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빅토리아 ‘케미’만으로는 부족하다 [씨네리뷰]
- 입력 2016. 05.10. 11:37:28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2001년 개봉돼 엽기 신드롬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곽재용 감독)의 후속작이 15년 만에 개봉된다. 후속작 ‘엽기적인 그녀2’(조근식 감독)에서는 대학생이었던 견우가 취업준비생이 되고 이후 취업에 성공해 결혼까지 하게 된 그의 신혼이야기를 그렸다.
견우는 운명이라고 믿었던 그녀(전지현)가 비구니가 돼 산에 들어가 헤어지게 되자 큰 실의에 빠진다. 하지만 이후 엄마(송옥숙)의 병문안을 간 병원에서 어린 시절 첫사랑인 그녀(빅토리아)를 만나게 되고 금세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친척을 따라 한국에 왔다가 중국으로 떠난 그녀는 견우와 결혼하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풋풋했던 첫사랑 이야기가 잠시 나오지만 십수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돼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영화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그리며 곳곳에 코믹한 장면을 여러 차례 등장시켰지만 다소 과장되고 식상한 장면으로 큰 웃음을 안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가고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에피소드와 결혼한 후 매일 다른 나라의 옷을 입고 그 나라의 언어로 상황극을 하는 장면 등은 코믹하긴 하지만 전작에서 나왔던 그녀와 견우가 신발을 바꿔신는 장면, 교복을 입고 나이트클럽에 가는 장면 등에 버금갈 만한 장면은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견우에게 먼저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견우는 취직 하기 전에는 결혼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이에 그녀는 견우의 취직을 도와주고 견우는 한 통신회사의 옥스퍼드팀이라는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과정에서 빅토리아는 그녀 특유의 당차고 당돌한 매력을 유쾌하게 표현해낸다.
지방대 출신으로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 견우의 동기로 등장한 용섭 역의 배성우와 못된 상사 김전무 역의 최진호가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견우는 퇴사 압박과 함께 온갖 설움을 당하고 이를 알게 된 그녀와 갈등을 겪는다.
영화는 견우의 직장생활 애환을 그리며 청년에게 위로를 전하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견우와 그녀의 로맨스와 잘 어우러지지 못하면서 신혼생활 이야기와 좀 더 짜임새있게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엽기적인 그녀2’의 그녀 역에 전지현 대신 빅토리아가 출연하게 되면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전지현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모은다. 빅토리아의 한국어 발음은 어눌하긴 하지만 거의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연기하며 열정을 보여준다. 또한 빅토리아는 특유의 귀여움과 발랄함으로 견우를 향한 진심어린 사랑을 표현해냈다.
몰입에 방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차태현과 빅토리아의 11살 차이는 차태현의 동안으로 나쁘지 않은 ‘케미’를 이뤘다. 41살 차태현이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으로 등장하는 설정 또한 차태현 특유의 코믹 연기로 무마시켰다. 러닝타임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오는 12일 개봉.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엽기적인 그녀2’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