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혹’ 정진영, 연기를 통해 위로를 주는 배우 [인터뷰]
입력 2016. 03.22. 08:59:36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손영목 차이영 극본, 김상협 김희원 연출)을 통해 ‘할배파탈’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인기를 얻은 배우 정진영이 드라마를 끝낸 소감과 강석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졌던 생각들에 대해 털어놨다.

강석현은 권력지향적이고 부패한 정치인으로 카리스마있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사랑하는 여자 신은수(최강희) 앞에서는 로맨티스트 면모를 드러내며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신은수를 향한 강석현의 순애보와 애틋한 눈빛, 말투는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할배파탈’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 냈다. 강석현은 신은수를 통해 옛연인인 백청미(윤혜영)을 보게 되고 그러면서 정치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있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고 신은수에게 연민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정진영은 멜로가 쉽지 않았다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멜로였다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은수는 강석현의 딸 강일주(차예련)의 친구이지만 강석현과 신은수는 결혼까지 하게 된다. 정진영은 그런 설정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게 과연 될까, 자칫 잘못하다가 욕만 먹는 거 아닌가’하는 걱정이 많았죠. 나이 차이와 상황 등 초반에는 그 멜로를 설득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연기했어요. 청미를 향한 마음이 은수에게로 바뀌게 되는데 연민으로 시작했다가 사랑까지 느끼게 되는 부분이 차근차근 진행돼서 결과적으로 큰 무리없이 전달된 것 같아요. 결혼하는 그 순간까지가 초반에 긴장했던 부분이었어요.”

이런 정진영의 걱정과 달리 강석현과 신은수의 멜로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강석현이라는 캐릭터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치매라는 설정이었다. 치매에 걸린 강석현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과거 잘못을 생각하게 되고 괴로워한다. 정진영은 멜로에 이어 치매 연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치매설정도 원래 알았고 초반에도 설명이 됐었어요. 후반부에서 강석현이라는 냉철한 정치인이었던 한 인간이 자신의 이성을 잃게 되는데 그때 그가 가진 절망감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죠. 거울을 이용한 치매의 마법인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많이 고민했었어요.”



정진영은 ‘할배파탈’이라는 별명에 대해 “황송하고 관심에 대해 고맙고 놀라웠다”며 자신을 “소리가 잘 안 나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제가 원래 소리가 잘 안 나고 꾸준히 하는 배운데 이번에는 고맙게도 그런 애정을 주셔서 감사드려요. 반응이 이렇게 크게 오거나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강석현이라는 인물을 따로 멋지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대본에 있는 강석현의 스토리대로 연기했고 멜로의 감정에 충실하려 했죠. 그런 점들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애정을 주신 것 같아요.”

또 정진영은 ‘화려한 유혹’이라는 드라마에 대해 “매회 반전이 있는 심리드라마”라며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그 부분을 좋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려한 유혹’은 각자의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심리를 이용해 치밀한 반전을 만들어냈다.

“드라마는 시놉은 알고 있지만 전개되면서 내용이 바뀌기도 하고 뒤의 얘기를 알 수 없잖아요. 그 다음주에 어떻게 전개될지를 모르기 때문에 이번주는 뜨겁게 움직여야하죠. 이 드라마의 특징이 매회 끊임없는 반전인만큼 막판에 반전을 탁 내놓는데 저 역시 다음주에 대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번주를 연기해요. 예를 들어 신은수가 진형우(주상욱)를 만나는 걸 목격하고 세상이 무너진다는 감정으로 연기를 했는데 그 다음주 대본을 받아보면 용서하는 그런 것들이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었어요. 용서한다는 내용을 알고 했으면 감정을 낮춰서 연기했겠죠.”

‘화려한 유혹’ 속 강석현을 연기하면서 가져가야할 감정도 많아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밝힌 정진영은 시청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요즘에는 본방을 놓치더라도 다른 통로를 통해 얼마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시간을 내서 그 시간을 맞춰서 ‘본방 사수’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본방 사수를 해주신 열혈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리죠.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보시는 분들께 그 드라마를 통해서 하루의 피로를 위로받고 다시 살 수 있게 만들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위로의 한잔의 술같은 드라마를 만든다고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6개월 동안 그런 한잔의 좋은 술이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동안 영화 '달마야 놀자' '왕의 남자' '이태원 살인사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역할에 빠져들며 연기했던 정진영은 배우로서 “저 역할을 저 배우가 해서 좋았다”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욕심이라면 '저 역할을 저 배우가 해서 좋았다'는 말이 듣고 싶죠. 반면에 굴욕적인 말은 '저 배역은 다른 배우가 했어야하는 거 아냐?'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했던 역할들은 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전체적으로 무개를 잡고 가는 역이었는데 이번에는 감정을 많이 드러냈어요. 깊이로는 '왕의 남자'의 연산군 이상으로 감정을 드러냈죠. 그래서 아마 다르게 보시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하던 것들이 아니니까. 저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감정을 많이 안 드러낼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감정을 드러내더라고요. 그런데 대본이 그렇게 되면 배우는 연기하기에 좋죠. 그래서 더 진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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