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 무조건적인 사랑이 주는 힘 [씨네리뷰]
입력 2016. 05.03. 08:34:19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그린 따뜻한 감성의 영화 '계춘할망'이 관객을 찾는다.

12년 만에 손녀를 찾아 감격에 겨워하는 할머니 계춘을 연기하는 윤여정에게서 도회적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구부정한 허리와 얼굴에 가득한 기미는 계춘이 제주도에서 해녀로 살아온 세월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손녀를 애지중지 아끼며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 말투는 할머니와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짓게 만든다.

김고은 또한 12년 만에 할머니를 만나고 제주도로 돌아와 어색해하고 어린아이처럼 뭐든지 챙겨주려는 할머니를 부담스러워 하다가 이후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점차 마음을 열고 할머니를 사랑하게 되고 변화하는 혜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화장실에 있을 때나 목욕을 할 때나 아무때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계춘과 그때문에 당황하는 혜지의 모습이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어색해하던 혜지가 점차 할머니와 제주도에 마음을 열고 할머니를 사랑하게 된 데는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혜지는 12년 동안 그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더 할머니의 사랑을 어색해하고 부담스러워했다.

혜지가 할머니를 잃고 살아온 12년 동안 혜지에게 온전한 자신의 편은 없었다. 할머니는 혜지가 어릴 적 자신이 기억하는 그 모습이 아니었어도 무조건적으로 혜지를 사랑해준다. 할머니에게 혜지는 그냥 내 새끼였다.

할머니를 만나 온전한 내 편이 생기고 혜지는 그림으로 할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리던 혜지는 미술부에 들어가고 눈에 띄는 여러 그림을 그리지만 빛을 그려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할머니를 위한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한 후 빛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변화해가는 혜지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내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특히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는 계춘의 대사는 관객에게 위로를 전함과 동시에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여기에 ‘계춘할망’으로 스크린 데뷔에 도전한 민호의 풋풋한 모범생 연기와 불량청소년으로 변신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류준열, 악역 전문 배우에서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남자로 변신한 김희원, '계춘할망'으로 연기에 다시 흥미를 느끼게 된 양익준의 익살스러운 미술선생님 연기는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해안도로, 유채꽃밭 등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영화의 동화같은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어준다. 러닝타임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오는 19일 개봉.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계춘할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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