠나 4개월 후 새롭게 만난 인물은 청각장애를 가진 천재작곡가 수호였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다큐멘터리도 보고 연구도 많이 했었다. 강하늘은 “다른 두 커플과 색깔이 너무 안 맞았다. 감독님과 영화적 허용 약속 안에서 편하게 하자. 안 들리는 불편함을 상황적으로 보여주자”고 설명했다.
강하늘은 ‘동주’ ‘스물’ ‘좋아해줘’ 등 연애에는 쑥맥인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그는 이러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저는 어떤 작품을 이나 연기를 할 때 이미지에 대한 전략적인 생각까지는 안 한다. 내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 들을 만나려고 한다. 그런 캐릭터들이 많았다. 제가 저를 봐도 연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바람둥이 역할을 하고 있는 거 보다는 연애쑥맥을 하는 게 더 어울려 보인다.”
‘동주’와 ‘좋아해줘’ 개봉을 앞둔 강하늘은 드라마 ‘보보경심: 려’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드라마 촬영 끝나며 공연 쪽을 하려고 한다. 공연이라는 게 연습 기간부터 공연까지 4개월이 비워져 있어야 한다. 시간적 여건이 맞으면 다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박혜란 기자 news@fash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