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레스메이커’ 열 마디 ‘설명’ 대신 한 벌의 ‘옷’으로 보기 [영화 STYLE]
- 입력 2016. 02.12. 10:39:13
- [매경닷컴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총과 칼 대신 드레스로 고단수 복수극을 펼치는 영화 ‘드레스메이커(The Dressmaker)’가 11일 개봉했다.
틸리 역의 케이트 윈슬렛은 어린 시절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쫓겨났지만 실력파 패션 디자이너로 귀환, 독특하고 매혹적인 드레스로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고 이를 통해 복수를 시작한다.
틸리는 육감적인 몸매를 우아하게 연출할 갖가지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하고 좋아하는 남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틸리의 손길을 빌리는 거트루드 프랫 역의 사라 스누크 역시 보디라인 장단점을 이해한 드레스로 화려한 변신을 꾀하며 50년대 오뜨꾸뛰르가 스크린을 촘촘하게 채운다.
영화 초반부 허리를 꽉 조인 블랙 트렌치코트에 한쪽으로 기울여 쓴 납작한 플로피햇, 묵직해 보이는 가죽 닥터백을 들고 마을로 돌아온 틸리의 의상과 복수를 끝내고 떠날 때 틸리가 택한 블랙 헤어피스와 펜슬라인 원피스의 단아하지만 날 선 조합은 영화의 시작과 마무리를 알린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 밖에도 풋볼 경기에서 틸리가 입은 미니멀 실루엣의 귀족풍 레드 드레스와 빈티지 프레임 선글라스, 드레스와 같은 컬러로 연출된 롱글로브 만남과 풍만한 가슴을 도드라지게 하는 블랙 머메이드 드레스는 풋볼 경기에 영향을 미칠 만큼 막중한 도구로 활용된다.
복수의 기승전을 전하는 틸리의 화려한 의상과 달리 진지하게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그녀가 연출한 스타일은 대조적이다. 수수한 플로럴 프린팅 셔츠와 하이웨이스트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버건디색 브이넥 롱드레스에 굵직한 벨트를 더해 강렬한 인상을 주려 애쓰는 대신 소박하게나마 격식을 갖추는 모습이다.
또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에 성공해 사랑을 얻게 되는 거트루드 프랫의 옷차림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반무테안경과 황갈색 가운의 촌스럽기 그지없던 모습이었던 거트루드 프랫은 틸리의 도움으로 갖가지 머메이드 실루엣 드레스를 입으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허영심 또한 치솟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이 드레스를 향한 욕심으로 고스란히 그려진다.
이 밖에도 패럿 역의 휴고 위빙은 경찰관이지만 레이스와 벨벳, 여성복을 애정하는 다소 변태적인 취향을 틸리와 공유하며 그녀의 조력자가 돼가고 틸리의 상처를 보듬는 연인 테디 역의 리암 햄스워스도 틸리에게 몸을 맡겨 슈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그녀의 마음을 얻게 되는 등 영화 곳곳에서 패션으로 소통하는 장면이 다뤄진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