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영, “‘굿바이 미스터 블랙’, 악녀 이미지 벗게 해준 고마운 작품” [인터뷰]
- 입력 2016. 06.01. 10:19:47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악녀 전담 배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유인영이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비련의 여인 윤마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갔다.
유인영은 초반 밝은 모습의 윤마리를 연기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윤마리라는 캐릭터 자체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윤마리는 결혼을 약속했던 차지원(이진욱)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민선재(김강우)와 결혼해 태국에서 다시 돌아온 차지원을 충격에 빠트렸다.
“작가님도 처음부터 어려울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쉽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현실적으로 예전에 만났던 애인이 돌아왔을 때 어느 시점까지 이 사람을 기다리면 용서가 될까 이렇게 쉽게 다가가려 노력했어요. 마리가 나쁜 캐릭터가 아닌데 연기하는 저 때문에 그렇게 보일까봐 걱증을 많이 했어요.”
악인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이 해피엔딩을 맞았다. 민선재와 윤마리 역시 해피엔딩이었다. 많은 죄를 지은 민선재지만 윤마리를 향한 마음만큼은 진심이었고 이를 잘 알고 있던 윤마리는 민선재를 기다려주기로 했다. 유인영은 그러한 결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른 분들은 공감을 못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게 마리와 선재의 입장에서도 최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지금 마리한테 남아있는 사람은 선재밖에 없고 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나를 이만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선재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어떻게 저런 남자랑 살아?’라고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지금 결말이 가장 베스트지 않을까요. 둘 다 떨어져서 살아가는 것도 웃긴 거 같고. 선재의 참회를 진정성있게 받아들인 거죠. 그리고 마리가 언제까지 기다려주겠다고 한게 아니라 ‘언제까지 기다릴지는 모른다’고 했어요. 그게 며칠 몇 달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황미나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이진욱, 문채원, 김강우, 유인영 등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KBS2 ‘태양의 후예’로 인해 첫 방송 시청률이 3%대에 머무는 등 기대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끝난 후 10%에 근접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인영은 시청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희가 초반에 시청률이 저조할 거라는 걸 다들 예상했었고 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딴따라’나 ‘국수의 신’이 방송되고 비슷하게 시청률이 나왔을 때 ‘떨어지면 안 되는데’라고 걱정했어요. ‘태양의 후예’와는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시작했어요. 끝나고 나면 시청률이 오를 거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죠. 다행히도 조금씩 올라 마지막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어서 기뻤지만 시청률에 큰 의미를 갖지는 않았어요.”
유인영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 이전부터 최근 몇 년 동안 MBC '기황후', tvN '삼총사', SBS '가면', KBS2 '오 마이 비너스' 등 쉬지 않고 연기를 해왔다. 성격상 오래 쉬지도 않는다며 일중독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작을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기회를 얻고 싶어서라고 털어놨다.
“신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열심히 일을 했었고 캐스팅됐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어요. 지금은 내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어야지만 운도 따라주고 잡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거라는 생각에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쉰다고 기회가 오는 건 아니니까요. 저보다 훨씬 예쁘고 연기 잘 하는 친구도 많고 해서 잊혀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기회가 있을 때 몸이 힘들더라도 꾸준히 저를 보여드리고 싶고 그만큼 작품을 하다보면 저한테 얻어지는 것도 많이 있더라고요.”
그런 유인영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으로 얻은 것에 대해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도 시청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윤마리 캐릭터는 후반으로 갈수록 어쩔 수 없이 차가워졌지만 초반에는 차지원과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과 귀엽고 해맑은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런 모습은 유인영에게서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겨줬다.
“시청자분들이 저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서 다른걸 보여줬을 때 너무 부담스러워 하시지 않는다는 거예요. 유인영이라고 나쁜 역할만 어울리는 건 아니구나라고 조금은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생겨서 좋았어요. 그리고 또 다음 번에 다른 캐릭터를 했을 때 부담스러워 하시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사실 개인적인 욕심으로 더 잘하고 싶어서 많이 속상했어요. 그동안 해온 것과 다른 캐릭터가 들어온 일도 흔하지 않고 비슷한 것들만 들어오니까 기회가 주어졌는데 잘하고 싶었죠. 그래서 한 번에 기존의 모습을 다 버리고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컸어요. 그래도 내가 이 작품을 끝내고 생각해봤을 때 시청자분들게 가깝게 다가간 거에 의미를 두고 그거에 대해 칭찬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