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혜교 탐구생활, 배우-한류스타 그리고 송혜교로 살기 [인터뷰②]
- 입력 2016. 04.21. 09:00:00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연기는 지금도 정말 어렵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아요. 어릴 땐 (경험이) 쌓이면 쉽게 연기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예요. 지금도 매 작품 들어 갈 때 마다 떨리고 어떻게 해낼 수 있을 지 스트레스도 많이 쌓여요. 그런 과정은 계속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 또한 내게 큰 기회를 준 작품이예요.”
송혜교(34)는 데뷔 20년차 배우다. 수많은 작품을 해 온 그녀지만 이번 ‘태양의 후예’를 통해서도 배운 게 있고 아직도 연기가 어렵다는 말을 했다. 퇴보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한다. 그런 그녀의 노력이 오늘날의 ‘송혜교’를 만들었다.
송혜교는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를 갖고 드라마 및 배우로서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 배우, 송혜교
드라마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배우로서 연기 욕심을 가진 그녀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가 한 가지 감정, 즉 ‘아픔’을 갖고 쭉 가는 반면 ‘태양의 후예’는 변화하는 감정을 표현했다. 회차를 들쑥날쑥 찍으니 감정 잡는 게 힘들어 고생을 했다. 지금 ‘생방송 촬영’을 하는 분들에게 안 좋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난 ‘생방송 촬영’이 감정으로만 생각하면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점들은 개인적으로 연기적인 면에 있어 아쉽다.”
그녀가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물었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만나 뵙고 싶은데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직은 다양하지 않다. 스릴러물이 가끔 들어온다. (도전)안 한 장르라 해서 캐릭터가 별론데 할 순 없는 거다.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을 아직 못 만났는데 꼭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다. 남자 배우들처럼 여배우들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와 장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작품이 없기에 여배우가 안 보이는 거지 우리나라에도 정말 훌륭한 여배우가 많다. 우리 여배우가 이렇게 잘 한단 걸 알 수 있게 다양하게 영화계에서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
◆ 송혜교로 산다는 것
‘인간 송혜교로 산다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을 받은 송혜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입을 뗐다.
“어떨까요?(웃음) 똑같은 것 같다. 어려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친구가 정말 많았다. 한 살 한 살 먹으며 인간관계가 좁아지더라. 모든 걸 조심하다보니 믿을 수 있는 사람만 만나게 됐다. (남들과)똑같은 것 같다. 속상할 때 울고, 스트레스 풀 때 친구들 만나 풀고, 여행가고, 짜증날 때 친한 사람에게 화내고. 단지 연예인이고 배우고 보여진단 것만 다르지 그 외엔 다 또래와 같다.”
많은 여성들은 송혜교를 부러워한다. 그녀의 미모, 직업적으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많은 여성들이 그녀를 ‘워너비’로 꼽는 이유다.
“좀 새침데기로 보는 분이 많다. 여성스럽고 내숭 떨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남성스러운 편이다. 그래서 여성팬이 더 많다. 날 잘 아는 사람들은 털털하고 말도 좀 선머슴처럼 한다고 예쁘게 좀 얘기하라고 하더라. 이미지관리를 해야 하기에 꾹꾹 누르고 있는데 (강)모연연기를 하며 대리만족을 했다.”
◆ 원조 한류스타
송혜교는 원조 한류스타다. 지난 2000년 ‘가을동화’를 통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 그녀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드라마의 주역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에서 사랑을 받은 게) ‘가을동화’ 때부터다. 잘난 척했나.(웃음) ‘가을동화’가 내게 첫 미니드라마였다. 정말 운도 좋았고 그때 ‘풀하우스’(2004)란 작품을 만났다. 중국 분들은 명랑·쾌활한 캐릭터를 더 좋아하더라. 슬펐던 인물이 명랑한 인물로 나와 큰 사랑을 받았다. 중간에 주춤하다 이번에 태후로 좋은 반응을 얻게 됐다. 그때 시작해 나뿐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한류스타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조용해지면 또 다른 배우가 불을 지펴주며 한류 열풍을 잘 이어 온 것 같다. 우리나라 모든 한류배우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준 거다. 나도 우리나라 배우로서 이끌어간다는 자체가 영광스럽다.”
영화와 드라마, 국내외 작품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그녀의 다음 행선지는 어딜까.
“왕가위 감독과 ‘2046’(2004) 시사회에서 알게 돼 친분을 쌓았다. ‘일대종사’(2013) 이전에 하기로 한 작품이 무산됐다. ‘황진이’(2007)를 끝내고 쉴 때 ‘무술영화를 하는데 작은 역할이지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왕가위 감독이 현장에서 어떤지, 중국 배우들은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일을 안 할 때라 공부도 할 겸, 작은 역할이어도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그런데 4년을 붙잡힐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놓친 작품이 많이 있어 가끔 화도 나고 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간, 배우로서 많이 배웠다. 이후 ‘황진이’를 잘 봐준 오우삼 감독의 제의로 ‘태평륜’을 하게 됐다. 주위에서 더빙을 권했지만 자존심이 좀 상해서 중국어로 대사를 하기 위해 외우고 또 외웠다. 그런 과정들이 살면서 정말 큰 공부가 됐다. 다 우연히 만난 작품들이어서 인연이 된 것 같고 그래서 (한류스타로서의)비결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작품을 가리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어떤 작품을 만날 진 몰라도 기대하고 있다.”
