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과 여’ 공유 “사실적이고 현실에 맞닿은 작품이 좋아” [인터뷰]
- 입력 2016. 02.23. 17:40:44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껄렁껄렁한 고등학생 종수,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 영화 ‘김종욱 찾기’의 기준, 영화 ‘용의자’의 지동철 등을 통해 코믹 연기, 달달한 로맨스, 화려한 액션 등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온 공유가 이번에는 '남과 여'의 기홍을 통해 성숙하고 진중한 남자의 모습을 연기했다. 작품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생각과 태도도 진중했다.
‘남과 여’에서 공유가 그린 기홍은 판타지적이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사랑에 매달리면서도 그 사랑을 쫓아가지 못해 안타까웠다. 기홍은 멋있기보다는 비겁한 남자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이윤기 감독님의 화법이 건조하고 표현이 많지 않아서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런 여백이 더 좋고 후벼팔 때가 많아요. 제가 더 상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게 좋더라고요. 기홍은 누군가에게 나쁜 놈이 될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있지만 기홍에게 애착과 연민이 느껴진 이유는 기홍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상민이 차를 타고 떠나가지만 그런 상민을 붙잡지 못하고 떠나가버린 기홍이 더 불쌍했어요. 상민은 자기 자신한테는 솔직했고 행동했지만 기홍은 가슴에 담고 떠난 거죠. 그래서 더 마음아프고 불쌍했어요. 영화 이후가 있다면 기홍은 평생 가슴이 텅 빈 채로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통멜로가 나오고 있지 않는 요즘 정통멜로를 선택한 공유는 다양한 영화들이 나오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남성영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대다수 캐릭터들이 형사, 조폭 등 강한 남성상을 대변하는 늘 중복되는 직업군들이잖아요. ‘용의자’ 이후 그런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고 하는 입장에서 또 다른 옷을 입고 싶은데 뭐가 하나 잘되면 만드는 이들은 그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돈이 되니까 투자가 되고 여러 배급사들이 주로 그런 영화를 선정하고 그런게 되풀이되는게 균형이 안 맞게 되는 거니까 관객입장에서 아쉬웠죠”
‘남과 여’는 여자주인공으로 전도연이 미리 캐스팅된 것에 비해 남자주인공은 캐스팅이 꽤 늦었다. 아무래도 역할이나 내용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역은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공유는 시나리오 본 후 바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전도연 선배가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고 저한테 시나리오가 오기 전에 다른 많은 남자배우 분들이 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저한테 제안이 왔을 때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구나’라는 생각에 반가웠어요. 그런데 전도연 선배는 ‘남자배우 입장에서도 선택하기 쉬운 거 아닌데 내 입장에서 한다면 좋지만 같은 소속사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주는 거면 절대 주지마라’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노파심을 가지셨다고 그래서 안 할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전도연 선배가 아니었으면 안 했을 것 같아요. 먼저 캐스팅이 돼있어서 아무래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상민 역에 전도연 선배를 생각하면서 읽게 됐어요. 뒤에 캐스팅 되는 사람들은 그런 장점이 있죠. 그렇게 그림이 떠올랐고 그래서 더 쉽게 선택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할 정도로 전도연 선배의 존재가 컸어요”
필모그라피를 보면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있는데 스스로 생각해 온 배우 인생에 맞게 길을 가고 있는 건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공유는 “처음부터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작품 선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미리 의도하고 그림을 맞춰나가는 건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묻어나다보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걸 처음부터 노림수를 두고 정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잖아요. 판타지는 어느 작품이든 존재하지만 판타지로 중무장한 장르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에 맞닿은 장르를 하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볼 때 한살 한살 먹으면서 그때 하는 생각과 감성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는 해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됐다. 공유는 자신의 실제 결혼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일찍 결혼하는게 꿈이었는데 이미 실패했죠. 결혼생활에 대한 판타지는 없어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그래도 느껴보고 싶고 나를 닮은 아이가 나를 바라볼 때의 느낌이 정말 궁금해요. ‘남과 여’ 촬영 이후에 사랑에 대해 심오하게 생각을 해봤지만 사랑이 정말 어려운 거더라고요”
‘남과 여’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지만 이들은 각자 가정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공유는 “불편해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는 건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남과 여’라는 영화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소재가 자극적이고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건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것이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건 남과 여의 얘기예요. 그래도 어느 분들은 불륜에 대한 얘기들을 하시면서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는데 그건 궁금해하고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불륜이라는 소재 때문에 질문에 대답을 할 때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영화를 잘 봐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영화의 흥망을 떠나서 그런 희열 때문에 배우의 길을 걷고 있어요. 많지는 않더라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에 희열을 느끼죠”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