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일’한 아역 3인방+신예 김태리의 발견 [상반기결산②]
- 입력 2016. 06.15. 10:59:5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올해 영화계에선 유독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곡성(哭聲)’의 김환희(14), ‘아가씨’의 조은형(12),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김하나(7)등이 그 주역이다. 이들은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아가씨’에선 아역 뿐 아니라 김태리라는 신인배우를 배출했다.
◆ ‘아역’ 보단 ‘배우’라 불러다오-두드러진 아역의 활약
단연 화제가 된 건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서 발군의 연기 실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은 김환희. 영화가 화제를 낳은 만큼이나 김환희의 연기력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환희는 SBS 드라마 '불한당'으로 데뷔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아역 배우는 괜찮으냐’는 ‘걱정세례’를 받을 정도로 ‘신들린’ 연기를 했다. 충격적인 연기와 스토리에서 비롯된 관객의 우려였으나 오히려 배우 자신은 인터뷰를 통해 ‘괜찮다’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 관객을 안심시켰다. 물론 비경쟁부분에 초대된 칸 영화제에서도 김환희의 연기는 극찬을 받았다.
지난 달 개봉한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에서 말순을 연기한 김하나(7)는 생애 첫 작품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린 나이인 만큼 작은 체구를 지닌 김하나는 다부진 표정으로 주연배우인 이제훈과 마주하며 당당하게 연기를 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헝클어진 단발머리, 끌어올린 배바지, 콧물 묻은 얼굴을 한 이 작은 배우가 또랑또랑한 눈으로 어디서 주워들은 어른들의 말투를 흉내 내는 장면은 압권이다.
김하나는 악역인 이제훈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당차고 야무진 모습으로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말순이가 없었다면 이 영화에선 웃음코드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 전반적으로 지루하고 무거워 질 가능성이 높은 설정 속에서 한줄기 빛 같은 존재인 김하나는 아역의 역할이 이토록 커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큰 역할을 했다.
‘아가씨’에서 어린 히데코를 연기한 조은형(12)은 많은 이들이 일본인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이국적인 마스크를 지녔다. 신비로운 외모에다 연기력 까지 갖춰 조명을 받았다.
야무지게 일본어 대사로 연기를 해내는 조은형의 모습은 관객의 눈에 영락없는 연기파 일본인 아역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알고 보면 조은형은 ‘굿닥터’ ‘호텔킹’ ‘신의 선물’ ‘유나의 거리’ 등의 드라마와 각종 광고에서 활약한 바 있는 아역 배우다.
조은형 역시 관객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영화 자체가 파격적인 스토리를 다루는 만큼, 아역인 조은형이 음란한 내용의 서적을 넘기는 신이나 조진웅이 그녀의 얼굴을 짓누르며 마구 휘젓는 과격한 신이 존재한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음란한 서적을 아역이 보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해 촬영했으며 얼굴이 눌리는 장면은 아역이 스스로 얼굴을 휘저어 조진웅의 손이 아역의 얼굴을 따라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김태리, 독보적 신인-등장부터 영화개봉까지 순항
신예 김태리의 등장은 화려했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거장 박찬욱 감독 영화의 주인공이 된 그녀는 독립·단편 영화를 찍은 경력이 있지만 장편 영화 도전은 처음이다.
‘아가씨’가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받으면서 김태리는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동성애 코드를 다룬 영화에서 노출도 불사하고 파격적인 데뷔를 한 그녀는 신선한 마스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에선 숙희 역을 맡아 발랄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모습을 보여 대중에게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또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김민희와 함께 영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만큼 부족함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화려한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그녀는 영화의 성공과 함께 배우로서도 관객에게 연기력에 합격점을 받으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신선한 배우로, 김태리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스틸컷]