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 윤여정 ‘계춘 그래니룩’, 진짜 할머니 옷 [영화의상 STORY]
입력 2016. 05.23. 09:51:59

영화 '계춘할망'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계춘할망’은 요즘 1, 20대는 쉽게 공감하지 못할 법한 가슴 저릿한 할머니 이야기다. 어린 손녀딸을 장터에서 잃어버린 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할머니 계춘 앞에 12년 만에 손녀 혜지가 나타나면서 그녀들의 아픈 가족사가 하나 둘 드러난다.

영화는 계춘과 혜지의 시선을 따라간다. 계춘은 살기 위해 스스로 강해져야 했던 시골 할머니로 주위의 걱정과 만류에도 강한 의지로 결국 혜지를 찾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할머니 계춘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이에 대해 영화의상 담당 최은정 실장은 “컬러풀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배우 윤여정의 워낙 선이 곱고 예뻐서 그렇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작위적으로 짜 맞추지는 않았지만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윤여정의 사랑스러운 옷태로 인해 휴머니즘과 리얼리티가 주는 무게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다.

‘계춘할망’의 할머니 계춘의 의상 콘셉트는 앞서 언급한 바데로 ‘컬러풀’과 ‘러블리’다. 컬러는 제주도에 현무암이 많아 옷에서는 그와 대비는 컬러로 붉은 톤을 많이 사용하고, 사랑스러운 할머니 표현을 위해 꽃무늬 스카프나 누빔 팬츠에서도 꽃무늬를 활용했다.

붉은 계열의 퍼플색 베스트와 비슷한 컬러 계열의 프린트 저지 티셔츠, 버건디색 카디건과 옅은 퍼플색 하의 등 아이템은 시골스럽지만 세련된 컬러 조합으로 영화적 요소를 살렸다. 또 파스텔 핑크 카디건과 꽃무늬 스카프에 앙증맞은 색색의 패턴이 배열된 누빔 팬츠와 하늘색 플라스틱 장바구니는 최근 그래니룩 열풍이 왜 부는지를 설명해주는 듯해 눈길을 끈다. 또 퍼플 계열이 조합된 타탄체크 카디건은 어떤 옷에 걸쳐도 스트리트캐주얼 룩 분위기를 제대로 낼 듯 해 자꾸 시선이 간다.

이뿐 아니라 베이지 상의와 버건디색 하의, 옅은 파스텔 핑크 카디건과 베이지 스커트에 얌전히 묶은 파스텔 옐로 스카프까지 시골 할머니의 모습을 담으면서도 서정적인 전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의상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공헌하고 있다.

최 팀장은 “그런데 극의 흐름에 맞춰 할머니 옷의 컬러와 디테일이 변합니다. 치매가 걸리면서 붉은 톤과 꽃무늬가 없어지고 깨끗한 느낌으로 이전과 차이를 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치매 노인 표현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결과, 무늬가 없고 깨끗한 색을 입는다는 것. 이는 본인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보호자나 간병인, 병원 측에 의해 그렇게 입혀진 것일 수도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계춘을 위한 치밀한 설정과 이를 노련하게 받아들인 윤여정의 합에 의해 ‘계춘할망’이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계춘할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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