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3’ 올여름 색다른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씨네리뷰]
입력 2016. 05.27. 08:53:57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한국 공포영화의 유일한 시리즈물인 ‘무서운 이야기’가 침체기에 들어서있던 한국 공포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는 전작들과 다른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무서운 이야기’ 1편은 납치된 여고생(김지원)이 자신을 납치한 정체불명의 남자(유연석)에게 시간을 벌기 위해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각기 다른 단편들을 엮었다. 2편에서는 보험회사 지하 비밀 창고에서 박 부장(박성웅)이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닌 신입사원 세영(이세영)에게 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사건들의 비밀을 파헤칠 것을 지시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렇게 전작들에서는 현실에서 있을법한 이야기가 브릿지 역할을 한 반면 이번에는 기계들이 사는 행성으로 떨어진 화성에서 온 소녀(김수안)가 자신을 인간으로 알고 죽이려는 기계(차지연) 앞에서 지구에서 있었던 일을 꺼내놓는 식으로 공포와 SF의 결합을 시도했다. 지구를 떠나온 여우족인 이 소녀는 인간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작들과 또 다른 점은 이 소녀와 기계가 꺼내놓은 세 가지 이야기가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점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전혀 다른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모두 인간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묶여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선비 이생(임슬옹)이 살아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여우골에 들어가 겪은 이야기를 담은 공포 설화 ‘여우골’(백승빈 감독)로 ‘전설의 고향’과 같은 고전적인 공포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생은 자신을 괴롭히는 여우들에게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감히”라고 소리치지만, 여우골의 백발 노인(김종수)은 “인간은 기생충”이라고 말한다. 백승빈 감독은 “‘만물의 영장’으로 불리는 인간이 사실은 아주 미미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는 그의 신선한 접근이 돋보인다.

두 번째 이야기인 ‘로드레이지’(김곡 감독)는 보복 운전을 소재로 현실적인 공포감을 조성한다. 한밤 중 고속도로를 달리던 동근(박정민)과 수진(경수진) 앞에 덤프트럭이 끼어들고 이에 화가 난 동근은 덤프트럭을 추월하고 이후 덤프트럭 운전자(이대연)는 이들을 위협한다. 특히 ‘로드레이지’는 언제 어떻게 달려들지 모르는 덤프트럭으로 속도감과 스릴감을 주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초반 겁을 내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수진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쾌감을 주기도 한다.

버려진 로봇의 한을 다룬 마지막 이야기 ‘기계령’(김선 감독)은 10년 동안 한 식구처럼 지내던 로봇 둔코(이재인)를 버린 예선(홍은희)과 그의 아들 진구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워킹맘인 예선은 자신 대신 진구를 돌봐주던 둔코의 수명이 다해 진구에게 위협을 가하자 둔코를 버리고 성능이 더 좋은 로봇을 들인다. 이처럼 쉽게 버려지는 기계가 한을 품게 된다면 그때는 더이상 인간이 조종할 수 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계들을 떠올리게 하며 섬뜩함을 준다. ‘기계령’은 특히 실제 로봇을 보는 듯한 이재인의 표정과 말투가 돋보인다. 여기에 자연스럽지 않은 미소가 섬뜩함을 더한다.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가 침체된 공포영화 장르에 힘을 더해 ‘무서운 이야기 4’의 제작을 이끌어내며 또 다른 참신한 공포영화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6월 1일 개봉.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무서운 이야기 3’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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