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태성 “만족할 수 있는 필모그라피 만들어가고파” [인터뷰]
입력 2016. 02.29. 09:12:58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드라마 ‘살맛납니다’ ‘애정만만세’ ‘금나와라 뚝딱’ 등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간 배우 이태성이 군 전역 후 드라마 ‘엄마’로 복귀하며 다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단역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슈퍼스타 감사용’부터 ‘9회말 2아웃’의 대학야구투수 김정주까지 그의 연기생활은 유독 야구와 인연이 깊었다.

‘엄마’에서 역시 야구선수를 꿈꿨지만 부상으로 인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김강재를 연기한 이태성은 그런 경험들이 강재를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재가 부상으로 야구를 그만두게 된 후 방황하다가 패싸움을 한 후 나무에 묶여서 영재 형(김석훈)한테 ‘엄마가 형만 뒷바라지하느라 내가 운동을 못하게 됐다’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촬영했을 때 예전 생각들이 많이 나더라구요. 예전 생각이 나면서 더 몰입도 잘 됐고 감정적으로 잘 표현이 됐던 것 같아요.”

‘엄마’에서 뿐만 아니라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역시 야구가 연기를 시작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배우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던 이태성은 운동을 그만둔 이후 대학에 들어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찾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집 앞에 있는 서울예대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고. 이후 이태성은 ‘슈퍼스타 감사용’ 오디션을 보고 연기보다는 배우들의 야구 코치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슈퍼스타 감사용’이 야구영화이다 보니까 야구경력이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겠다고 해서 찾아갔죠. 처음에는 연기보다 배우들에게 야구폼 등을 가르쳐주는 걸로 야구를 가르쳐주는 걸로 먼저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감독님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역할을 하나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걸 계기로 새로 꿈을 꾸기 시작했죠. ‘이 분야는 뭐지?’하는 호기심이 들었고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고 재밌더라고요.”


‘엄마’의 강재는 큰 야망을 갖고 사업을 하면서 엄마 윤정애(차화연)의 유일한 재산인 집을 날릴 위기도 만들었으며 감옥에도 다녀오고 콩순이와는 결혼도 전에 아기를 먼저 가져버리는 등 엄마의 속을 많이도 썩인 아들이었다. 그렇게 속을 썩였지만 콩순이와 결혼 후 아이아빠로 책임감을 갖고 사업에 매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50회 안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준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강재가 너무 나쁘게 그려져서 걱정이었어요. 콩순이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 후에 콩순이에게 ‘이제 사업도 좀 잘 되고 뭔가 제대로 살아보는 듯 했는데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라는 대사를 할 때는 마음이 안 좋고 콩순이한테 미안했죠. 그리고 강재가 임신 때문이 아닌 콩순이에 대한 생각들로 자신도 콩순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은 있었어요.”

회당 70분에 50부작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는 드라마에서 특히 등장인물이 많은 가족극에서 대본 안에 모든 인물을 풀어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태성은 그런 빈 공간들은 배우가 표현해내야할 몫이라고 말했다.

“그런 부분은 배우가 스스로 극복해야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대본에는 등장하지 않은 그 빈 공간들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이 보실 때도 설득이 되고 정당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 빈 장면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죠.”

또 이태성은 함께 부부로 출연한 도희에 대해 “어리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먼저 와서 이것저것 물어봐준 덕에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도희와의 연기호흡에 대해 전했다.


“도희가 23살이지만 33살 이상의 감성이 있는 것 같아요. 도희한테 ‘애늙은이’같다고 놀리기도 했는데 그만큼 성숙하고 그래서 9살 차이가 나지만 세대차이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어리다는 느낌도 없었어요. 또 먼저 와서 물어봐주는게 고맙기도 했죠. 아무래도 도희보다는 제가 연기경험이 많고 저보다 한참 어린 후배이다보니 저한테 의지를 했던 것 같아요. 항상 저한테 와서 물어봤는데 그게 고마웠죠. 배우들이 자기가 알아서 하려는 생각에 본인 집에서 생각하고 준비했던 걸 했는데 안 맞으면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도희는 집에서도 숙지해오고 대본을 현장에서도 저랑 의논을 하니까 저로서는 예뻤죠.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의논을 많이 했어요.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표현 하다보니까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이태성은 50회의 많은 장면 중 강재가 바닷가에서 콩순이에게 프로포즈를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재에게 주어진 마지막 감정장면이었고 가장 고생을 했던 장면이었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강재를 마지막으로 토해낼 수 있는 장면은 이 장면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바다에 들어가니 너무 추워서 숨이 안 쉬어쥐고 대사도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그걸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큐 소리가 들리니까 그게 무슨 주문같이 느껴지면서 저도 모르게 바다로 들어가서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이성적으로는 ‘저체온으로 쓰러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도 큐하는 소리에 다시 연기를 시작하는 걸 보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참 아이러니하다하고 느꼈죠.”

야구 이후 배우라는 꼭 맞는 직업을 찾은 이태성은 대중에게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14년차이지만 아직도 연기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넘쳐보였다.

“얼마 전에 내가 그동안 20대 때 무슨 작품을 했었나 봤는데 저 스스로는 탄탄하게 필모그라피를 그려오면서 나름대로 겹치지 않는 역할 캐릭터들을 해왔다고 생각했어요. 20대는 그렇게 보내왔는데 앞으로 40대에 들어서서 30대를 돌아봤을 때 내 연기인생에서 내가 인정하고 만족할 수 있는 꾸준한 필모그라피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게 목표입니다.”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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