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say] 판타지 사극 ‘마녀보감’의 스토리텔러 한복
- 입력 2016. 05.13. 15:17:09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SBS가 월화드라마에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대박’을, MBC는 주말드라마에 ‘결혼계약’ 후속작으로 ‘옥중화’를 편성하고, KBS2는 오는 8월 ‘구르미 그린 달빛’ 방영을 확정하는 등 지상파의 사극 경쟁이 치열하다.
JTBC '마녀보감'
여러 장르의 사극이 동시다발적으로 방영되는 최근 사극 물결에 재해석을 하되 역사적 사실을 뿌리를 둔 전통 사극과 달리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문 판타지 사극은 마치 사실인 듯 전개되는 당돌함과 몽환적 장면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지상파에 맞서 금토드라마에 ‘마녀보감’을 편성했다. 13일 첫 회가 방영되는 ‘마녀보감’은 조선 13, 14대왕 명종과 선조 시대를 배경으로 동의보감을 쓴 실존인물 허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나, 가상의 인물인 공주 연희에서 마녀 서리가 된 김새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린 전형적인 판타지 사극 장르를 표방한다.
이런 차별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드라마 의상으로 재 가공된 전통 한복이다.
#1. 사실과 허구의 공존:왕실 전통한복+마녀 퓨전한복
그러나 ‘마녀보감’은 정확한 시대적 배경과 실존인물이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왕실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주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의상 역시 전통한복과 재해석된 한복 두 가지로 나뉜다.
‘마녀보감’ 의상을 제작 협찬한 숙현한복 신숙영 원장은 “현대적으로 컬러와 선을 재해석한 퓨전입니다”라며 “왕실은 철저하게 고증을 따른 전통한복입니다. 그러나 무녀와 마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큼 왕실 외의 요소는 전통 한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재해석을 가미했습니다”라며 의상의 큰 골격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마녀보감’은 전통과 퓨전의 다름으로 설득력을 더하는 계급과 신분차이, 어울림으로 완성되는 조화가 드라마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의 갈등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대비 윤씨 김영애, 중전 심씨 장희진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왕실 전통 한복차림을 고수하고 특유의 흡인력 있는 연기로 악의 근원이 되는 역할을 소화한다.
이들과 전혀 다른 드레스코드를 보여주게 될 흑무녀 홍주 염정아와 마녀 서리 김새론은 배자 쾌자 반비를 활용해 최근 현대 복식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재킷과 베스트, 셔츠와 베스트 같은 레이어드룩 느낌을 연출한다.
특히 염정아는 남자 한복의 단령을 디테일로 활용하거나 변형된 디자인의 아얌 등 한복이지만 과거와 현대는 물론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합된 시도로 이전 사극과는 ‘다른 카리스마’로 흑무녀 이미지를 완성한다.
#2. 사실과 허구의 경계:판타지 캐릭터 3
신숙영 원장은 “한복은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라는 말로 사극 의상이 여타 현대극과는 다른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전통사극이 아닌 ‘마녀보감’은 이런 ‘보는 재미’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한복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마녀보감’은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만큼 한복에도 판타지 요소가 앞서 언급한 ‘퓨전’이라는 형태로 녹아들어 있다.
신숙영 원장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마녀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로 사실감과 판타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라며 “비현실적인 판타지 캐릭터가 조선시대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신숙영 원장은 연희와 서리, 홍주, 여기에 청빙사를 추가해 세 가지 판타지 캐릭터를 제시했다.
공주 연희가 주술 때문에 결국 마녀 서리가 되는 설정은 판타지 사극 ‘마녀보감’의 핵심이다. 연희와 서리의 변화가 어떻게 묘사될지에 대한 궁금증에 신숙영 원장은 “신비스러움”이라는 명료한 답변을 했다.
연희에게는 파스텔 톤을, 서리에게는 차분한 톤의 반비를 입혀 어리고 순수한 연희에서 세상을 향한 반항기 어린 독기를 가지게 되는 변화를 표현했다는 것.
홍주는 연희와 서리와 달리 독보적인 차별성에 초점을 맞춘다. 신숙영 원장은 “어둠의 축으로 블랙과 레드를 중심으로 강렬한 색을 사용하고, 장소에 따라 의상을 달리해 주변과 차별화된 느낌을 강조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청빙사는 인물은 아니지만 판타지를 표현함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신숙영 원장은 “강력한 결계가 쳐진 특수한 공간인 청빙사는 서리의 신비로운 모습이 드러나는 곳으로 기존 한복에서 벗어난 그곳만의 의상을 디자인했다”라면서 “한복의 선을 살리면서 우아한 실루엣을 살린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마녀보감’은 기존 사극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기에 청춘설화를 가미해 사극 버전의 멜로를 덧입혔다. 이러한 여러 복합적인 시도들이 드라마에서 어떤 어울림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마녀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