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희 탐구생활, 연기의 즐거움-작품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아가씨’ [인터뷰②]
- 입력 2016. 05.27. 17:27:27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칸에선 정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왔어요. 경쟁부문에 가게된 것에 정말 감사하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칸은 이제 다녀 와봤어요.(웃음)”
어느 덧 데뷔 17년차. 그녀는 데뷔 초기 연기력 보단 외모로 주목 받았고 어느 틈엔가 훌쩍 발전한 연기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화차’(2012) ‘연애의 온도’(2012)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등을 통해 호평을 받은 그녀는 ‘아가씨’를 통해 마침내 칸에 입성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나 영화 ‘아가씨’를 주제로 영화와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다녀 와 봤다”며 행복함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한 작품인 ‘아가씨’를 그녀의 ‘인생작’으로 꼽을 수 있을지를 물었다.
“‘아가씨’를 ‘인생작’이라고 얘기해버리면 (다른 작품이) 너무 시시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건 두지 않아야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한 다른 작품도 다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한 작품이 ‘인생작’이 될 순 없는 것 같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 그때의 감정과 모습 등 모든 게 존재한다. 그때 내가 표현한 인물들이 다 좋고 내겐 다 소중하니까 특별히 편애하고 싶진 않다. 결과적으로 사랑을 받았든 안 받았든 내 스스로 사랑해줘야 한다고 생각 한다. 물론 애정이 덜 가는 것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나의 열한 번째 작품이다. 열한 번째 작품으로 소중하게 간직하게 될 거다.”
출연작 하나하나에 깊은 애정을 지닌 그녀는 연기에 대한 재미와 매력을 느끼며 연기 자체를 즐기는 느낌을 물씬 풍겼고 그녀 스스로 그렇게 말하기도 했다. 연기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그녀의 연기력은 어느새 데뷔 초반보다 훌쩍 발전했고 그런 모습에 박 감독을 비롯해 관객 등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이 일 자체를 즐겁게 할 수 있단 게 (연기의 매력이다). 놀이 같은 느낌이다. 초반에 어렵기만 할 때도 있었는데 사실 그런(즐기는) 마음이 생긴 건 10년이 더 됐다. 그런(연기력의 발전에 대한) 평가가 계속 나오는데 (연기에 대한)재미를 찾게 된 건 꽤 오래전이다. 23살때 드라마 ‘굿바이 솔로’를 할 때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배우의 길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잘하고 싶었고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기다. 그다음부터 계속 작품을 똑같이 해왔다.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고 기쁘게 일하는 게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앞서 ‘화차’로 연기 극찬을 받으며 감독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배우로 떠오른 김민희가 거장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는 점에서도 이 영화는 큰 관심을 받았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확실한 믿음이 생기면 (작품을) 한다. (작품 선택에 있어) 기준이랄 건 없다. 마음에 와 닿는 것, ‘괜찮다’ ‘하고 싶다’ ‘재미있다’하는 걸 한다. 의도해서 방향 설정을 하진 않는다. 글에서 작품의 매력을 느끼면 하게 된다.”
김민희는 생애 첫 베드신을 여배우와 하게 됐다. 그녀와 호흡을 맞춘 건 신예 김태리다. 독립 영화 한 편에 출연한 것 외엔 연기 경험도 전무한 신인 배우와 그것도 베드신을 촬영했다.
“선배로서 도움을 준건 없는 것 같다. 태리씨는 감독님이 잘 챙겨주셨고 같이 만들어줬고 그래서 상대 배우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 당차고 야무지게 해냈다. 선배로서 의도한건 아니지만 현장에서 (김태리가 날) 언니라 불렀고 그게 둘 사이를 가깝게 해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호칭에 대해선 전혀 생각 안했다.”
‘아가씨’의 베드신은 노골적이고 여배우들은 특히 노출신의 수위가 꽤 높다. 고민이 없었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김민희는 솔직하게 ‘고민이 있었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고민이 있었다. 얼마나 고민을 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선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한번 결정하고 나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내가 져야한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한다. 베드신은 촬영이 힘들었다. 힘들었던 기억이 가장 크다. 그것 자체의 신이 어떤 ‘감정’도 보여야하고 힘든 것 같다. 복잡하고. 콘티가 정확하게 있었고 태리 양과 같이 만들어갔는데 잘 봐줬으면 한다.”
배우로서 그녀는 미래를 보기 보단 현재를 즐기고 만족감을 느낀다. 별다른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는 단지 작품에 대해서만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미래를 그리진 않는다. 할 수 있는 한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다. 더 바라는 건 없다. 지금이 좋고 현재로 만족한다.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것들을 같이 만들어내는 것에 동참하고 싶다.”
배우로서 즐기며 일하고 있다는 김민희는 인간으로서의 삶 역시 행복하다고 말하는 ‘긍정왕’이다. 배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기준을 세우지 않았다. 그 만큼 열려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기도 내가 살아가는 일부분이다. 충분히 즐기고 있고 즐겁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배역은 (기존에 맡은 것과) 똑같은 것 다른 것 상관없이 마음에 오는 것을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 싶다. 욕심나는 배역은 없다. 다 다른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비슷하다 생각하더라도 다르게 보는 면이 있으니까. 비슷한 캐릭터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아가씨’가 끝나고 난 뒤 그녀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영화에 대해 만족한다는 그녀는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또 다른 작품을 만나고자 한다.
“현재 보고 있는 건(시나리오) 없어요. 바빴기에 휴식을 가진 뒤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우선 영화작업에 만족하고 있어요. 연기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으로 남길게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