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태현, 15년 만에 돌아온 견우가 반가운 이유 [인터뷰]
- 입력 2016. 05.16. 10:22:19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차태현이 ‘엽기적인 그녀2’를 통해 15년 만에 다시 견우로 돌아왔다. 10년을 훌쩍 넘긴 세월이었음에도 차태현은 여전히 견우에 대한 애정이 넘쳤고 그런 그가 연기한 견우는 어색함이 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 였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2’에는 전지현이 출연하지 않는다. 2001년 개봉 당시 엽기 신드롬을 만들어낼 만큼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전지현의 존재는 대단했다. 차태현 역시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만큼 후속작을 선택하기까지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전지현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견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지현이 출연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계속 얘기하는 거지만 전작에 대한 부담감은 하나도 없는데 단지 전지현이 안 나오는 게 미안했던 것뿐이죠. 어찌됐건 견우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출연했지만 근래 이렇게 재미나게 찍었던 영화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견우를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스트레스 없이 찍은 영화예요. 또 연기할 때마다 견우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다른 영화에서 견우가 보이는 걸 두려워하거나 나빠해본 적이 없어요”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2’를 촬영하면서 오랜만에 옛친구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견우를 만나 행복했지만 전작을 인생영화로 본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너무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는데 막상 찍을 때는 정말 편하게 찍었어요. 찍고 나서 또 너무 많은 걱정을 하고 고민을 하게 됐고 전작을 인생영화로 본 사람이 너무 많은데 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죠. 처음에 제가 이 영화를 선택했을 때 안 좋아하던 아내가 영화를 보고 나서 선택 잘했다고 얘기해줬는데 그게 위로로 들리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잘한 것 같다’고 얘기해줬는데 요즘은 객관성을 많이 잃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요(웃음)”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2’에서는 전지현을 대신해 빅토리아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중국인인 빅토리아의 출연에 그의 한국어 발음이 우려를 샀다. 하지만 거의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소화하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중국인이 한국말로 연기를 해야 하니까 다른 배우랑 할 때보다 빅토리아와 연기할 때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한국인으로 나오는 줄 알고 걱정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저희는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또 빅토리아가 한국어로 연기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중국어로 해도 상관없는데도 다 연습을 해왔고 발음이 어렵거나 어색한건 입에 잘 붙는 말로 수정해가면서 했죠”
차태현과 의외의 ‘케미’를 보여주며 전지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차태현 역시 빅토리아와의 케미에 대해 만족해했다.
“전작이 있는데다가 빅토리아랑 케미가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고나니까 좋더라고요. 저와 빅토리아와의 케미가 좋은 것도 중요하긴 한데 전지현이 아닌 다른 그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많이들 하신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녀의 역할이 전작처럼 절대적이지 않아요. 빅토리아한테 그런 짐까지 주는 건 아니었던 거죠”
차태현의 말대로 전지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전작과 달리 ‘엽기적인 그녀2’는 견우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몇 년이 흐른 후 취업준비생이 되고 사회초년생이 된 견우와 그녀의 내조가 영화의 주를 이루면서 전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가 됐다.
“견우의 회사 동기인 용섭이를 연기한 배성우 형과의 호흡이나 회사생활, 신혼생활에 신경을 더 많이 썼어요. 어차피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전작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고 저도 전작을 뛰어넘으려고 선택하지는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내 연기 인생에 ‘엽기적인 그녀’만큼 훌륭한 영화를 하나라도 더 찍으면 더 이상 이룰게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특별한 작품이었고 아직도 넘었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없어요”
차태현은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통해 매주 시청자와 만나지만 그로 인해 그의 연기에 몰입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차태현은 언론시사회에서 “견우의 모습에서 제 얼굴이 보이면서 개인적으로 실제 제 모습이 떠올라 공감이 되지 않았다. 견우답지 못한 게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제가 했던 영화들을 보면 가끔 견우가 보이기도 했는데 그런 거에 대해서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어요. 언론시사회 때 완성된 영화를 처음보는데 제가 봐도 약간 어색하더라고요. 다른 그녀와 있는 모습이 어색한건 없어졌는데 코믹한 장면에서 견우가 차태현이라는 게 보이는 거예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게 예능이랑 겹친다고 해야하는 건지 영화를 보면서 내 모습이 보인 경우는 처음이라서 당황했죠. 예능하면서 배우들이 어쩔 수 없이 겪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오래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차태현에게 그동안 주로 해온 밝고 유쾌한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는 지에 대해 묻자 “언제든지 하고 싶다”고 답했다.
“예능이랑 상충되는 점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만약 정말 괜찮은 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제게 제안이 온다면 그 영화가 나올 시점에 예능을 그만두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배우고 제가 예능에 계속 출연하는게 영화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