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우 탐구생활, 사람-연출-연기 그리고 열정 [인터뷰②]
- 입력 2016. 05.27. 11:56:4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윤종빈 감독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10년 전 처음 같이 (칸에) 갔는데 (제가) 운 좋게 10년간 네 번 갔어요. 첫인상이 어쨌든 기억에 남아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받아 갔는데 지원 없이 가서 열악했어요. 칸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숙소를 잡고 한 일주일을 있었죠.”
배우 하정우는 ‘아가씨’를 통해 무려 다섯 번째 칸의 초청을 받았다. 처음 칸에 입성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처음을 기억했다. 당시 많은 생각과 다짐이 있었기 때문일 터다.
하정우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용필름)를 주제로 영화와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직항이 없어 경유했는데 일곱 시간을 대기했다. 정말 멀더라”고 말했지만 벌써 네 번째 칸 방문이다. 그는 지난 2006년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2005)로 처음 칸에 입성했다. 이후 ‘숨’(2007) ‘추격자’(2008) ‘황해’(2010) 등이 연이어 칸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10년 동안 네 번째 칸을 방문하게 됐다.
“(2006년 칸에 갔을 때) ‘괴물’ ‘주먹이 운다’ 팀이 있었는데 최민식 선배를 거기서 만나 따라다니며 얻어먹었다. 그러면서 (윤종빈 감독과)둘이 막차를 놓쳐서 버스정류장에서 밤을 새며 ‘나중에 경쟁부분에 오자’ ‘좋은 감독‧배우 되자’고 서로 파이팅 했다. 딱 10년 만에 간 거다. 10년 전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 기분이 다시 들고 기운 돋우는 시간이 됐다. 윤 감독이 가장 많이 축하해줬고 칸 다녀오기 전후로 얼굴을 봤는데 나중에 경쟁부분에 같이 가자고 했다.”
나홍진 감독과 두 차례 작업을 통해 칸의 부름을 받은 그는 이번엔 각각 다른 영화로 칸을 찾게 됐다. ‘추격자’ ‘황해’는 각각 61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64회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바 있다. 나 감독은 ‘곡성’으로 올해 칸 영화제 비경쟁부분에 초청을 받았다.
“윤 감독과 칸에 처음 가고 10년 만에 갔는데 그 중간에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황해’도 감사했다. 한국 돌아오는 날 그(‘곡성’) 팀이 들어갔기에 못 만났지만 ‘곡성’ 언론시사회 날 아침 통화하며 서로 개봉을 축하했다. 얼굴을 못 봐 한국 들어올 때 문자도 했다.”
하정우는 ‘아가씨’를 통해 처음 박찬욱 감독과 작업을 하게 됐지만 그와의 첫 작업이 낯설지 않았단다.
“조진웅 김혜숙 선배‧의상팀은 만났었고 그 외엔 (김민희 김태리 등)다 첫 만남이다. 촬영감독님 같은 경우 예전에 나와 광고 촬영을 했고. 류성희 미술 감독님은 ‘암살’에서 같이 넘어갔다. 박 감독님과는 처음인데 그게 그렇게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오가며 영화행사서 본 것도 있고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어떤 느낌 이다’하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박 감독의 영화 가운데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등을 좋아한다. ‘3인조’도 봤다. ‘3인조’ 얘기하면 박 감독님이 웃는다.(웃음) 감독님도 (날) 많이 놀린다.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 얘기를 하며 ‘하 감독’ 이라 부른다.”
‘하 감독’ 하정우는 연기 계획과 함께 감독으로서의 연출 계획 역시 세우고 있다. 아직은 스토리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다는 그는 정해진 부분에 대해 간단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연출)시기를 언제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 콘셉트와 이야기를 정했는데 계속 구상중이다. 이야기 후반부를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몰라 머릿속으로만 구상하고 있다. 이야기가 완성되면 작가와 만나 상의 할 텐데 연출을 하려면 1년을 비워야 되니 최소 3년 후가 될 것 같다. 영화 ‘신과함께’가 오늘 크랭크인 했다. 모레부터 내 분량의 촬영이 시작된다. 1‧2부를 동시에 찍어 8개월 동안 찍는다. 그러면 올해는 끝난다. 내년에 찍는 작품이 있어 내년을 보낸다. 콘셉트는 ‘롤러코스터’ 같은 작품이다. 코리아타운에서 벌어지는 교포들 사이의 이야기다.”
그는 정말 하는 일이 많다. 부지런하고 열정이 가득하다. 배우로서 연기활동을 해나가며 연출도 동시에 하고 있다. 게다가 그림 까지 그린다. 지난 2003년 그림을 시작해 지난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3월엔 미술품 경매에서 그의 그림이 140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민망해서 혼났다. 다른 전업 작가도 계시고 평생을 바쳐 그림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그림 활동에 관한) 기사가 나면 한없이 민망하고 부끄럽다. 미술 쪽 기자와의 인터뷰를 다 고사하는 건 아직 그런 자격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난 그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것뿐이다. (내 그림이) 관심을 받는다면 유명세 때문에 관심을 받는 것일 뿐이다. 내 취미생활이 알려지는 게 부끄럽다.”
차기작 ‘신과함께’에서 그는 차태현과 만난다. 처음 맞추는 호흡이지만 사석에서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다. 새로운 작품에서 만난 배우들에 대해 얘기하며 그는 애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차)태현 형은 원래 (내) 동생(배우 차현우)과 친했다. 이후 나와 친해져 내가 군대 가기 전에 소주도 사주고 군 제대 후 연극하고 데뷔하며 만났는데 (서로) 안지 오래됐다. 친근한 선배이자 동네 형이다. ‘드디어 만나는 구나’ 했다. (함께) 8개월을 보낼 생각을 하니 재미있을 것 같다. 마동석은 ‘동네 누나’다. 새로 만난 친구 주지훈은 정말 매력적이고 귀엽다. 살갑게 군다.”
하정우에겐 앞으로 3년 동안의 스케줄이 정해져 있다. 꽉 찬 스케줄 속에서 틈틈이 시간이 날 때도 그의 머릿속엔 온통 영화 생각뿐이다. 역시나 ‘삶이 영화, 영화가 삶’인 배우다.
“틈틈이 시간이 날 땐 걸어요. 또 ‘신과함께’를 촬영하는 다음 작품 팀과 만나 영화 얘기를 해요. 요즘은 ‘아가씨’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고요. ‘터널’이 이번 주 최종편집을 마감하는데 김성호 감독과 편집 방향 등을 얘기해요. ‘신과함께’ 촬영팀과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감독과 어떻게 찍을지 의논하고 의상‧헤어‧리딩‧상견례‧고사‧우정다짐 이런 것들을 했죠.”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