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무 고영욱 박시후 ‘성추문男 블레임룩’, 블랙이 면죄부? [패션톡]
입력 2016. 05.31. 14:07:00

유상무(2016년), 고영욱(2013, 2012년) 박시후(2013년)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성폭행, 성추행 등 입에 담기조차 불편한 사유로 추문을 일으킨 남자 연예인들은 경찰 출두 복장으로 블랙룩을 선택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블랙이 항상 의도한 바대로 신뢰할만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블랙은 톤에 따라 천차만별 일뿐 아니라 디자인이나 스타일링에 따라 보수에서 진보까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컬러이다.

고영욱과 박시후는 2012, 2013년 각각 성 추문 사건이 터진 후 경찰 출두에서 블랙 슈트에 화이트셔츠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이들은 화이트셔츠 윗단추를 풀어 헤치고 부스스한 얼굴과 헤어스타일로 블랙을 적절하게 이용했다.

이후 고영욱은 끊이지 않는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블레임룩이 데일리룩 코드로 바뀌고 그와 때를 같이해 그의 추문에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도 사라졌다. 더플코트에 폭이 넓은 검은 머플러 칭칭 감아 눈만 남기고 가리는 등 추문의 실체가 들어날수록 얼굴을 감췄지만, 그의 몸을 가리고 있는 트렌디한 아이템들이 그의 추문을 다시 일깨우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유상무는 블레임룩 코드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디자인보다 피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유상무는 몸에 맞지 않는 꽉 끼는 블랙 셔츠에 그리드 패턴 팬츠와 양말을 신지 않은 블랙 로퍼의 트렌디한 요소까지 남다른 올블랙룩으로 사건의 진위를 떠나 상황에 따라 갖춰야할 매너가 부족한 면모를 드러냈다.

학력 위조를 시작돼 리플리 증후군을 유행시키기도 한 신정아는 과거 체포될 당시 입었던 옷이 모두 초고가 럭셔리브랜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패션이 한 사람을 설명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없다. 더욱이 신정아처럼 초고가 브랜드를 입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죄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가격이 사람의 태도나 매너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스타일링에서 배어나는 매너가 한 사람의 생각이나 태도를 짐작하는데 더 유의미한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을 블레임룩은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이미화 기자,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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