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폴 고티에 ‘콘브라·코르셋’ 탄생 배경? 외할머니와 곰인형 [인터뷰]
- 입력 2016. 03.25. 13:10:03
- [매경닷컴 시크뉴스 임소연 기자]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때로는 에로틱하고 때로는 순수한 패션관을 조명하는 장 폴 고티에 전이 DDP에서 오는 3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장 폴 고티에는 상충하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성별이 뒤섞인 패션을 보였다. 또 기존의 틀을 완전히 허물고 위반하고 재해석하면서 패션계가 두려워하는 관습과 트렌드를 깨는 시도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장 폴 고티에의 대장정이 담긴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히 연도별 회고전이 아닌 그가 어릴 적 영감을 받은 곰인형부터 60년대 흑백영화, 150점 이상의 오뜨꾸뛰르 의상들과 1976년부터 2016년 사이 그가 디자인한 기성복이 한 편의 극처럼 소개된다.
장 폴 고티에는 곰인형 ‘나나’에 대해 “어릴 적 부모님에게 인형을 사달라고 했는데, 그 때만해도 남자 아이가 인형을 갖고 노는 것을 못마땅해 하셨다. 그래서 신문지를 갖고 나나에게 콘브라를 만들어 줬고, 이외에도 상상 속 드레스를 나나에게 만들어 입혔다. 나나는 창작 활동의 대상이 됐다”라고 전했다.
그런 그가 코르셋이라는 존재를 알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외할머니 덕분이었다.
그는 “저는 상당히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특히 뷰티 살롱을 운영하는 외할머니가 조력자 역할을 해줬다. 외할머니가 손님들에게 화장을 해주고 마사지를 해주거나 패션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어느 날 외할머니의 옷장을 구경하다가 발견한 코르셋에 매혹됐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당시 외할머니 옷장에는 누드 컬러의 새틴 소재 코르셋을 비롯해 깃털이 있었고 이런 것들을 처음 본 순간이었다. 외할머니는 자세 교정용으로 쓰인다는 것을 얘기해줬다. 식초를 마시고 난 뒤 위가 수축되면 허리를 잘록하게 조일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고문 같지만 신체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에 빠져 코르셋이 들어간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라며 콘브라, 코르셋 드레스와 같은 속옷을 겉옷으로 활용한 장 폴 고티에 시그니처 디자인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 같았지만 마돈나를 비롯한 유명스타들이 걸친 장 폴 고티에의 발칙한 콘브라 의상을 비롯해 유두나 민망한 부위를 비딩으로 형상화하는 등 소재를 피부 그 자체로 표현한 그의 작품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다.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