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페이’ 아직도? 패션노조 대표 배드맨D의 목소리 [인터뷰]
- 입력 2016. 05.13. 13:26:04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패션노조에서 디자인계 아직도 남아있는 열정페이 문제를 다시 한 번 꺼낸 가운데 사건이 어떻게 해결 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션계 부당한 착취를 일컫는 이른바 ‘열정페이’가 사태 공론화에도 불구하고 전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부당임금, 야근수당 등 법정 수당 미지급, 부당해고, 신체사이즈 차별로 이루어진 ‘5대악’이 남아있다.
지난 11일 패션노조·알바노조·청년유니온 등 3개 청년단체들은 서울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봉 디자이너 브랜드의 열정페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 1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기자회견을 마친 배트맨 D는 지난 12일 시크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배트맨 D의 일문일답.
◆ 현재 하고 있는 일.
현재 개인 디자이너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급여를 받는 입장은 아니고 열정페이를 받은 적은 없다. 패션 디자인 전공을 하면서 공부했던 친구들이 그런 현장을 나가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엔 다 거짓말인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평범한 회사원에서 진로를 바꾼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 패션노조 결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나는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했기 때문에 열정페이가 전혀 이해가 안됐다. 패션 지망생들이 과제한다고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았나. 그들이 주말과 야근 포함 50만원 받는다고 하니까 납득이 안 됐다. 아직까지도 패션계 그런 사태가 만연해 있고 관습적으로 굳어져 있다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다. 과거 그들의 불만이 공론화 되지는 못 했었다. 처음 시작은 그들의 자료를 수집하는 정도였는데 확산이 됐다.
◆ 퍼포먼스를 하게 된 계기는.
사회적인 합의를 보기 위해서다. 그들이 사과를 하고, 이해하고 자정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무려 16개월 동안 대화했으나 결렬됐다. 심지어 협상 기간 연합회 소속 한 디자이너가 열정페이를 지불하다가 들켰고 외부적으로 구인광고를 공개하지 않고 숨었다. 그 이후 더욱 폐쇠적인 조직이 되어버렸다.
◆ 1년 동안 어떤 일을 했나.
실제 조사를 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해결책을 제안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개월 동안 전문가를 비롯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운영 위원자들의 의견을 담아 설문을 실시했다. 협상 수정 요구안은 작년 10월에 넘겼다.
◆ 성과가 있었나.
근로자 수 1000명 조사 25명이 답한 것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상봉 회사에서만 근로자 100명인데 이런 회수율로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설문지를 배포한 연합회를 불신하고 질책하게 됐다. 연합회가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해서 사무 사원을 거쳐 2월에 2차 설문조사 실시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 더 이상 우리 측과 대화 할 수 없다는 통보가 돌아왔다. 지방 연합회에서 패션 행사가 있어서 신경 쓸 게 많다는 이유다. 지난 10일 이틀 전에 연합회 정기 총회가 열렸다. 그런 외부 행사와 내부 행사의 이유로 운영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결렬됐다.
무려 16개월 동안 협의의 장을 마련했다. 노동 쪽 학회 전문가 고문 등 테이블 10명 이상이 참가했다. 실제 조사 때 바통을 넘겼으나 연합회에서 자기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결렬을 시켜 버리지 않느냐. 사과문 내고 입장문 낸 이야기는 뭔가. 우리에게 거짓말 한 것 아닌가.
◆ 어떤 점에서 분노하나.
사과문 발행 당시 회장 발언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못 지켰다. 청년단체를 비롯해 국회의원까지 참가했는데 포기한 점에 분노한다.
◆ 이 사태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지.
현재 패션계가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쟁력이 약한 개인 브랜드가 많이 없어지는 실태다. 결국에는 사업도 산업도 사람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 대한 투자가 미비하다. 투자가 없는데 당연히 산업이 부흥할 수 없다. 도태될 것 버리고 새로운 것을 지켜야 한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부실한 기업은 퇴출이 되어야 맞다.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점입 하는 것에 대해 오너 디자인들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경쟁성을 상실하고 도태된 브랜드는 없어지는 수순을 밟는 게 맞다. 직원들까지 희망고문하면서 피해를 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가.
◆ 보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특히 싼 인건비를 사용해 사용하는 인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대한 제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인턴들을 관리하는 윗사람들 입장에서는 감시하는 사람이 없고 손해 보는 것이 없으니까 그렇게 하는 거다. 관리 감독 하는 기관을 만들고 이에 대한 제제가 필요하다. 필요한 건 시스템이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패션노조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