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탈자’ 임수정 “선택받아야 하는 배우,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파” [인터뷰]
- 입력 2016. 04.13. 14:35:25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영화 ‘행복’ ‘내 아내의 모든 것’ ‘김종욱 찾기’ 등 다양한 멜로를 보여준 임수정이 이번에는 '시간이탈자'를 통해 색다른 멜로로 돌아왔다. 스릴러와 멜로가 만난 '시간이탈자'에서 사건의 장치적인 역할로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임수정은 ‘시간이탈자’에서 83년의 여자 윤정과 2015년의 여자 소은으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윤정이 여성스러움이 극대화된 인물이라면 소은은 현 세대에 걸맞게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적극적인 인물이다.
특히 임수정은 83년의 여자 윤정을 연기하기 위해 그 시대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도 찾아보면서 참고했다고 한다.
“80년대 의상은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도 직접 다 결정하시면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스타일에 공을 들었어요. 그래서 의상팀에서 아예 의상을 제작을 하기도 했고 빈티지샵에서 찾은 옷들로 재연하기도 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이런 스타일이 좋겠다 하시면서 사진도 준비하시고 쉬폰 소재 블라우스나 플레어스커트 같은 것들을 가지고 오셨어요. 헤어스타일도 정윤희 선생님 스타일이나 ‘라붐’의 소피마르소 스타일 등을 찾아보고 그것들을 많이 참고했죠.”
그러한 노력들 때문인지 윤정에게서 사랑스러우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곽재용 감독 역시 그런 이유로 인해 임수정을 섭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재용 감독님이 저에게서 고전적인 면모가 있다고 신인배우일 때부터 눈여겨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피아노치는 대통령’이라는 영화 데뷔 작품이었는데 그때부터 저를 눈여겨보셨다는 얘기를 촬영할 때 지나가는 말씀으로 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 면 때문에 80년대 윤정 캐릭터에도 잘 맞을 거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멜로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곽재용 감독이 이번에는 ‘시간이탈자’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곽재용 감독과 스릴러가 매치가 잘 되지 않는다는 말에 대해 임수정은 “시나리오에 감독님의 감성이 잘 담겨있었다”며 출연 계기에 대해 말했다.
“장르는 스릴러지만 그 안에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이야기가 기본으로 깔려있어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이 제가 신인배우일 때 나왔는데 그 영화 안에 녹아져 있는 사랑이라는 감성이 정말 좋았고 곽재용 감독님의 팬이 됐어요. 시나리오를 2014년 여름에 봤는데 지금은 대중들에게 시간과 관련된 소재가 익숙하게 다가가겠지만 당시에 저는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꿈을 매개체로 두 남자가 서로를 보면서 여자를 구하기 위해 추적해나가는 스릴러라는 장르와 거기에 들어있는 멜로 감성이 선선한 시도로 다가왔죠.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제가 연기한 윤정과 소은같은 경우는 사건의 중심이 되는 장치적인 역할이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재밌어서 출연을 단박에 결정했어요.”
윤정과 소은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자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지환(조정석)과 건우(이진욱)에 비해 수동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임수정은 그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상업영화 안에서 여성캐릭터가 다양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여성캐릭터가 주체적으로 연기를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 제작은 되고 있지만 비율이 낮은 건 사실이잖아요. 그래도 ‘시간이탈자’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멜로가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생각해요.”
임수정은 전작 ‘은밀한 유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쭈뼛거리거나 피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관객 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원하게 털어놨다. ‘은밀한 유혹’은 관객수가 14만명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임수정은 ‘은밀한 유혹’에 대해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배우로서 더 단단해졌다.
“‘은밀한 유혹’이 개봉한 그 시기가 메르스 첫주였어요. 이 영화뿐만 아니라 전체 극장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보여줄 기회조차 많이 없게 된 거죠. 안타깝지만 그게 ‘은밀한 유혹’의 운명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걸 계기로 배우로서도 더 많이 의지와 투기가 생겼고 몇 년 안에 30대 여배우로서 대표작을 만들고야 말겠어, 연기로 인정받고 천만영화도 해봐야지 하는 생각 등 불끈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그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탈자’에서 그녀는 배우로서 매우 단단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제 연기에 대해 점검을 해보게도 됐죠. 시간이 지나니까 약이 되는 작품이었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게 됐죠. ‘시간이탈자’도 흥행에 대한 부담은 놓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손익분기점까지는 해줬으면 해요. 영화는 배우, 스태프들이 협업하는 거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신 만큼 그정도까지는 관객의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 뒤로는 그 영화의 운명이고 영화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잘되는 거지 더 이상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임수정에게는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요즘 들어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과 팬들과의 소통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SNS를 시작한 임수정은 그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저도 요즘 시기에 어떻게 하면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려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도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 예능도 기회가 온다면 참여를 해보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일상을 소통하고자 지난해 말부터 SNS도 시작했어요.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건 그전에는 제 일상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고 또 시대가 바뀌어가는 것 때문도 있어요. 결국 배우는 관객이나 시청자의 선택을 받아야하는데 그렇다면 저도 저만의 적극성을 띄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호호호비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