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멤버’ 박성웅,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인터뷰]
- 입력 2016. 02.23. 10:39:07
- [시크뉴스 김수경 기자] 반전 매력이 있을 때 사람들은 열광한다. ‘절대악’의 얼굴 뒤에 숨겨놓았던 선함을 드러냈을 때, ‘선(善)’의 의미와 재미가 함께 배가되기 때문이다.
박성웅
박성웅이 그런 반전의 배우다. 박성웅은 최근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 악의 축으로 등장했다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선의 면모를 보여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리멤버’와 관련해 22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성웅은 “처음에는 로버트 드 니로처럼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성웅은 “처음 배우를 시작할 때는 로버트 드 니로 등에게 영감을 받았지만 지금은 대본이 들어오면 제가 느끼는 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해석한 ‘박동호’란 ‘겉으로는 허풍에 세 보이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항상 정의의 편에 서는 진중한 면이 있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진우(유승호)’를 위해서 모든 것을 올인할 수 있다는 것.
박성웅은 ‘리멤버’에서 보여줬던 사투리와 화려한 패션, 등에 새긴 용문신 등이 모두 ‘박동호’라는 다층적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제가 됐던 ‘박동호’의 패션은 의상팀이 팀원 아버지의 20년 전 아이템까지 공수해오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완성된 것이다. 여기에 박성웅은 “일부러 수트 바지를 걷었다. 동작도 엉거주춤하게 했고. 선글라스도 일부러 착용했다”며 ‘스타일링 애드리브’를 했던 비화를 덧붙였다.
또 “화려한 패션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하얀색 수트에 핑크색 셔츠를 입었는데, 웬걸. 부모님한테 받은 기본기가 있어서 그런지 그것도 어울리더라. 첫 등장할 때는 파란색 수트를 입었었는데 100미터 앞에서 스태프와 감독들이 보더니 ‘바로 그거야’라고 좋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는 수트를 많이 안 입지만, ‘리멤버’ 때 입고 촬영했던 많은 수트 중 오렌지색 코트는 구매 의사를 밝혀 입금만 완료하면 된다고.
사투리 또한 ‘부산 말선생’이 따로 있었다. 박성웅은 “촬영 전날 한 마디씩 끊어서 메신저 녹음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항상 촬영장에서 귀에다 꽂고 있었다. 그래서 대본이 거의 악보 수준이었다”라고 말하며 사투리에 관한 초기 논란에 관해서는 타 지방 분들이 괜찮다고 하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유독 검사 역으로 많이 분했던 박성웅은 법대를 나왔지만 법정을 선 건 처음이기 때문에 법률 용어 들이 낯설지는 않아도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리멤버’ 법정씬은 블랙홀이었다. 배우들이 다 멘붕이 왔었다. 대사량 자체도 많고, 주고 받는 대사도 많고, 혼자서 다 하기 때문에 되게 힘들었다. 그래도 원래 그런 거라며 다독이며 했다”고 전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종영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박성웅은 유승호와 서로 연기 소스와 조언을 주고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성웅은 “승호가 극중 변호사가 되고나서 헤어 스타일도 바뀌고 남자가 됐다. 아버지가 죽는 장면에서 ‘성인’말고 고등학생처럼 한번 울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것으로 잘 소화를 하더라. 승호가 우는 장면에서 촬영장에서 다 울었다. 심지어 전광렬도 울었다”고 밝혔다.
영화 ‘신세계’의 살벌했던 악인 ‘이중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성웅은 선한 ‘박동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또 한번 넓혔다. 박성웅 본인도 “어제(21일)가 ‘신세계’가 개봉한지 3년 되는 날이었다. 나는 아직도 챙긴다. 2월 21일을 아직 잊고 있지 않고 있다. 그만큼 잘돼서 좋지만 배우로서의 숙제가 그 역에서 빠져나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리멤버’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고등학생들이 “졸무서워”라며 다가오지 못했는데 지금은 “졸귀”라며 “진우야”라고 대사 한번 해달라고 다가온다고 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다변적인 배우 박성웅이 그 다음 작에서는 또 어떤 선과 악, 혹은 그 경계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김수경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