◆ 송혜교의 일침
송혜교는 최근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4월 13일)을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중국 후난성 창사에 있는 임시정부 청사에 한글안내서를 제작해 기증하면서 화제가 됐다.
“어떻게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기사 안의 내용이 전부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상황에선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서경덕 교수와 함께한지 몇 년 됐다. 어렸을 때 해외에서 박물관을 갔는데 설명이 듣고 싶었지만 한국어로 된 설명만 없었다. 우연찮게 서경덕 교수님을 알게 돼 그런 부분이 많이 안타깝단 말씀을 드렸다. 그런 계기로 여러 가지 알려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배워가야 할 게 많다. 역사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배우며 같이 돕고 있다. 앞으로도 어떤 분들이 뭐라 하시건 맞는다고 생각하면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특별히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녀는 아직은 공부하는 단계임을 밝혔다.
“서경덕 교수님과 내가 만나 그런 일을 하는 건 내가 모르는 걸 배워가는 거다. 내가 하나하나 다 알 순 없다. 항상 어떤 프로젝트가 있을 때 마다 들려주셔서 공부한다. 작품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있고 (그 작품이) 내게 들어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 송혜교의 동료
‘태양의 후예’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가 많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게 ‘사람’이라 밝힌 그녀는 함께 작업한 동료들이 잘 된 것에 뿌듯해 했다.
“진구, 김지원, 송중기 다 정말 잘돼 기분 좋다. 진구오빠는 ‘올인’(2003)에서 만났다가 13년 만에 만났다. 기쁘고 요즘 행복해 하는 것 같더라. SNS도 시작했던데 전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을 줄 알았기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 사랑스런 사람이었나 싶다.(웃음) (김)지원이도 데뷔한지가 좀 됐는데 이번 작품으로 좋은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 기쁘다. 잘 따라주고 정말 예쁜 후배다. 이번에 탄력을 받아 좋은 작품을 만나서 잘 됐으면 한다. 송중기는 정말 잘돼서 정말 행복하다.”
◆ 조금은 엉뚱한 매력
송혜교는 정말 예쁘다. ‘대한민국 대표 여신’이란 말을 듣는 미녀배우다. ‘예쁘다’는 말이 지겨울 법도 하건만 그녀는 여전히 예쁘단 말을 듣고 싶어 한다. ‘TV에서와 실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예쁘단 말이 좋으냐’는 질문을 들은 송혜교는 잠시 생각하다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묘하다. 둘 다 감사한 말이긴 한데 조금 꼬아 생각하면 기분 나쁠 때가 있다. 실물이 더 예쁘다고 하면 TV에서 별로란 거고, TV에서의 모습이 더 예쁘다고 하면 실물이 별로란 뜻이니 기분이 좋으면서 이상한 말인 것 같다. 여자인지라 통틀어 예쁘다고 해주는 게 좋다.”
‘태양의 후예’의 비하인드신에서 그녀는 웃음을 못 참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웃음이 많다. 처음에는 스태프와 배우가 똑같이 웃음이 터진다. 잊어야하는데 그걸 계속 생각하다보니 (나중엔) 혼자 웃고 있어 죄송할 때가 많았다. 그게 나 혼자면 되는데 송중기 씨도 잘 못 참더라. 둘이 웃음이 터지면 중간에 쉬고 가야할 정도였다. 그래서 스태프에 죄송했다. 평소 웃음이 많아 이상한 데에 집중하는데 고쳐야 할 것 같다.”
◆ 송혜교에 대한 기대
서른 중반의 송혜교는 배우로서 어떤 고민을 안고 있을까. 그녀는 앞서 작품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현재 재정비 중이다.
“작품 끝나면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싶다.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리고 생각할 것도 많고 하다 보니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좀 멍해지는 것 같다. 지금은 재정비를 하는 시간이어서 솔직히 아무 고민이 없다. ‘아무생각 없이 지내자’하는 타이밍이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결혼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봤다.
“결혼생각이 있어야할 나이가 됐다.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날은 빨리 시집을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또 어떤 날은 혼자가 편하단 생각을 한다. 생각이 계속 바뀌는데 하긴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송혜교는 대중에게 발전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나아가 배우로서 그것을 자신의 임무로 여긴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들으니 앞으로의 그녀의 연기가 기대된다.
“드라마 영화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게 기준이 되기 전에 이전 작품보다 연기가 ‘나아졌다’ ‘깊어졌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면 만족해요. 퇴보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게 내 임무인 것 같습니다. 크게 뭐가 될 거란 생각은 늘 없었어요. 계속 발전한다면 좋은 일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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