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옷에 담긴 ‘인생과 추억’ [씨네리뷰]
입력 2016. 05.09. 21:07:10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해피 해피 브레드’ ‘해피 해피 와이너리’를 연출한 미시마 유키코 감독이 인생과 추억을 담은 따스한 옷과 함께한 DIY패션 무비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로 돌아왔다.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은 ‘미나미 양장점’을 배경으로 후지이(미우라 타카히로)가 미나미 이치에(나카타니 미키)에게 백화점 브랜드 입점을 제안하기 위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치에는 ‘할머니가 남긴 옷’을 지키길 원한다며 이를 거절하고 두 사람이 함께 동행하며 옷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치에를 계속 찾아오는 손님들은 그녀에게 ‘옷’이 아닌 자신들의 ‘인생’과 ‘추억’을 재단해 달라 맡긴다. 어떤 이는 “영감이 결혼해 줘서 고맙다고 준 옷감인데, 누구 주긴 싫고”라며 추억이 깃든 원단으로 새로운 옷을 만들어 달라 말하고 “볼품없는 수의는 입고 싶지 않아, 저 세상에 갈 때도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옷을 수의로 수선해 달라는 이도 있다.

이렇게 이치에가 옷을 수선하고 세월이 흐를 수록 옷의 패턴은 줄어들었다, 늘어났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리고 옷을 맡긴 사람들은 그 추억 속에서 다시금 잃어버린 자신의 세월, 즉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

그런가하면 후지이는 계속해서 이치에의 가게 ‘미나미 양장점’을 찾아와 설득한다. 그 과정에서 후지이는 위의 사람들이 ‘미나미 양장점’을 찾아 말하는 수많은 사연이 깃든 옷들을 보게 되고, ‘옷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옷을 입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 후 그 순간을 시작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치에는 계속해서 디자인 스케치를 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옷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평생 입을 수 있는 옷’ ‘그 사람의 시간을 담는 옷’을 만들기엔 아직 자신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후지이가 자신에게 찾아오고 “당신들은 편하겠어요. 변화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겁내다 도망치면 끝나는 거니까”라는 울분을 들은 뒤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는 영화의 말미 오래된 재봉틀과 재단대의 위치가 바뀐다는 점이다. 이치에가 수선을 하는 장면에서는 끊임없이 재봉틀과 재단대가 등장하는데, 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수많은 등장인물이 수많은 옷을 들고 등장하지만, 주인공인 이치에의 옷은 단 한 번, 영화 마지막에 바뀐다. 항상 청록색의 롱 원피스를 단정히 입고 일을 하던 그녀는 영화 마지막, 가볍고 하늘하늘한 반팔 셔츠에 롱스커트를 입고 밝은 미소를 짓는다.

이외에도 1970-80년대에 사랑 받았던 양장점이라는 배경이 주는 향수와 타닥타닥 끊임없이 들리는 재봉틀 소리의 안정감, 옷으로 하나 되는 마을 주민들의 평화로운 일상까지 더해져 더욱 짙은 감동을 준다. 러닝타임 105분, 전체 관람가, 오는 19일 개봉.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영화사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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