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춘할망’ vs ‘은교’ 김고은, 방치된 아이 패션코드 읽기 [영화의상 STORY]
- 입력 2016. 05.21. 12:39:14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김고은이 2012년 4월 개봉된 ‘은교’ 이후 4년여 만인 지난 19일 비슷한 외로움을 가진 여고생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김고은 : 영화 '은교' 은교, '계춘할망' 혜지
영화 ‘계춘할망’ 은주와 ‘은교’ 은교는 자의건 타의건 방치된 10대 여고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은교’는 생계를 꾸려야 하는 엄마에게 어쩔 수 없이 방치된 은교, ‘계춘할망’은 거리 부랑아로 떠돌다 12년만에 제주도 할머니 집으로 돌아온 혜지의 이야기다.
새하얀 얼굴과 맑은 미소에 가늘고 마른 비율 좋은 몸으로 패션니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김고은이 방치된 아이라는 콘셉트로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은교’ 영화의상을 담당한 최의영 실장과 ‘계춘할망’ 영화의상팀장 최은정 팀장은 김고은에 대해 ‘의도대로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로 평했다.
최의영 실장은 “‘은교’에서 김고은이 제일 예뻤던 것 같다”라며 영화와 배우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최은정 팀장은 제작발표회와 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패셔니스타로서 김고은의 이미지가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고은의 차분한 헤어스타일이 영화에서 의도한 모습과 잘 어우러졌다. 그래서인지 의상 역시 감독의 의도를 잘 살릴 수 있었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처럼 두 영화의상 담당자 모두 김고은에 대해 비슷한 평가를 내렸지만 의상은 스토리만큼이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최의영 실장은 아이템 마다 헤지고 닳아빠진 느낌으로 가난한 아이 ‘은교’를 표현했다고 밝혔다.영화 '은교'
최 실장은 “화이트처럼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컬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되도록 색감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색을 많이 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했습니다”라며 “아직 10대지만 방치된 아이가 은교죠. 방치되고 가난한 아이를 표현한기 위해 구겨진 신발, 티셔츠로 그런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계춘할망’ 혜지는 거리 부랑아라는 설정에 맞춰 옷을 갈아입히는 것이 아닌 영화 속 계절 흐름에 맞춰 잔뜩 껴입었던 옷을 하나씩 벗는 것으로 리얼리티를 담아냈다.영화 '계춘할망'
‘계춘할망’ 영화의상을 담당한 최은정 팀장은 “혜지는 돈 없는 가출 청소년으로 옷도 후줄근하고 스타일링도 레이어드로 표현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영화 속 혜지는 옷을 갈아입지 않는다는 것이 그녀가 밝힌 의상의 포인트다. “티셔츠 데님재킷 야상점퍼로 겹겹이 껴입은 옷을 계절에 맞춰 하나씩 벗죠. 또 거리에서 생활하는 아이다보니 스타킹도 찢겨있습니다”라고 영화 속 혜지의 패션과 캐릭터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두 영화는 10대 여고생의 성장기를 다루지 않는다. ‘은교’는 갑자기 툭 던져진 상황에서 노인과 청년의 은밀한 욕망을 자극하는 여자가 된 10대 은교를, ‘계춘할망’은 삶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조건 없는 내리 사랑’ 앞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혜지를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다양한 색의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t/ 사진=영화 ‘계춘할망’ ‘은교’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