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조진웅, ‘악마의 얼굴’ 눈썹과 혀의 비밀 [영화뷰티 STORY]
입력 2016. 06.13. 10:51:06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는 파격적인 영상미와 함께 조진웅의 노인 분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아가씨’는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의 거레를 제안받은 하녀 숙희(김태리)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조진웅은 변태적인 성향을 지닌 악랄한 친일파로 묘사되어 살아있는 악마를 보는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데에는 무엇보다도 분장의 힘이 컸다.


조진웅의 노인 분장은 기존 영화에서 보여준 프로스테틱스(Prosthetics) 기법이 아닌 페인팅(Painting)기법과 스티플(Stipple) 기법을 활용했다. 즉 피부를 표현하는 재료를 얼굴에 부착한 후 노인의 깊은 주름과 검버섯 그늘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닌 직접 피부에 그리는 것으로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것.

송종희 분장감독은 “일반 노인들과 다르지 않게 조진웅의 젊은 시절의 느낌을 살렸다. 얼굴 위에 주름을 그려서 표현하는 ‘스티플 에이징 메이크업’을 통해서다. 그의 얼굴에 시간에 따른 변화가 아닌 시간의 흐름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짙고 긴 눈썹을 통해 후견인의 외골수적이고 편집광적인 성격을 드러내고자 했다. 송 감독은 “조진웅의 기다란 눈썹은 변태적인 성향을 상징한다. 박찬욱 감독이 일본에서 그런 분을 많이 봤다고 하셨다. 나 역시 노인 분장이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와 잘 맞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 변태 성향을 가진 노인이 살아오는 동안 스스로를 조여 온 사람처럼 보이도록 헤어, 눈썹, 수염 등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아가씨’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은 단연 조진웅이 혀에 먹을 찍어 바르는 장면이다. 그는 음서를 쓰기 위해 검은 붓을 입안에 가져다 대는 행위로 괴기스러운 욕망을 드러냈다. 여기에 인물을 응시하는 섬뜩한 시선까지 더해 마치 한 마리의 뱀처럼 소름을 유발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송 감독은 “악마적인 느낌을 주는 먹신에서 혀에 칠하는 먹은 애초에 시나리오에 원작에 있던 부분이다. 인체에 무해한 식용색소를 사용해서 먹물처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 숨 쉬는 조진웅의 분장은 리얼하고 생생한 캐릭터에 힘을 더하며 몰입도를 배가한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가씨’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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