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 신스틸러 말순 vs 여관주인 ‘80's 패션, 실제 vs 허구’ [영화의상 STROY]
입력 2016. 05.07. 16:20:25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은 포스터에 홍길동 역을 맡은 이제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영화를 관람한 이들이라면 ‘말순’ 김하나의 풋풋한 매력과 여관주인 정성화의 우직함에 푹 빠져 극장을 나오게 된다.

극 중에서 말순과 함께 언니 동이는 ‘탐정 홍길동’이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 강원도 화천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역할을, 여관주인 정성화는 50년대 필름느와르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 미국 서부영화 코드를 설명하는 극단적인 이미지 상징 요소로 등장한다.

홍길동 이제훈과 강성일 김성균은 브리티시 클래식으로 필름느와르 캐릭터 분위기를 낸다면, 말순과 동이는 80년대 페전트 스타일로 영화의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고, 정성화는 웨스턴 룩을 완벽하게 재현해 사건이 벌어지는 화천에 몽환적 분위기를 부여한다.

#1. 말순+동이 자매, 80년대 리얼리티

말순의 누빔 내복, 손때 묻은 헤어빠진 손뜨개 질감의 인디안 핑크 프렛 카라의 머스터드 옐로 모직재킷은 리얼리티를 중시해온 응답하라 제작진의 응답 시리즈 3탄 tvN ‘응답하라 1988’에서도 배제한 80년대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뿐 아니라 말순 언니 동이의 촌티 폴폴 나는 스트라이프 목폴라와 버건디 칼라의 진한 머스터드 옐로 체육복은 관객에게 80년대를 정확하게 각인한다.

두 자매가 도입부를 제외한 러닝타임 125분 내내 등장하지만 옷은 이게 전부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최의영 실장은 “‘탐정 홍길동’에는 의상 수가 많지 않다. 황 회장 역할을 맡은 고아라를 제외하고는 캐릭터마다 많아야 3벌이다. 홍길동 이제훈, 강성일 김성균도 3벌 정도에 불과했다”라며 “그래서 캐릭터마다 정확하게 통일되는 요소를 부여해야 했다”라고 캐릭터별 의상 콘셉트에 대해 말했다.

그는 “주인공인 이제훈과 김성균이 50년대 느와르 분위기를 낸다면, 어린아이들은 정확하게 80년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죠. 50년대 분위기의 허구적 요소와는 달리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80년대 리얼리티를 입힘으로써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려했습니다. 코듀로이 같은 소재의 질감이나 누빔 등으로 한국적 리얼리티를 표현했죠”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말순과 동이는 시골에 있을 법한 자매들의 이야기에서 의상을 설정했다는 것. “동희는 가난하기 때문에 학교 체육복을 입고, 말순이는 언니 동이가 이것저것 끼어 입힌 거죠”라며 두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나온 배경이 된 스토리를 설명했다.

#2. 여관주인, 동화적 허구의 이국성

말순과 동이가 80년대 리얼리티를 구현한 캐릭터라면 여관주인은 이 영화가 50년대 웨스턴 느와르의 분위기를 차용했음을 대놓고 드러내 ‘탐정 홍길동’의 복잡한 시대적 혼재를 아우르는 중심 역할을 한다.

일자단발을 올백으로 넘기고, 그린 카멜 브라운 체크셔츠에 카멜 색 아웃포켓 가죽재킷은 영락없는 서부 여관주인 분위기다. 무엇보다 영화가 전개되는 강원도 화천의 몽환적 분위기와 함께 영화의 동화적 허구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낸다.

최의영 실장은 “여관주인 정성화는 전직 조폭이지만 여관을 운영하면서 삶을 바꾼 인물이다. 그래서 따뜻한 색감의 체크셔츠를 입히고 가죽 재킷으로 이국적 느낌을 부각했다”라며 이국적인 서부시대 여관 분위기에 걸맞은 의상으로 통일감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도는 정확하게 적중했다. 영화 속 사라진 마을이 드러나는 순간 잔혹 판타지의 서늘함이 배어나왔다면, 여관은 서부영화에서 나올 법한 이국적 분위기로 탐정 홍길동의 몽환적 비현실성에 동화적 재미를 더해 ‘탐정 홍길동’의 매력을 부각했다.

관객들은 말순에게 취하고 여관주인에게 반해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 아직 연작에 대한 어떤 결정도 없었음에도 다음 시리즈에서 이들이 재등장할지 궁금해 하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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