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결혼계약’ 우려를 기우로 바꾼 그의 연기 [인터뷰]
입력 2016. 05.06. 07:00:00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정유경 극본, 김진민 연출)이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하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하지만 ‘결혼계약’이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했지만 시작 전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

재벌2세와 가난한 여자의 사랑, 시한부라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보여준 식상한 소재를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혼계약’은 이 뻔한 소재를 뻔하지 않은 극본과 연출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서진 역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뻔해서 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는 안하려고 했는데 뭐가 마음에 안 드냐고 물어봐서 캐릭터가 매력 없다고 했더니 작가님이랑 만나서 수정을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나기로 했는데 사실 만나기로 한 날 아침까지도 오래 쓰신 작가님께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게 실례인 것 같아 꺼림칙했죠. 또 고쳤는데 안한다고 하면 더 실례일 것 같았는데 그쪽에서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정유경 작가와 이서진이 만나 한지훈이라는 캐릭터를 다시 만들어가게 됐다. 한지훈은 원래 처음부터 착한 캐릭터였다고.

“어차피 결말로 가면 멜로가 붙는데 처음부터 그런걸 보여주면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착한 것보다는 뒤로 가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3일 만에 수정해서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더 이상 다른 얘기 안하겠다고 하고 수락을 하게 됐죠.”


한지훈은 재벌2세로 안하무인에 냉정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강혜수(유이)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강혜수가 뇌종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를 향한 순애보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하지만 초반에 보여준 까칠한 모습이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속 모습과 너무 비슷하다는 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서진은 “의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삼시세끼’로 인해 평소 이미지가 각인이 됐는데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시작할 때 오히려 그것과 연결돼서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어차피 후반으로 가면서 변할 테니까요. 그 역할 제 안에서 제가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가고 싶어서 그렇게 하게 됐죠. 하지만 다음 작품은 분명히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저는 연기할 때 제가 그 인물이 되는 것보다 제 안에서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결혼계약’은 뻔한 소재뿐만 아니라 남녀주인공의 나이차이로 인해 몰입이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서진과 유이의 17살의 나이차이가 나지만 극중에서 한지훈은 37살, 유이는 29살로 8살 차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완벽 호흡으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연기하는데 나이차이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서로 맞춰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유이가 잘 믿고 따라와준 것도 있고요. 유이가 어려서 편한 것도 있었고 끌고 가면 잘 따라와주더라고요. 그래서 호흡이 잘 맞았죠.”

그의 말대로 두 사람은 완벽 호흡으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그러면서 이서진은 유이의 첫인상에 대해 씩씩하고 밝았다고 회상했다.

“파트너가 유이라는 얘기를 듣고나서 유이에 대해 잘 몰라 PD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만들 수 있을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나서 유이를 만났는데 씩씩하고 밝았어요. 강혜수라는 역할이 아이엄마인데다가 시한부 연기까지 해야 하니 많이들 안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유이가 하겠다고 한 거죠. 김진민 PD가 기가 센 사람인데 유이랑 둘이 얘기가 잘 되는 걸 보고 ‘잘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이서진은 '결혼계약'을 통해 '다모'의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후 '너 내가 살릴게'라는 대사로 많은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다모' 이후 탄생한 명대사라는 말에 이서진은 "명대사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작가님이 써주신 게 잘 살아서 명대사라고 해주시는 것 같다. 명대사는 시청자분들이 판단해주시는 거고 연기하면서 '내가 이 대사를 하면 다들 죽을 거야'라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결혼계약'은 강혜수의 죽음이 아닌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노는 한지훈, 강혜수, 차은성(신린아)의 모습으로 끝이 났다. 이러한 열린 결말로 인해 오히려 많은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게 됐다. 이서진은 결말에 만족한다면서 "슬프지만 아름다우면서 미소짓게 하는 장면이었다"고 엔딩에 대해 말했다.

또 이서진은 엔딩 이후의 얘기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얘기를 작가님 앞에서 했다가 그거까지 하려면 20부는 더 해야한다고 하시더라. 제가 작가님께 이후 이야기로 혜수가 죽고 은성이를 키우다가 새로운 여자가 생겼는데 은성이가 싫다고 한다는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하려면 4~50부까지는 써야할 거 같다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많은 시청자를 울린 한지훈의 순애보에 대해 이서진에게 실제로도 가능하겠냐고 묻자 '결혼계약'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지훈이 강혜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나도 옛날에는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봤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은 했죠. 앞으로는 못하겠지만 드라마 상에서라도 하게 되니까 좋더라고요. 젊었을 때는 사랑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사랑보다는 이성이 앞서게 되니까 힘들어지지 않나 싶어요. 사랑하는 여자가 죽는다고 모든걸 내던지고 하는건 현실에서 쉬운일은 아니잖아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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